♡피나얀™♡【여행】

합리적 쇼핑·풍요로운 식탁이 여자를 유혹한다

피나얀 2006. 6. 14. 21:24

출처-[레이디경향 2006-06-14 11:18]

 

그 곳. 남성성 강한 하드코어적 도시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맥캐란 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는 순간 라스베이거스에 대한 편견은 건조한 바람에 묻혀 공중분해되고 만다. 제 값의 10분의 1 가격에 굽 높은 나인 웨스트 구두를 사 신고, 와인타워가 혀끝을 자극하는 오리올에서 송로버섯에 푸아그라를 곁들인 우아한 저녁 식사, 늦은 밤 벨라지오 호텔의 ‘오 시어터’에서 신비로운 공연까지 만나고 나면 이곳이 바로 지상 낙원.

 

여자를 행복한 환상에 빠져들게 하는 곳, 라스베이거스에서의 행복한 일탈.

 

잠자는 곳? NO! 호텔, 그 이상의 호텔

 

모하비 사막 위에 물과 돈, 꿈으로 빚어진 도시, 라스베이거스. 첫 발걸음은 누구나 스트립에서 시작하게 된다. 스트립은 무려 15킬로미터에 걸쳐 라스베이거스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대로. 호텔과 카지노, 공연장, 컨벤션센터, 그리고 대형 쇼핑몰까지, 없는 게 없다.

 

스트립에 즐비한 호텔들은 라스베이거스 내 또 하나의 작은 도시. 뉴욕, 파리, 베네치아 등 세계의 유명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테마 호텔들은 라스베이거스를 특징 짓는 또 하나의 자랑이다.

 

거대한 스핑크스가 관광객을 맞는 피라미드 모양의 룩소르 호텔부터 맨해튼의 스카이라인과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옐로캡 롤러코스터’가 인상적인 뉴욕뉴욕 호텔, 이탈리아풍의 우아한 벨라지오와 곤돌라가 운하 사이를 지나는 베네시아 호텔, 프랑스 스타일로 연출한 파리스 호텔은 심지어 호텔 앞 버스 정류장마저 프렌치 스타일로 꾸며놨다. 스트립만 제대로 둘러봐도 세계 일주는 끝마친 셈. 간간이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만이 이곳이 네바다 사막 한가운데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줄 뿐이다.

 

각각의 테마 호텔은 다양한 무료 볼거리로 여행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 쇼, 미라지 호텔의 화산 쇼, 트레저 아일랜드의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Siren’s of TI’ 등은 돈 주고도 못 만날 이색 경험들. 특히 장엄한 클래식 음악에 맞춰 물줄기들이 춤을 추는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 쇼는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연인들 사이에서 필수 데이트 코스로 통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로맨틱한 프러포즈는 그 상상만으로도 여자를 들뜨게 한다.

 

스트립 북쪽 끝자락에는 아찔한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스트라토스피어 호텔 앞에 세워진 1,149피트 높이의 타워는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 타워 꼭대기에서 즐기는 ‘빅샷’과 ‘하이롤러’는 이곳이 아니면 절대 맛볼 수 없는 지상 최대의 스릴을 제공한다. 혹자는 스트라토스피어타워 꼭대기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재미에 정작 도박에는 손도 못 대봤다면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는 13만 개 이상의 객실을 보유한 초대형 관광 도시. 특히 스트립에 자리한 테마형 리조트 호텔의 경우 한 호텔당 객실 수가 3천~4천 개에 달할 정도니 굳이 가보지 않더라도 그 규모를 쉽게 짐작하고도 남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메이드 인 USA’는 찾기 어렵다. 이곳에는 ‘메이드 인 라스베이거스’만이 있을 뿐이다. 화려하고, 엄청나고, 새로운 것. 라스베이거스표의 특징이다.

 

합리적인 쇼핑, 맛있는 식탁을 꿈꾸는가? 라스베이거스로 오라!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재미 중 하나로는 쇼핑을 빼놓을 수 없다. 쇼핑은 여자들이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가장 큰 이유. 남자들이 희박한 확률 게임에 매진하며 돈을 올인하는 동안, 여자들은 쇼핑에 올인하며 두 손 가득 노획물을 챙겨가기 일쑤다.

