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쿠키뉴스 2006-07-0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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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던 지난 6월 초, 인천 아름드리 어린이도서관 교사 박지수(30) 씨는 아이스크림을 하루에도 몇개씩 입에 물고 다니는 학생들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스크림은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을까?"
요즘 아이들의 먹거리 문화를 살펴보면 집에서 만든 것을 먹기보다 밖에서 만든 음식을 사먹는 경우가 훨씬 많다. 과연 사먹는 음식들은 ‘먹거리 공포 문화’로부터 안전할까. 과자의 공포 때 받았던 충격을 떠올리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박 씨는 아이스크림을 끓여 보기로 했다. 아이스크림을 빨리 녹여 재료를 분리시켜 보려는 생각이었다.
◇“코를 찌르는 악취…명주실 넣으니 금세 빨갛게 물들어”=우선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중 하나인 A제품을 실험 대상으로 선택했다.
포장지를 살펴보니 백설탕과 액상과당, 딸기잼을 비롯해 카라기난, 혼합제제, 유화제, 합성착향료, 천연색소 등이 재료로 들어가 있었다. 카라기난은 해조 추출물로 일본에서 한때 발암 논란이 있었던 물질이다.
일단 막대를 빼고 아이스크림을 냄비에 끓여보았다. 그러자 이내 부글부글 끓어오르더니 딸기 냄새가 아니라 이상한 향이 나기 시작했다. 살짝 저어보았더니 아이들은 “토할 것같다”며 손사레를 쳤다.
하얀 명주실을 넣어보니 금세 빨갛게 물들었다. 아이들은 “내 몸도 이렇게 빨갛게 되는 것 아니냐”며 깜짝 놀랐다.
향긋한 과일향이 났던 아이스크림은 끓이자마자 이내 악취가 나는 찐득찐득한 잼처럼 변해버렸다.
◇카라기난 발암 성분 논란…“문제는 없다”=국내에서 생산하는 아이스크림에 종종 첨가되는 카라기난은 오래 전부터 일본에서 발암 논란이 일어왔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이를 발암성 물질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안전성에 대해서도 일단 인정받은 상태다. 지난 2001년 JECFA(FAO·WHO 합동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는 빙과류에 들어있는 정도라면 평생 섭취해도 유해하지 않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첨가물팀 관계자는 “일본에서 한때 위험등급으로 분류했지만 이는 개인이 임의로 분류해 책에 저술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며 “국제 기구인 JECFA 평가와는 많은 차이가 있어 공신력있는 연구 결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식용 색소,안전한가=그렇다면 아이스크림을 끓였을 때 났던 악취는 천연색소 때문이었을까. 흰 명주실을 금세 빨갛게 물들일 만큼 강력한데,과연 먹어도 안전할까.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어떤 냉장식품이라도 끓이게 되면 변질된 냄새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현재 면류, 단무지, 고춧가루(실고추), 벌꿀, 장류 등 47가지를 제외하고 모든 식품에 식용 색소의 사용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첨가물로 허용된 식용 색소는 적색2·3호,녹색3호,청색1호,황색 4호 등 9가지.
따라서 아이스크림에 들어간 식용색소(천연색소와 일반색소)는 인체에 무해하며, 과도하게 사용되더라도 법에 어긋나지는 않는다.
◇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브랜드 창업자는 왜 죽었을까=지난 2005년 5월 발간된“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국일미디어·안병수 지음)에는 ‘이상한’아이스크림 회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다양한 맛으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모 아이스크림 회사. 창업자 중 한 사람은 사업을 시작하고 20년 뒤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장마비.당시 54세였던 그는 100kg이 넘는 거구였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다른 창업자도 나쁜 건강 상태로 고생했다. 그는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과 늘 싸워야만 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위험수준을 훨씬 넘긴 상태였고, 악화된 당뇨병으로 실명 위기에까지 처했다.
그들은 창업 후 20년동안 엄청난 양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신제품 개발과 품질관리를 위해 억지로 먹기도 했다.
각종 질병에 시달리던 다른 창업자는 아이스크림을 멀리하고 식단을 바꾸며 가까스로 건강을 회복했다. 그와 그의 가족들은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아이스크림을 절대로 먹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회사의 아이스크림은 이상하게도 전세계로 뻗어나가며 날개돋친듯 팔려나갔다.
◇“아이들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 객관적 자료로는 아이스크림에 일단 ‘무죄’ 판결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박씨는 아직 먹거리에 대해 안심할 수는 없으며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바보같은 실험이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나는 과학을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며 “밖에서 사 먹는 음식에 안심할 수 없는 만큼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 실제로 무엇이 들어가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에게 ‘현재 객관적으로는 아이스크림에 문제가 없고 논란이 분분한 상태’라고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 이후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이들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 부평신문의 ‘박지수 선생의 담벼락 글쓰기’칼럼을 통해 소개된 이번 실험은 최근 ‘과자의 공포’ 논란 이후 우리 사회의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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