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요놈의 게들 어디 숨었나…

피나얀 2006. 7. 21. 23:19

 

출처-[세계일보 2006-07-21 08:57]

 

 


# 광어 한번 건져 볼까… 우이도

 

목포에서 배로 3시간 정도 달리면 닿는다. 섬 둘레를 감싸는 안개와 한가로이 풀을 뜯는 흑염소가 섬의 첫 인상이다. 배에서 내리면 차곡차곡 맞물린 돌담이 정겹다. 진리 2구 선착장에서 내려 5분쯤 걸으면 박화진(57) 이장댁이 나온다.

 

박 이장은 진리 2구에 거주하는 13가구의 대표이자 관광 가이드다. 그에게 부탁하면 우이도가 지닌 모든 즐거움을 남김없이 누릴 수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장 신나는 일은 어부 체험. 박 이장이 모는 고깃배를 타고 광어, 우럭, 줄돔 등을 직접 건져 올린다.

 

팔팔 뛰는 생선을 얇게 썰어 입 안에 넣으면 바다 냄새가 은은히 퍼진다. 이장 내외가 바닷물로 만든 두부와 함께 먹으면 몸보신이 따로 없다.

 

여름 휴가를 왔으니 해수욕을 빼놓을 수 없다. 이장 댁에서 10분만 걸으면 돈목해수욕장이 나온다. 1.5㎞에 달하는 긴 해변과 높다란 모래언덕이 가슴을 쾌청하게 한다. 모래언덕을 넘어가면 상촌해수욕장이 펼쳐진다.

 

백사장에 발을 디딜 때 혼비백산 도망치는 게들이 웃음짓게 한다. 한적하고 청정한 우이도는 다음달 단 하루 관능적으로 변한다. 8월20일 신안군이 주최하는 세미누드 촬영대회가 이곳에서 열린다.

 

목포에서 직항이 하루 1회 운행한다. 쾌속선을 타고 도초에 간 뒤 우이도행 배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박화진 이장의 민박집은 (061)261-4455.

 

 

◇우이도 어부 체험.

# 거대한 하트 해변…비금도

 

섬 외형이 비상하는 새와 같다고 해서 ‘비금도’란 이름을 얻었다. 최근 드라마 배경이 된 하누넘해수욕장이 이곳의 명소가 됐다. 거인이 깎아놓은 것 같은 거대한 하트 모양 해변이 이름값을 한다. 언덕에서 해변까지 구불구불 휘도는 길이 정취를 더한다.

 

영화 ‘일 포스티노’의 순박한 집배원이 자전거를 굴리며 올라올 것만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올해 유영관 비금면장은 이곳에 자전거 대여시설을 들여놓았다. 자동차보다는 페달을 밟으며 경치를 굽어보는 편이 더 운치 있다는 생각에서다.

 

비금도의 또 다른 명소 원평해수욕장은 해안선 길이 10리(4㎞)에 달한다. 유 면장이 “백사장이 너무 까마득하게 펼쳐져 있어 개발할 엄두조차 나지 않으요”라고 말할 정도로 길다.

 

비금도는 섬이면서도 내륙 분위기가 진하다. 염전을 제외하고는 곳곳이 황토밭이다. 비금도는 시금치를 특화해 연 100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1850가구가 거주하는 큰 섬인 만큼 민박집 14곳, 모텔 4곳, 택시 업체 등이 있다. 목포에서 일반 여행선이 하루 3차례 왕복하며 2시간20분가량 걸린다. 하루 4회 운행하는 쾌속선으로는 50분 만에 당도한다. 비금면 원평 해수욕장에 위치한 오란다 회관에 묵으면 달콤한 해당화 주스를 맛볼 수 있다. (061)275-4620

 

# 남도의 캐리비안 베이…외달도

 

우이도, 비금도가 자연미를 내세운 관광지라면 외달도는 잘 꾸민 휴양지다. 올해 해수풀장, 미끄럼틀, 세련된 텐트촌을 만들고 고풍스런 한옥 민박집을 들였다. 남도의 ‘캐리비안 베이’로 거듭나기 위해 본래 이름보다 ‘사랑의 섬’이란 별칭을 앞세운다.

 

목포에서 배로 45분 거리이므로 가볍게 나들이하기에도 좋다. 차는 필요없다. 섬 구석구석을 돌아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잘 포장된 길은 맨발로 산책하고픈 충동을 일게 한다.

 

 

◇외달도 해수풀장 풍경 사진 왼쪽 과 한옥 민박집

해수풀장 이용은 무료지만, 물 절약을 위해 샤워실은 유료다. 한옥 민박은 일반실(2인)이 5만원, 단체실(10인)이 10만원이다. 목포에서 매일 5회 운항하고, 해수풀장 개장기간(7월15일∼8월20일)엔 아침에 추가 배편이 마련된다.

 

섬 기행을 마치면 목포 시내에서 민어회를 음미해 보자. 요즘 제철이라 값싸게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다. 목포의 명물 세발낙지는 철이 지나 맛보기 어렵다. 대신 목포 시내 별미정(061-243-1977)에서는 쫄깃쫄깃한 낙지회 무침을 사철 내놓는다.

 

# 여행정보

 

서울에서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목포나들목으로 빠져나오는 게 가장 편리하다.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호법분기점에서 호남고속도로로 진입한 뒤 광주로 빠져 1번 도로를 타면 된다. 목포까지 4시간30분에서 5시간 정도 걸린다. 가장 빠른 수단은 용산에서 하루 7회 왕복하는 KTX다. 3시간이면 닿는다. 하루 2회 운행하는 새마을호는 4시간50분가량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