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여름의 절정을 연꽃 향으로 느낀다

피나얀 2006. 7. 25. 22:55

 

출처-[주간조선 2006-07-25 13:11]

 

 



연꽃 군락지 베스트 8선

 

이제는 장맛비도 조금씩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습한 대기와 고온으로 일상이 지쳐가는 요즈음, 화사한 연꽃이 곳곳에서 피어나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연꽃은 한여름 뙤약볕이 머릿속까지 익게 만드는 계절이 되어야만 꽃을 피워낸다. 아름다운 꽃 군락과 은은한 향기가 습한 대기를 정화시켜주지 않는다면 애써 그 더위를 이겨낼 필요는 없으리라. 제대로 꽃 감상을 하려면 시기를 잘 맞춰 떠나는 것이 관건이다.


 

 



* 양평 세미원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이룬, 강물이 넘실거리는 아름다운 마을이 양수리다. 양수리 강변에는 7월 중·하순부터 흐드러지게 연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어린이 키보다 큰 연잎 사이로 하나 둘 홍련이 얼굴이 내비칠 때면 으레 많은 사진가와 관광객이 카메라를 들이민다.

강변에 자생하는 연꽃 이외에도 또 하나 볼거리가 세미원(031-775-1834)이다. 2만9000평의 정원은 강을 사이에 두고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나름대로 볼거리가 많다. 7월 15일부터 20~30명으로 제한해 입장시킬 예정인데, 관람객에게는 일일이 설명해주고, 그림을 그리게 이젤을 빌려주기도 하는 등 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했다.

 

또한 두물머리 쪽에 있는 정원에는 물을 맑게 한다는 선비식물인 석창포 개울에 앉아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 풍류를 즐기던 유상곡수(流觴曲水) 계류지와 겸재 정선의 금강산도 형상의 분재, 조선시대 온실 등을 만날 수 있다. 그저 보고 즐기는 곳이 아닌 머릿속까지 맑게, 개운하게 해주겠다는 ‘우리 문화 가꾸기’의 이훈석 이사의 자연친화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곳이다.

자가운전 서울에서 양평으로 난 6번 국도 이용. 용담대교를 건너서 양수리 팻말을 따라 들어가면 길 왼쪽에 체육공원 주차장이 있다.

별미집과 숙박 양수리는 강변을 사이에 두고 45번 국도와 363번 지방도로로 나뉘는데 양 갈래로 무수한 카페와 맛집이 이어진다. 도시락을 준비해 가서 벤치에 앉아 먹어도 즐거운 소풍이 될 듯하다.

주변 볼거리 두물머리 느티나무, 운길산 수종사, 서울종합촬영소, 다산 유적지, 들꽃 수목원(031-772-1800, www.nemunimo.co.kr) 등등 많다.

 



* 아산 인취사 연꽃 백화점

주변에 빼어난 관광지도 없는 학성산 기슭의 한적한 곳에 인취사(仁翠寺·041-542-6441)라는 절집이 자리잡고 있다. 여름철 연꽃으로 소문나기 전까지는 그저 동네 사람이 큰 잔치 때 들르는 정도에 그칠 것 같은 ‘이웃집 절’ 같다. 그래도 경내의 툇마루가 놓인 소박한 요사채는 어릴 적 살던 옛집처럼 정겹다.

옛집 뒤쪽으로 대웅전이 있고 삼층 석탑 2기가 있는데 1기는 지방문화재 자료 235호로 지정된 고려시대 창건된 고찰이다. 절 마당에는 항아리 뚜껑에 각종 수련이 활짝 꽃을 피워내고 비닐하우스 한쪽에는 흔치 않은 노란 연꽃도 볼 수 있다.

 

조금 떨어진 800평 규모의 연못에도 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연못에서는 해마다 지인만을 모아 백련시사(白蓮詩社) 축제(7월 22~23일)를 여는데 올해 벌써 14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전국의 시인 묵객과 국악인 등을 초청해 연못 주변에서 시를 짓고 노래를 하며 백련차를 나눠 마신다고 한다.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천안IC~남부 우회도로~21번 국도~온양온천~21번 국도(예산, 홍성 방향)~순천향대학교 소재 읍내리 3거리~5번 군도(2㎞)~인취사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아산만방조제~34번 국도(현대자동차 방향)~623번 지방도~인취사

별미집과 숙박 주변에 특별한 음식점은 한 군데도 없다. 대신 신창 쪽으로 나오거나 예산이나 수덕사 근처를 이용하면 된다. 예산읍의 소복갈비(041-331-2401)는 전국에 소문난 맛집이다. 숙박할 곳도 따로 없다.

