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AYARN™♡ 【이성(연애)】

차라리 반납하고 싶다! 남편들의 ‘여름휴가 공포증’

피나얀 2006. 8. 11. 20:46

 

출처-2006년 8월 11일(금) 7:06 [우먼센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휴가. 하지만 남편들은 ‘회사 안 가는 것’ 빼고는 별로 반가운 눈치가 아니다. 여름휴가 동안 돈 쓰고 노력 봉사해야 하고 출근 후 휴가 후유증에도 시달려야 하기 때문. 가족들에게는 말 못 하는 남편들의 ‘휴가 속마음’.

 

▶문화평론가 김지룡의 체험적 제안
여름휴가, 발상을 바꾸면 조금은 행복해진다!


‘처성자옥(妻城子獄)’이라는 한자 숙어가 있다. ‘아내는 성이요, 자녀들은 감옥’이라는 뜻이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처자를 거느리고(아니면 모시고) 있는 남자는 집안일에 매여 자유로이 활동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아이 둘을 낳고 나서 많은 것이 변했다. 내 평생 가장 싫어하던 두 단어를 양옆에 끼고 산다. 바로 ‘건전’과 ‘성실’이다.

건전과 성실을 끼고 산 이후로 휴가철이 돌아올 때마다 ‘처성자옥’을 탈출하고 싶다는 욕망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2박 3일이든 3박 4일이든 ‘내 자신’으로 돌아가 마음껏 쉬고 마음껏 즐기고 싶다. 하지만 쉽게 탈출할 수 없기에 성이고 감옥이다. 감옥에서는 감옥의 룰에 따르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감옥에서 가장 편하게 지내는 길은 ‘모범수’가 되는 것이다.

모범수 아빠의 휴가는 어떤 것일까. 휴가철이 되면 쉬기는커녕 오히려 아이들에게 평소에 부족하던 것까지 해주어야 한다. 장시간 운전을 하고(나는 운전면허가 없어서 이 부분만큼은 면제를 받고 있다), 유원지에서 아이 대신 장시간 줄을 서야 하고, 바닷가에선 끊임없이 물속에서 놀아주어야 하고. ‘휴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녹초가 되어 돌아와 다음날부터 출근해야 한다. 서로 뻔히 처지를 알면서 상사는 쉬었다 왔으니 일 열심히 하라며 채찍을 휘두른다. 휴가비용도 만만치 않다. 어디를 가든 바가지요금에 시달린다. 자신의 시간당 임금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차라리 ‘휴가’를 반납하고 싶다.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를 추천하고 싶다.

하나는 ‘돈이 드는 곳에 가지 말 것’이다. 어렸을 때 오징어나 고무줄놀이를 한 기억을 떠올려보자. 배고픈 것도 잊고 힘든 것도 모르고 놀았다. 그렇게 에너지를 방출하면 피곤하지만 아주 상쾌한 느낌이었다. 놀이동산에 다녀와도 피곤하다. 하지만 몸을 움직였기 때문에 피곤한 것이 아니라 장시간 줄을 서다가 지친 것에 불과하다.

‘돈이 들지 않는 곳’에 가면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몸을 움직인다. 휴가비용도 줄일 수 있고, 그 편이 아이들에게는 훨씬 더 좋다.

2시간 정도 차로 달려가면 마음껏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계곡이나 개천을 찾을 수 있다. 사람에게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유전자가 있는지, 개천에 아이들을 풀어놓으면 돌을 모아서 둑을 쌓는다. 이 단순한 놀이 하나로도 몇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그동안 아빠는 쉴 수도 있고, 함께 둑을 쌓을 수도 있다. 몸을 움직이면 ‘상쾌한 피로’를 느낄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 가는 것이다. 이른바 ‘깡촌’ 같은 곳에서 민박을 하거나, 산속 깊이 있는 펜션 같은 곳을 이용하는 일이다. 우리는 요즘 과잉 자극에 시달리며 산다. TV, 인터넷, 게임, 휴대폰 등등. 차분히 생각할 틈이 없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가면 저절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달리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휴가’가 다가오는 것이 ‘공포’로 느껴진다는 아빠들도 많다. 하지만 이런 휴가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남편 7명 솔직 앙케트
우리들이 꿈꾸는 진짜 여름휴가


