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파이낸셜뉴스 2006-06-28 17:33]
전국의 해수욕장들이 이번주부터 속속 개장에 들어갔다. ‘바다∼’ 상상만해도 머릿속까지 상쾌해짐을 느낄 수 있지만 바캉스 보낼 곳을 고르는 일은 매년 겪는 골치 아픈 일이다. 전망 좋은 곳으로 숙박지 예약을 먼저 하기 위해서 온 가족이 몇 시간씩 바캉스 계획을 짜보지만 결국 서로 다른 의견만 확인하게 된다. 그동안 자주 갔던 동해로 떠나자니 물 반, 사람 반인 해변가에서 고생만 했던 기억이 머리속에서 떠오른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원하는 대로 해외로 나가서 온 가족에게 색다른 체험을 갖도록 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통장 잔고부터 먼저 확인해봐야 한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 해변에서의 역사 체험. 바다에서 물장구 치고 주변의 관광지에서 학습 체험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자녀들의 동의를 얻었다면 올 여름 휴가는 역사책 한 권 들고 이순신·장보고·삼별초의 기개가 느껴지는 저 멀리 남쪽 바다로 떠나보자.
■‘불멸의 이순신’과 ‘해신’을 느끼는 해변
경남 남해에 있는 상주와 송정 해수욕장(055-863-3573, 055-867-3414)에서는 푸른 한려수도의 낙조와 함께 그 바다를 지켰던 이순신 장군의 기개를 느껴볼 수 있다. 한려수도의 중심인 남해의 사천 앞바다는 충무공이 처음으로 거북선을 앞세워 왜군을 수장시킨 곳이기도 하다. 남해 해수욕장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면 400여년 전 그 바다를 거북선과 함께 순시했던 충무공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파도 소리로 다가온다.
남해 해수욕장 인근에는 태조 이성계가 산 속에 들어가 기도를 하고 조선을 건국키로 결단내린 곳으로 유명한 금산이 자리 잡고 있다. 금산 정상에는 천년 고찰인 보리암이 위용을 드러낸다. 이곳에서 해질녘에 바라 본 한려수도는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붉게 물들어 물결치는 한려수도의 낙조는 그 어떤 석양과도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전남 부안의 변산반도 국립공원 내에 있는 위도 논금해수욕장(063-582-7808)·격포해수욕장(063-582-7808) 인근에는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이 그대로 남아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격포항 앞바다에 두둥실 떠있는 거북선과 판옥선 등을 바라보고 있으면 충무공의 군사들이 금방이라도 선체에서 뛰어 나올 듯 하다. 또 격포해수욕장 주변을 둘러 싼 바위 절벽은 옛 시인 이태백이 강에 비친 달을 보고 손을 내밀었다가 빠져 목숨을 잃었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비슷하다고 해서 유명하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나온 노량해전 장면을 촬영한 장소이기도 한 상록해수욕장(063-580-4224)은 아직 일반인에게 덜 알려진 깨끗한 수질의 해수욕장이다.
전남 완도읍의 수많은 해수욕장에서는 다도해 국립공원의 아름다움과 함께 신라시대의 장보고, 조선시대의 이순신 장군, 윤선도 등 걸출한 역사적 인물의 유적 탐구를 함께 즐길 수 있다. 국가 사적지인 완도 청해진 유적지 인근에는 신지도·예송리·금일·중리 해수욕장 등 경관이 뛰어난 해변들이 즐비하다.(완도군 문화관광과 061-550-5224)
이외에 고려청자 등 2만 여점의 유물을 실은 국내 최초 보물선이 인양된 전남 신안군 바다에는 비금도 원평 및 하누넘 해수욕장(033-572-3011, 061-275-5231)이 자리잡고 있어서 해변에 누워서 보물선의 꿈을 그려볼 수 있다.
■제주 속 남태평양에 빠져봐
혹시 국내 역사체험보다 괌, 팔라우, 하와이 같은 해외로 나가자고 졸라대는 자녀들의 등쌀에 못 견디는 부모라면 제주의 아름다운 해변을 자녀와 함께 찾아 볼 것을 권한다. 고려 삼별초 항쟁시 돌로 쌓은 유적들이 간간히 남아 있는 제주의 해변은 남태평양의 어느 해수욕장 못지않은 맑고 투명한 바닷물과 백사장을 갖추고 있다.
남제주 하얏트 호텔과 중문 골프장 사이의 작은 초승달 모양의 조근모살 해변은 마치 남태평양의 어느 섬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병풍 같은 주상절리가 감싸고 있는 이 해변은 왕바다거북이 알을 낳고 간다고 해서 더 유명하다.
또 은빛 모래가 길게 펼쳐지는 제주 북제주군 협재 해수욕장(064-796-3001)은 끝없는 수평선으로 인해 하늘과 바다의 푸름이 겹쳐져 파라다이스를 연출한다. 이곳 해수욕장은 풍광이 너무 아름다운 덕분에 각종 TV드라마와 CF 촬영이 1년 내내 줄을 잇는다. 협재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에선 제주 조랑말을 타고서 해변을 달려 볼 수 있다. 또 협재 인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용암동굴인 만장굴이 있어서 해외에서 느끼지 못하는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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