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스포츠조선 2006-06-28 16:19]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
수련꽃을 수놓은 저수지 |
흔히들 충남 태안 하면 '도 휴양림', '꽃지 낙조', '꽃게' 등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여름의 초입 태안에는 이들 말고도 진귀한 광경들이 펼쳐진다. 광활한 저수지를 꽃밭처럼 수놓는 수련이며, 사막 같은 해변 초지에는 진분홍 해당화가 곱게 피어난다.
6월의 하순, 서해의 낭만이 물씬 배어나는 태안 도에는 꽃구경 이상의 여정들이 펼쳐진다. 울울 창창 솔숲이며 고운 모랫길, 그리고 갑오징어, 꽃게, 박속낙지국 등 제철 미식거리가 홀가분한 일상탈출에 '뭘 먹을까?' 행복한 고민거리를 안겨 준다.
수만평 자생 수련밭 황홀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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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언저수지 '수련'
이즈음 우리 산하에서 감상할 수 있는 귀한 꽃으로는 수련을 꼽을 수 있다. 수련의 기품 있고도 수려한 자태를 감상하기에는 도의 승언저수지가 최고다. 초여름이면 수만 평에 이르는 수면이 수련으로 뒤덮인다. 가장 흔한 흰 꽃부터 보기 드문 연분홍, 진분홍 등 다양한 빛깔의 수련꽃이 저마다 영역을 형성하며 무리지어 피어난다.
승언저수지를 처음 대하는 순간 '이 땅에도 이런 곳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자생 수련 밭이 황홀경을 자아낸다. 승언1저수지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수련 못으로, 일부 식물원 등에 심어놓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와 자연미를 지녔다.
특히 저수지 주변 좁다란 길을 따라 고운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데, 수반처럼 떠있는 연잎 위로 봉긋이 내민 꽃봉오리며, 초여름 햇살에 활짝 피어오른 꽃송이가 가히 압권이다.
승언저수지의 수련 꽃이 한꺼번에 핀 광경을 보려거든 6월 중순~7월경, 그것도 오전 10시~오후 5시 사이에 찾는 게 좋다.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만 피고 햇살이 약해지면 꽃잎을 닫아버리기 때문이다. 흔히들 수련을 '물위에서 자라는 연꽃(水蓮)' 쯤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본래 '잠자는 연(睡蓮)'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오후 2~3시를 가리키는 미시(未時)에 핀다 해서 '미초'라고도 하며, 한낮에 핀다 해서 '자오련'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승언저수지에는 수련과 다양한 수초들이 자라 물닭, 쇠물닭, 논병아리 등 물새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수련 밭에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면 저수지의 터줏대감 물닭 가족이 줄지어 천렵에 나선다.
승언저수지는 근동 최고의 손맛 포인트로도 꼽힌다. 붕어, 잉어, 장어 등 살 오른 민물어족이 태공들을 설레게 한다.
승언저수지가 더 매력 있는 것은 호젓함이다. 고개를 들면 광활한 수면위로 펼쳐지는 수초와 수련 군락, 아름드리 솔숲과 숲길, 그리고 하늘에 걸린 구름뿐이다.
지동차로 10여분이면 자연 휴양림도 나서, 굳이 바다가 아니어도 솔숲과 수련 못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근사한 도 기행을 꾸릴 수 있다.
가사처럼 제각기 '피고 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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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 '해당화'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 온 총각 선생님/ 열아홉 살 섬 색시가 순정을 바쳐…'
가수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라는 노래로 인해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인 해당화. 그러나 이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귀한 꽃이다. 당뇨와 신경통에 곧잘 듣는다는 소문이 한 번 돌고난 후로 해당화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하지만 근자에 들어 태안 신두리나 인천 승봉도, 양양 하조대 인근 바닷가에서는 고운 자태를 접할 수 있다.
꽃의 지름이 평균 5cm를 넘는 해당화는 바닷가 모래땅에서 잘 자라며 꽃잎은 분홍색, 진분홍색이 주를 이루고 때론 흰색도 있다. 장미과 식물답게 줄기에는 가시가 많아 쉽게 꽃을 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꽃잎이 여려 살짝만 건드려도 꽃잎이 우수수 떨어져 버리고 만다.
천연기념물 제431호인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해안사구에는 6월 중순이면 해당화가 활짝 피어오른다. 하지만 해당화는 벌개미취나 국화처럼 밀생을 하지 않는데다 노랫말처럼 같은 시기 한 그루의 나무에서도 '피고 지는' 관계로 불붙듯 장관을 연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주변의 신록과 풀 섶에서 발견되는 한두 송이 붉은 빛깔이 더욱 돋보인다.
신두리 사구(砂丘)는 말 그대로 바닷가의 모래언덕으로 1만5000년 동안 바람이 빚은 해안사구이다. 이곳의 모래는 바람에 실려와 쌓였다가 또 바람이 불면 금세 다른 모양으로 변신하는 신비의 땅으로 이즈음은 몽골의 초원지대를 연상케 한다.
태안 여행메모 |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29번 국도)~갈산 삼거리(662번 지방도)~서부(40번 지방도)~서산간척지 방조제~원청 삼거리(77번 국도)~읍~승언1저수지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32번 국도~태안읍~603번 지방도로 학암포 방면 직진, 반계삼거리에서 좌회전~닷개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직진, 신두해수욕장.
▶먹을거리
요즘 태안은 꽃게 풍어를 맞고 있다. 백사장 포구 등지에 가면 싱싱한 꽃게찜 등을 맛볼 수 있다. 우럭도 제철이고, 도톰 쫄깃한 갑오징어도 별미다.
또 태안반도 북쪽에 위치한 이원면 포지리의 이원식당은 박속밀국낙지탕< 사진>으로 유명한 음식점이다. 박속밀국낙지탕은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에 밀과 보리를 갈아 칼국수와 수제비를 뜨고, 낙지 몇 마리를 넣어 먹었던 밀국낙지탕을 상품화 한 것으로 박속의 깔끔한 맛과 낙지의 구수함이 일품이다.
신두리 입구 금산횟집(041-675-4431)에서도 싱싱 쫄깃한 태안 뻘낙지와 시원한 박속, 매콤한 청양고추가 어우러진 탕맛의 진수를 볼 수 있다. 1만5000원(1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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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들를만한 곳
◇안면도 자연 휴양림=대교를 건너면 길목에 소나무 군락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곳 소나무는 붉은 색을 띠는 홍송이다. 자연휴양림은 500년 넘도록 잘 관리해온 거대한 소나무 군락지로 고려시대 때부터 이곳의 소나무로 궁궐이나 선박을 지었으며, 경복궁의 자재로도 이곳 소나무를 사용했다.
하늘을 찌를듯 곧게 뻗은 솔숲 산책로를 따라 삼림욕에 나설 때의 청량감이란 비길 데가 없다. 나무나 풀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미생물을 막기 위해서 뿜어내는 방어제가 바로 숲내음이다. 야트막한 산에는 통나무집이 있어 하룻밤 묵기에는 제격이다.
◇꽃지해수욕장=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일몰 감상. 어느 바닷가를 찾아도 다 아름답지만 그중 '할미-할아비 바위'가 있는 꽃지해수욕장을 명소로 꼽을 법하다. 밀물일 때는 두 개의 바위가 물에 잠겨 서로 헤어지지만 썰물일 때는 마치 손을 잡고 있는 듯 두 바위가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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