▶아내, 아이들 친정 보내고 혼자만의 시간 만끽!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난 휴가기간 동안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떠나 있으면 너무도 좋을 것 같다.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소중한’ 1주일을 보내고 싶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빼앗긴 채널 선택권도 되찾아 스포츠 중계도 마음대로 보고 싶고, 잠도 마음대로 자고 싶다. 방해받지 않고 묵혀둔 책도 읽고 싶다. 아 자유여~.
(황상호·35세·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동)

▶차라리 에어컨 빵빵한 회사에서 피서를!


솔직히 그냥 이렇게 계속 회사 나오는 게 나로선 더 편하다. 휴가다 뭐다 해 집에 있다 보면 애들한테 시달려, 또 누워서 TV만 본다고 바가지 긁는 아내한테 시달려, 좀처럼 맘 편하게 쉴 수가 없다. 사람 없는 사무실에 출근해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밀린 일도 좀 하고 책도 읽고 맛있는 커피도 마시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는 없는 건지. (조정열·39세·경기도 부천시 범박동)

▶서로 간섭하지 않고 각자 즐기고 싶다!


같이 어디론가 떠나고는 싶다. 하지만 휴가지에서만큼은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아내는 아내대로, 나는 나대로. 애들도 어느 정도 커 굳이 부모가 곁에 있어야 하는 시기는 지났다. 아내도 아내대로 하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조용히 혼자 산책을 하거나, 독서를 하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가장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족 구성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고 싶지 않고, 나 또한 간섭받고 싶지 않다. 그냥 각자 편하게 쉬다 오면 되는 것 아닌가. (김재열·45세·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홀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회사 일이 너무 바빠 올해는 전 직원이 여름휴가를 반납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혼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그동안 앞만 보고 너무 바쁘게 살아왔고, 뒤를 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한 것 같다. 유일하게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여름휴가인데, 재충전은 말뿐인 듯싶다. 올해 나이 마흔. 이제는 혼자서 차분하게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갖고 싶다. 남들은 안정된 나이라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더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내 마음을 과연 누구에게 표현할 수 있을까? (김경남·40세·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선 카지노에서 게임 실컷 즐기기


전에 미국 출장 갔을 때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가보니 엄청 멋있고 인상적이었는데 우리나라에도 있다니 꼭 한번 가보고 싶다. 평소 친구들이랑 도박하면 돈을 잘 따는 편이고 도박운도 잘 따르는 것 같아 가면 분명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돈을 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저 재미로 즐기고 싶을 뿐이다. 이런 얘기하면 집에서 쫓겨나겠지만. (오성택·37세·서울시 강서구 염창동)

친구와 태국 환상 체험


친구가 태국 전문 여행사를 한다. 비용은 자기가 부담할 테니 같이 가자고 몇 번이나 얘기했지만 그동안 시간이 허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휴가만큼은 그 친구랑 태국 여행을 가보고 싶다. 남자들에게 있어 태국은 비용 대비 만족도 면에서 단연 으뜸이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한 친구놈의 말이 사실인지도 한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옥빛 해변, 아로마테라피 마사지에, 파퐁 거리의 야시장, 환상적인 게이쇼 등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데, 집에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묘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제명·34세·부산시 금정구 구서동)

▶가족들과 자전거로 전국일주


가족들과 함께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해보고 싶다. 하지만 아내는 힘들다고 싫어하고 아이는 자전거를 타기에는 아직 어리다. 아이가 크면 아내를 설득해 꼭 한번 자전거를 타고 전국일주를 할 것이다. (천삼형·32세·대전시 대덕구 오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