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마이뉴스 2006-08-08 10:07]
<오마이뉴스>는 자전거 관련 시민단체, 동호회와 함께 [연속기획] '자전거는 자전車다-자동차와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하여'를 10주에 걸쳐 진행합니다. 여기 자전거 세계일주를 목표로 지난 5월 인천항을 출발, 현재 중국 대륙을 종단하고 있는 당찬 젊은이가 있습니다.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 박정규의 생생한 자전거 세계여행 현장 보고서를 <오마이뉴스>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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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동이 꺼져 버린 차를 열심히 밀고 있는 사람들 |
ⓒ2006 박정규 |
4시간 가량 빗속을 달려 드디어 구이저우 구이양에 도착했다. 처음 30분간은 물속에서 눈을 뜨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눈에 힘을 주고, 눈을 감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천둥 번개의 모습과 그 소리에 감탄하면서, 30분 정도를 더 달리니 빗줄기가 시원하게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약해졌다. 20여 개의 언덕을 넘자, 드디어 한국에 전화할 수 있는 곳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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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에 앉아 있는데 의자를 갖다 주시며 '따뜻한 웃음'을 보여 주신 할아버지. |
ⓒ2006 박정규 |
2006년 8월 1일 화요일. 충칭-구이양 8일차 / 맑음
07시 20분. 기상.
어제 먹었던 '사궈펀(국수와 해산물, 고기 또는 야채를 배합하여 냄비에 넣고 아주 센 불 위에 얹어서 익힌 다음 냄비 채로 내는, 토속요리-'론리 플래닛' 중국 편에서)'을 주문. 면 발을 다 건져 먹고, 국물에 밥 말아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 '따미(밥)' 있냐고 문의, 다행히 있단다. 뚝배기에 쌀을 넣는 걸로 보아, 새 밥을 해주시려나 보다.
육수를 더 넣어서, 국물을 데워 달라고 부탁하고, 밥하는 과정을 지켜봤는데, 뭔가 이상하다. 밥이 다 되어갈 때쯤, 여러 가지 재료들을 뚝배기 안에 잔뜩 넣는다. 밥값이 올라갈 것 같다. 그냥 '따미(밥)'가 아니라, '사궈판(밥이 다 되어 갈 때쯤, 돼지고기, 호박, 나물, 버섯, 소시지, 감자 등을 배합하여 냄비에 넣고 조금 끓인 후 밥과 함께 먹는다-필자분석에 따르면,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이라는 중국식 '돌솥비빔밥'이다.
국물에 밥 말아먹으려던 소박한 꿈이 깨졌지만, 발음을 잘못한 즐거운 '대가'로 또 하나의 맛있는 요리를 알게 되었으니 대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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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궈펀. 중국 토속요리. 얼큰하고 시원하다. |
ⓒ2006 박정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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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궈판. 중국식 돌솥비빔밥, 정말 푸짐하고 담백하다. |
ⓒ2006 박정규 |
슈퍼에서 우유랑 '이빙('한과' 같은 과자)'이란 과자를 함께 먹었는데,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가게 앞 바닥에 앉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옆집 할아버지가 의자를 갖다주신다. 빈 물통을 보여드리며, 물 좀 달라고 하니까, 뜨거운 물통을 들고 손수 물통에 채워주셨다. 구부러진 곰방대에 담배를 태우시며, 웃으시던 모습에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12시 50분. 27.9km 지점. 마을 식당. 고기 우동을 하나 먹고, 과일 집에서 간식 구입.
아기 사과보다 조금 큰 거 4개(2Y), 손바닥만한 망고 1개(2Y). 사과 하나를 덤으로 달라고 해봤지만, 안 된단다. 하긴 사과 하나에 0.5Y이니까. 전에 시장에서 아기사과 5개를 1Y에 구입했는데… 맛은 이번에 산 게 더 좋다.
14시 10분. 39.2km 지점. 인근 도시 도로변.
'망고' 음료수가 아닌 진짜 '망고'를 처음으로 먹어 본다. 바나나 먹는 것처럼 껍질을 벗기니, 안에 노란 속살이 가득하다. 정말 달콤하고, 부드럽다. 반쯤 먹자 중간 부분에 갈비뼈처럼 딱딱한 게 있다. 그걸 잡고 갈비처럼 뜯어 먹고 있는데, 내가 달려온 길 쪽에서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 비가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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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달콤, 부드러운 망고^^ |
ⓒ2006 박정규 |
4시간 가량 빗속을 달려 드디어 '구이저우 구이양 도착.'
처음 30분간은 물속에서 눈을 뜨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눈에 힘을 주고, 눈을 감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천둥 번개의 모습과, 그 소리에 감탄하면서, 30분 정도를 더 달리니 빗줄기가 시원하게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약해졌다. 20여 개의 언덕을 넘자, 드디어 한국 전화할 수 있는 곳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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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속에서 4시간 가량을 달려, 드디어 구이양 도착! |
ⓒ2006 박정규 |
'구이양' 시에 도착한 후 인근의 '복사하는 곳'에 '싼 여관'을 소개받고, 여관으로. 30Y이란다. 시설도 그렇게 좋은 것 같지 않은데… 25Y에 할인 성공.
다행히 전화가 있다. '충전식 선불카드'를 이용해, 한국 라디오 방송사에 확인 전화 후 인근 식당으로. 아침에 먹었던, '사궈펀'과, 고기+야채 볶음밥을 주문했는데, 정말 맛있다. 모든 것을 잊고 먹을 만큼….
숙소로 돌아가니, 주인이 한국에서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앗! 방송!!! 시계를 확인하니 약속시간보다 10분이나 늦어 버렸다. 결국 내일 같은 시간에 방송하기로.
너무 맛있게 식사 하느라, 방송시간까지 잊어버린 것 -.-;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고, 일단 빨래와 샤워를 먼저. 맥스웰 커피와 천연 벌꿀차 한 잔으로, '구이양 무사 도착'을 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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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규 중국 자전거 종단 코스도(계획) |
ⓒ2006 오마이뉴스 고정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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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박정규 기자 홈페이지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http://www.kyulang.net/)에서도
그동안 올린 생생한 자전거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정규 기자는 중국여행을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배운 중국어를 토대로
여행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글 중에 표기한 중국 지명이나 중국어 표현들이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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