 

라스베이거스에는 알라딘 호텔의 데저트 패시지, 베네시안 호텔의 그랜드 캐널 숍, 시저스 호텔의 포럼 숍, 패션쇼 몰까지 네 개의 쇼핑몰에 무려 5백10여 개의 상점이 밀집해 있다. 그중 라스베이거스 쇼핑 1번지로 통하는 곳은 단연코 시저스 팰리스 호텔의 포럼 숍. 1백60개의 부티크가 자리한 초대형 쇼핑몰로 상점 하나하나를 둘러보다 보면 마치 뉴욕 5번가를 걸어다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합리적 쇼핑을 추구하는 쇼퍼라면 신상품에 연연해하기보단 망설임 없이 아울렛으로 직행할 것을 권한다. 정상가에서 최소 30퍼센트, 최고 80퍼센트까지 할인된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대표적인 아울렛몰로는 패션 아울렛, 벨즈 팩토리 아울렛, 프리미엄 아울렛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패션 아울렛은 스트립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쇼핑 목록에 리스트를 늘려가는 것도 좋지만, 무릇 여행은 입이 즐거워야 노는 재미가 더한 법. 라스베이거스는 1년 3백65일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여행객을 맞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네바다의 불모지에서 만나는 맛깔스런 식탁은 젖과 꿀보다 더 달콤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곳은 만델레이 베이 호텔 내에 있는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와인 레스토랑 오리올. 입구에 들어서면 4층짜리 건물 높이의 와인타워가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이곳에 보관된 와인은 총 6만 병. 5천여 종의 와인 리스트를 종이 메뉴로 일일이 확인하는 일은 고객이나 소믈리에 모두에게 고문과도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곳에선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웨이터가 건네는 ‘e-와인북’이 그와 같은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주기 때문. 와이어리스 단말기에 자극을 주는 것만으로 생산지별, 빈티지별, 가격대별로 와인 리스트가 정렬되고, 단말기를 통해 셰프나 소믈리에에게 특별 주문을 넣을 수도 있다. 원하는 와인을 주문하면 일명 ‘와인 천사’로 불리는 단단한 근육질의 미녀가 가는 와이어에 의존해 타워로 올라가 와인을 꺼내주는데, 맛깔스런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시저스 팰리스 호텔 내의 초대형 공연장인 콜로시움 맞은편에 자리한 브래들리 오젠 역시 여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레스토랑. 캐비어, 푸아그라, 베니슨(사슴 고기) 등 브래들리 오젠의 대표 요리들은 눈과 입을 동시에 자극하며, 보석같은 식탁으로 여자를 만족시킨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곁들이고자 한다면 독일식 호프 레스토랑 ‘호프브로이하우스’로 발길을 돌려보자. 독일 뮌헨 맥주의 명가 ‘호프브로이하우스’가 라스베이거스로 옮겨진 건 지난 2004년. 라스베이거스의 스트립에는 에펠탑, 뉴욕뉴욕, 피라미드 같은 복제품들이 넘쳐나지만 이보다 더 치밀하고 정성이 들어간 복제품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식초에 절인 돼지고기와 소시지, 프레첼 하나까지 모든 음식은 마지막 조리 단계만을 남겨둔 채 독일에서 직송해온다. 쫄깃한 프랑크푸르트 소시지와 돼지고기 커틀릿인 슈니첼, 그리고 달콤한 애플파이를 먹지 않고서는 호프브로이하우스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 독일에서 날아온 밴드가 저녁마다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면 옥토버페스트 부럽지 않은 축제가 밤마다 이어진다.

 

사막 위의 도시에는 논도, 밭도, 농장도 없다. 그런 도시에 맛깔스런 음식이 넘쳐난다는 건 사막에서 신기루를 만나는 것보다 더한 감동으로 기억된다.

 

쇼! 쇼! 쇼! 라스베이거스가 더욱 사랑스러운 이유

 

‘서부의 브로드웨이’라는 찬사는 괜한 말이 아니었다. 라스베이거스의 스트립은 매일 밤 공연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스트립에 즐비한 호텔 수만큼이나 공연의 수도 방대하다. 이 중에는 10년 가까이 장기공연을 펼치고 있는 쇼들도 있다. 인기 있는 공연일 경우 몇 주 전 예약은 필수. 벨라지오 호텔의 ‘오(O)’쇼의 경우에는 석달 전부터 예약을 서둘러도 공연을 다 볼 수 있을까 말까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토록 사람들은 라스베이거스의 쇼에 열광하는가.

