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르페르 2006-06-15 10:30]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당장이라도 솟아오를 것만 같은 시뻘건 불덩이. |
하와이에서 색다른 체험을 원한다면 가장 큰 섬인 빅아일랜드로 가보자. 열대의 섬 하와이의
푸른 바다를 감상하고 안락한 휴식을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상하(常夏)의 섬에서 체험하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한 수많은 경험과 감동이 기다린다.
뭉글뭉글 끓어오르는 용암대지가 눈앞에 펼쳐지고, 크고 작은 분화구들이 흰 연기를 연방 뿜어낸다. 햇살을 머금은 분화구는 더욱 붉게 빛나 마치 우주여행 중 한 행성을 보는 듯하다.
몸을 녹여 버릴 듯한 용암
힐로(Hilo)에서 볼케이노 로드를 따라 30분 가량 오르면 '화산국립공원(Volcanoes National Park)' 매표소를 만난다. 입장료(인원에 관계 없이 차량 1대당 10달러)를 지불하고,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화산에 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킬라우에아 방문자 센터를 만나게 된다.
방문자 센터 맞은편의 볼케이노 하우스 호텔 뒤로 난 전망대에서 움푹 패인 분화구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름 4㎞의 킬라우에아 분화구 속에는 또 하나의 분화구가 있고, 킬라우에아 분화구 옆에는 작다는 뜻의 이키(Iki) 분화구가 나란히 있다.
장대한 스케일의 화산 분화구 모습은 마치 천지창조 직후의 세상을 보는 듯 엄청나고 놀랍다. 길을 따라 화산 투어에 나서면 사방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솟아오르고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른다. 곧 폭발할 것만 같은 긴장감 때문인지 선뜻 다가가기 힘들다. 여기 저기서 '쉭, 쉭'소리를 내며 뜨거운 연기가 하늘로 솟구친다. 땅의 뜨거운 박동으로 인해 발바닥이 뜨거워진다.
분화구로부터 흘러나온 용암이 파란 바다와 만나 흰 연기를 뿜어낸다. |
화산지대지만 이렇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은 하와이 화산이 필리핀이나 알래스카와 같이 일직선으로 대폭발하는 화산이 아니라 조용히 흘러내리는 슬라이드형 화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로 인해 흘러나온 용암이 굳어지고 누적되어 새로운 땅이 생성된다.
가뜩이나 큰 빅아일랜드를 계속 더 크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화산은 화산인지라 가끔 펠레 여신이 화가 나면 용암 불기둥을 뿜어 올리기도 한다. 1983년에도 폭발을 일으킨 적이 있고, 170년 동안 용암이 30번 분출되었다. 사람들이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경하느라 모여드는 좀 기이한 곳이다.
화산국립공원을 빠져나오다 보면 빙산의 일각만 본 느낌이 들고, 시뻘건 용암이 산등성이를 타고 금방이라도 흘러나올 것 같아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사람을 붙잡는 그 무언가의 무서운 마력을 감지하면서도 '시간'이라는 덫을 핑계 삼아 그 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튿날 분화구의 마력에 이끌려 화산의 진면목을 한눈에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 코나헬기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5분 정도 빅아일랜드를 설명하는 비디오를 시청하고 안전수칙을 들은 후 헬기를 탔다.
5명의 관광객을 태운 헬기는 파니올로스(Paniolos)라고 불리는 광대한 목장지대와 미국에서 가장 큰 파커 목장(Parker Ranch), 웅장한 와이메아 계곡, 숨이 멎을 듯한 절벽을 지닌 나팔리 해안, 태평양을 끼고 있는 코나 골드코스트를 따라 드문드문 나타나는 고급 리조트 단지, 수직 폭포 아카카 폭포와 원시림 위를 지나갔다. 때론 한참 아래에 구름이 흘러가고, 멀리 바다가 보일 때면 하늘에 완전히 붕 뜬 것 같은 기분에 어지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상상했던 대로 하늘에서 내려다본 화산국립공원은 압권이었다. 발 아래로 자연의 경이가 눈앞에 펼쳐졌다. 뭉글뭉글 끓어오르는 용암대지가 보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커다란 연기기둥이 피어오르는 분화구다.
어떤 화구는 저 밑으로 시뻘건 불덩이가 보이는 것이 당장이라도 솟아오를 것만 같다. 분화구의 모습은 달 표면과 흡사하다. 마치 지구 아닌 다른 혹성을 여행하는 착각을 일으키고, 저 멀리 시선을 돌리면 지평선 끝으로 파란 바다가 반짝인다.
흰 연기를 뿜어내는 분화구는 마치 우주여행 중의 한 행성을 보는 듯하다. |
해안으로 다가가니 분화구에서 가느다란 붉은 불줄기가 검은 용암대지 한가운데를 가로지른다. 바다를 향해 줄기차게 달려가던 용암의 불줄기는 한 순간 솟구치는 힘에 겨워 시뻘건 용암을 거칠게 바다 위로 쏟아내고, 파란 바다는 흰 연기를 뿜어낸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분화구와 푸른 바다, 드넓은 용암대지는 평생 잊지 못할 대자연의 파노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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