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르페르 2006-07-13 10:43]
칼데라 호수인 마슈코 |
습원을 천천히 달리는 관광열차 '노롯코' 호를 타고 종점인 도로(塘路) 역에 도착한 뒤 북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마슈코로 향했다. 가는 길은 온화한 산세가 모나게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의 성질과 닮아 있었다.
숲 속에는 태풍의 피해로 뿌리가 꺾인 나무가 처량하게 누워 있다. 인근의 또 다른 호수인 아칸코(阿寒湖)와 갈라지는 분기점을 지나서 오르막길을 가면 곧 마슈코 전망대다.
백두산 천지(天池)와 같은 칼데라 호수인 마슈코는 '신비의 호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안개 뒤로 숨어서 좀체 본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데다 물이 빠지는 강과 흘러드는 강이 없어서 고여 있음에도 최고의 투명도를 유지하는 탓이다.
유황 연기가 무수히 피어오르는 아오잔. 주변에 좋은 온천이 많다. |
운 좋게도 안개가 비켜나서 남색이 감도는 담수가 하얀 구름과 조화를 이뤘다. 흘러간 유행가의 제목에 차용된 적도 있어서인지, 나이가 지긋하신 노인들이 우르르 몰려왔다가 기념사진을 찍고는 돌아가기도 했다. '울고 넘는 박달재'나 '안개 낀 장충단 공원'쯤 되는 듯했다.
호수는 전망대 이상의 접근은 용납하지 않았다. 경사가 워낙 심해서 내려가지 못한다고 했다. 중앙에 볼록 튀어나온 섬에 가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오랫동안 차를 타고 도달했지만 손닿을 수 없는 마슈코는 멋지고 또한 허무했다.
화산의 열기로 익힌 계란은 별미다. |
아직도 화산의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이오잔(硫黃山)에서는 유황의 연기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유황의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는 산에는 폭탄이라도 터질 것처럼 거센 파열음이 요동쳤다. 돌무더기 산은 유황의 세례를 얼마나 오래 받았는지, 노란색과 살구색으로 염색돼 있었다.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수증기와 연기로 후끈한 산에는 계란장수들 천지였다. 자연의 부산물에 어떻게 해서든 무임승차하려는 심산이다. 그래도 갈색으로 익은 계란은 따뜻하고 촉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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