주변 볼거리 다소 거리는 멀지만 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를 연계하면 된다. 그 외 윤봉길 생가, 남연군묘, 덕산온천욕을 즐기면 된다. 시간이 된다면 남당리나 간월호 바닷가까지 연계해도 좋다.

 


* 부여 궁남지의 연꽃지

충남 부여의 궁남지도 몇 해 전부터 연꽃감상지로 부상하고 있다. 궁남지(사적 제135호, 부여읍 동남리)는 복원공사 이전까지만 해도 자연적인 저습지였다. 삼국사기에 ‘백제 무왕 35년에 궁의 남쪽에 연못을 파고 20리 밖에서 물을 끌어 들여 연못가에 버드나무를 심었다. 연못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을 모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현재 복원된 궁남지는 본래 크기인 3만여평의 규모에서 축소된 것으로 주위에는 버드나무가 있고 연못의 가운데 섬을 만들어 그 위에 정자를 지었다. 연못과 그 주변에 연꽃, 수련 등을 심어 올해 제4회 서동 연꽃축제(7월 20~24일, 041-830-2252~5, www.buyeotour.net)를 연다.

자가운전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부산방면 6.6㎞하행)진입~남공주 IC 진출~40번 도로 이용. 공주에서 23번국도 이용해 들어가면 부여읍. 읍내에서 정림사지 5층 석탑을 지나면 궁남지가 있다.

별미집과 숙박 구드래돌쌈밥집(043-836-9259)과 수북정 바로 아래 있는 산장회관(043-835-3039), 읍내에 있는 개성식당(043-835-2103)등이 괜찮다. 숙박은 문화호텔(041-835-5252), 백제펜션(041-833-2114 오수리)과 최영순(041-832-8988, 궁남지) 등의 민박집을 이용.

주변 볼거리 부소산(부여읍 쌍북리)에 오르면 백화정, 고란사가 있고 백마강 유람선을 타면 금상첨화 여행이 된다. 그 외에도 수북정, 정림사지 5층석탑과 최근에는 드라마 서동요 세트장이 인기를 누린다.

 



* 김제 청운사 백련감상과 거전 낙조

정작 여행지에서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가 시간이 지난 후 내내 그리워지고 좋았다는 감정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 곳이 김제 청운사(063-543-1248) 백련지다. 절 입구에는 수초가 많은 자그마한 저수지가 있고, 안으로 들어서면 층층 논에 심어진 백련이 모습을 드러낸다.

논에 심어 놓은 백련지는 따로 보면 작지만 전체적으로는 5000여평 규모다. 우산만큼 넓은 잎새 사이로 단아하고 청초한 하얀 연꽃이 수줍은 듯 피어나 은은한 향기를 뱉어 허공에 흩어진다.

이곳은 6월 25일부터 7월 17일까지 백련축제를 열었다. 특히 이곳에서 만들어낸 백련차는 2002년 전북관광기념품 공모전에 입상했다고 한다.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동군산 나들목~대야 팻말따라 직진하다가 삼거리에서 좌측 김제 쪽으로 들어오면 된다. 만경대교를 건너면 청하면. 조금 더 내려가면 왼편에 팻말이 있다. 심포항, 거전마을은 29번 국도를 따라 김제 쪽으로 내려오면 만경. 이곳에서 우측으로 난 진봉(702번 지방도) 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별미집과 숙박 청하면에는 민물장어를, 청운사 절집에서는 연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또 심포항에는 횟집이 많다. 거전마을에서는 꼬막국수와 꼬막회가 별미다. 숙박은 절집 주변으로는 따로 없고 대신 심포항 주변을 이용하면 된다.

주변 볼거리 백련을 감상하고 찾을 곳이 30분 거리에 있는 심포항의 낙조다. 심포항도 좋지만 낙조 감상하기는 거전마을이 최상이다. 썰물에 드러난 잿빛 갯벌 위. 구불구불한 갯고랑에 핏물이 흘러가듯 해가 지는 그곳엔 그리움이 함께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