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마이뉴스 2006-08-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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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마항(전남 영광군 홍농읍)에서 송이도로 출발하는 여객선 안에서 본 바다 |
ⓒ2006 권용숙 |
계마항에서 출발해 1시간 20분 동안 배를 탔다. 망망대해에서 오랫동안 배를 타고 있으니 배를 탄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다 오래전부터 아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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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산바다에 있는 일곱 개 섬중 하나, 지나치는 섬이라 더 아름답다. |
ⓒ2006 권용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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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도에 도착하자마자 바닷물에 들어갔다. 돌은 동글동글한데 돌 위에 굴껍질이 붙어있어 조심해야 했다. |
ⓒ2006 권용숙 |
아이들과의 물놀이는 늘 아슬아슬 하다. 처음 보트를 타는 막내는 노젓기에 익숙지 않아 안으로 자꾸만 들어가는 것 같아 소리를 지르고 아이는 숙달된 보트맨처럼 노를 저어 빠져나왔다.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라 유명한 해수욕장에 비하면 쓸쓸할 만큼 가족적인 분위기다. 민박집에 같이 묵는 투숙객들도 보이고 같이 배를 타고 온사람들도 눈에 띈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그동안 익혔두었던 수영을 차례대로 한 번씩 해보았다. 역시 바다에서 하는 수영은 훨씬 몸이 가볍다. 갑자기 해녀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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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도, 소나무가 많고 겹쳐진 골짜기의 모습이 소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이 빠진 해수욕장은 작은 돌멩이가 잔뜩 깔려있다. 오전에는 해수욕을 하고 오후엔 소라, 게, 고동 등을 잡을 수 있다. |
ⓒ2006 권용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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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빛이 나는 몽돌위에 고동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
ⓒ2006 권용숙 |
여행객들은 주로 돌 위에 붙은 고동을 잡기에 바쁘고 현지인들은 제법 큰 아이 손바닥만 한 게와 굵은 소라만 잡았다. 왜 오랜만에 온 외지인에게는 작은 고동만 보이는 것인지, 현지인은 쳐다보지도 않는 고동만 한 망 잡아와 삶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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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중간에 우뚝 서 있는 팽나무 두 그루가 서 있는데 한 그루는 고사직전으로 천년이 넘었을 거라 한다. |
ⓒ2006 권용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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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농사도 지었지만 주로 밭에 고추를 많이 심었다. 고추밭은 거의 돌밭이었지만 고추 풍년임을 알 수 있었다. |
ⓒ2006 권용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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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분, 일종의 풀무덤으로 시신 또는 관을 땅 위에 올려 놓은 뒤 짚이나 풀 등으로 엮은 이엉을 덮어 두었다가, 2~3년 후 남은 뼈를 씻어(씻골) 땅에 묻는 무덤을 말한다. 이장은 특히 '공달', '손 없는 달'이라 하여 윤달에 많이 한다. |
ⓒ2006 권용숙 |
한참 산에 오르니 산 뒤편으로 또 다른 바다의 갯벌이 펼쳐져 있었다. 산 밑으로 방목해놓은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고 무작정 산에 온 외지인이 초분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때 산을 가로질러 바다로 가는 현지주민 '강경태'씨를 만나게 되었다.
송이도에는 세 기 정도의 초분이 있는데 그중에 두 곳을 알고 있다고 직접 안내를 해줬다. 처음 갔던 제일 찾기 쉽다는 그곳은 이미 봉분을 만든 후였고, 다음 소나무밑 한적한 곳을 안내해줬는데 정말로 초가지붕 같은 이엉을 덮어놓은 초분이 눈에 들어왔다. 송이도 사람은 아직도 정월에 돌아가시는 분은 매장을 하지않고 초분을 한다고 설명을 해주며, 행여 방목하고 있는 소들이 해를 가할까 염려하여 초분 주위에 그물을 쳐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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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최대의 왕소사나무군락지로 알려져있다. |
ⓒ2006 권용숙 |
그런데 과연 우리가 소사나무를 알고나 왔는가. 둘 다 소사나무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산등성에 소사나무군락지란 팻말이라도 기대한 우리가 어리석었다. 오래 전에 제를 지내던 터가 남아있다 하는데 풀이 허리 위까지 우거져 걷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송이도의 왕소사나무는 전국 최대의 군락지라 했는데 무작정 찾는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보이는 나무마다 소사나무가 아닐까, 이리 보고 저리 보다 산등성을 넘어버렸다. 여긴 아닌데 하며 다시 산꼭대기쯤에 이르니 그때 눈에 들어오는 유난히 빽빽하게 풀 속에 서있는 나무, 군락지라고 하기엔 조금 모자란 듯하였지만 확신을 가지고 찍어놓은 나무는 틀림없이 소사나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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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본 하얀 염소가족과 방학이라 텅빈 송이분교. 그리고 언덕에서 바라본 송이도 마을 전경이 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
ⓒ2006 권용숙 |
어디를 가나 고목이 된 수백 년 이상 된 팽나무가 있는 마을 송이도. 자갈이 오줌을 눠 고추농사가 잘 된다고 자랑하는 할머니가 사는 송이도. 해물탕과 게장을 반찬으로 아낌없이 퍼주던 민박집 후덕한 아주머니 아저씨가 있는 송이도에서의 여름휴가는 참으로 인상 깊어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안내처 : 영광군청 문화관광과 : 061-350-5750-2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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