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헤럴드 생생뉴스 2006-07-0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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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제주섭지코지
초원위 드라마 올인하우스ㆍ성산 일출봉 한눈에 가득
파랑의 보색은 본디 빨강인데 제주도 해변에 오면 파랑의 대척점은 검정일 것 같다. 제주도의 새파란 바다는 검은 해안 때문에 더 짙푸르고 해변에 종종 늘어선 검은 절벽은 바다 때문에 잘 구운 숯처럼 깊은 색을 낸다. 푸른 바다가 검은 해변가에 부딪혀 ??어지면 하얀 포말이 생채기처럼 드러났다 금새 흐트러진다. 해변가에서 눈을 떼고 시야를 멀리 보내면 빛을 퉁겨올리며 하얗게 점점이 빛나는 푸른 바다가 가득 들어온다.
제주도 바다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섭지코지`다. `섭지`는 협지(좁은 땅)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코지`는 코지곶을 의미하는 제주도 방언이다. 검은 해안선이 비죽 몸을 디밀어 바다 일부를 슬쩍 베어물었다. 해변과 길을 사이에 두고는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다. 대단한 볼거리를 기대하기보다는 조용하게 제주도의 풍광을 조망하며 한가로운 나들이를 원하는 관광객들에게 적합한 관광지다.
섭지코지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붉은 지붕을 얹은 건물이 `올인하우스`다. 섭지코지를 배경으로 드라마 `올인`이 촬영돼 개관한 기념관이다. 올인하우스를 지나 조금만 걸으면 높다란 언덕같은 붉은오름이 보인다.
붉은오름 위에는 하얀 등대가 전체를 굽어보는 듯 서 있다. 섭지코지 일대에서 가장 높은 곳인 붉은오름에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제주도의 푸른 바다와 섭지코지의 풍경이 한눈에 밀물처럼 차오른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선녀바위`다.
목욕하고 있는 선녀를 보고 짝사랑에 빠진 동해 용왕의 아들이 상사병에 걸려 몸져 앓아눕자 점쟁이가 매일밤 선녀들이 내려왔던 자리에서 백일기도를 드리라는 충고를 했다. 용왕의 아들은 99일까지는 잘 기도를 드렸는데 막상 과업을 달성할 100일째 날 거센 풍랑 때문에 아침 무렵에 도착해 사랑하는 선녀를 만날 수 없게 되자 그 자리에서 돌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얽혀있다. 바위는 말이 없는데 사람들은 용하게도 바위에서도 사연을 뜯어낸다.
붉은오름 건너편에는 돌무지 하나가 세워져 있다. 적의 침입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연락하는 `협자연대`다. 오름의 봉우리에 있는 봉수와 달리 연대는 해안 구릉에 있어 위치에 따라 둘을 구분할 수 있다. 협지연대는 제주도에 세워졌던 38개의 연대 중 원형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다.
초원과 해안을 가르는 좁다랗고 평탄한 길은 좋은 산책로다.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도 성인 기준으로 1시간 남짓 소요돼 큰 부담이 없다. 관광객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찾으면 한가롭게 동행들과 대화를 나누며 제주도의 바다와 초원을 감상하기 좋다. 봄이면 유채꽃이 피는 초원을 말들과 수풀과 다른 꽃들이 지키고 있다.
길을 계속 따라걸으면 점점 성산일출봉이 가까워진다. 일출로 유명한 성산일출봉은 섭지코지와 가까워 그 윤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에 따라 성산일출봉의 모습이 선명하게 또는 희미하게 나타난다.
섭지코지 부근에는 들러볼 만한 곳이 여러 군데 있다. 섭지코지에서 바라봤던 성산일출봉, 우도, 제주민속촌 등 다양한 제주도의 볼거리를 묶어 여행하는 게 좋다.
[여행메모]
한화리조트는 2박 3일 일정으로 노년기 부부들이 편안히 제주도를 여행할 수 있는 `Love Forever In Jeju`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낮에는 섭지코지, 비자림, 용두암 등 제주 관광을 하고 저녁에는 PO(Program Organizer)들의 안내로 레크리에이션 등 자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마지막 날에는 신혼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웨딩촬영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1주일에 2회 출발하며 한 회당 20쌍으로 참가인원이 한정된다. 가격은 1인당 40만원대다. 02) 729-3915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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