 

눈으로 직접 확인한 후에는 절로 기립 박수가 쳐졌다. 공연은 한마디로 최고였다. 그 무대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은 도무지 웬만한 머리로는 따라가기가 어렵다. 금방이라도 객석으로 쏟아질 것처럼 가득 차 있던 물이 한순간에 사라지며 바닥에선 불기둥이 치솟는다. 그런가 하면 언제 어디서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물들이 빠르게 무대를 뒤덮으며 호수를 이루기도 한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 따위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다.

 

상상을 뛰어넘는 공중곡예 공연으로 이름난 서크 드 솔레일의 새로운 야심작 ‘카(KA)’도 라스베이거스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2004년 11월 MGM 그랜드 호텔에서 처음 선보여진 ‘카’는 쌍둥이 형제의 용맹스러운 영웅담을 그린 무언어극. ‘오’가 서정미를 띤 작품이라면, ‘카’는 역동미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한 편의 SF 영화가 따로 없다. 그 규모에 놀라 한 번 벌어진 입은 공연 관람 내내 좀처럼 다물어질 줄을 몰랐다.

 

두 작품 모두 티켓 가격은 미화 150달러 정도. 공연 관람 비용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공연을 관람하고 나면 전혀 아깝지 않을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두 편의 쇼를 관람하고 난 뒤 다시 쓰게 된 라스베이거스에 대한 총평. ‘라스베이거스에서 쇼를 만나기 전에는 감히 라스베이거스에 대해 논하지 말라’.

 

라스베이거스는 완벽한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낮과 뜨겁게 달아오르는 밤 풍경이 그러하고, 겉보기엔 남자들을 위한 도시인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여자들을 위한 공간인 점 또한 그렇다. 낮이지만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시간은 바뀌어 밤이 되기도 하고, 분명 건물 안으로 들어섰음에도 해가 비친다. 때론 비도 뿌려진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거부하는 공간, 늘 휴일 같은 느낌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그곳에선 행복한 일탈이 기다리고 있다.

 

Tip 이 모든 게 공짜?

라스베이거스에서 즐기는 매력 만점 무료 공연

 

벨라지오 온실&식물원

 

벨라지오 호텔의 고급스러운 로비에 자리한 온실과 식물원에는 보기만 해도 여자를 행복하게 하는 각양각색의 식물과 꽃이 눈을 즐겁게 한다. 24시간 열려 있는 공간으로 입장료는 무료.

 

미라지 호텔 화산 쇼

 

미라지 호텔 앞에선 매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한 시간마다 화산이 폭발한다. 자욱한 연기에 거칠게 솟아오르는 불기둥, 그리고 100피트 높이로 치솟는 물기둥이 화끈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백호랑이 서식지

 

지그프리드 앤 로이 공연에 출연한 로열 백호랑이를 만날 수 있다. 개장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 백호랑이 서식지는 미라지 호텔 내에 있다.

 

벨라지오 분수 쇼

 

수천개 이상의 분수가 파바로티와 시나트라의 주옥같은 음악소리에 맞춰 춤을 춘다. 주말에는 낮 12시, 평일에는 오후 3시부터 쇼가 시작되며, 오후 8시까지 30분마다, 이후 자정까지는 15분마다 분수 쇼가 이어진다. 만약 연인끼리 찾는다면 함께하는 사랑이 두 배가 될 듯.

 

서커스 액트

 

서커스 서커스 호텔의 카지노 앤 테마 파크에선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라이브 서커스 액트 공연을 3백65일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은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계속된다.

 

전구 쇼

 

라스베이거스 북부의 다운타운 중심가인 프리몬트 스트리트에선 매일 밤 전구 쇼가 펼쳐진다. 길을 따라 길게 이어진 천장에서 휘황찬란한 조명 쇼가 신나는 음악을 배경으로 펼쳐질 때면 사람들은 시선을 떼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