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동식물의 보고’ 백령도

피나얀 2006. 8. 16. 21:17

 

출처-[경향신문 2006-08-16 16:12]  

 

 

달력 속 풍경으로도 익숙한 두무진은 백령도 ‘여행 1번지’다. 파도에 깎여 만들어진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4㎞에 걸쳐 이어진다.

백령도는 동·식물의 보고다. 천연기념물인 점박이 물범을 비롯해 쇠가마우지, 괭이갈매기, 노랑부리백로 등이 백령도에 서식하거나 이 섬을 중간 기착지로 이용한다. 산림청 임업연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류만 94종이 발견됐다. 범부채, 대청붓꽃, 순비기나무뿐 아니라 눈에 익은 해당화, 갯메꽃, 해국 등 식물도 풍성하다. 야생화 동호회원들이 꽃을 관찰하기 위해 찾을 정도다.

 

용기포항 옆 용기원산(136m)은 환경부 지정 보호야생동물인 쇠가마우지 서식지다. 물 위에 드러난 바위마다 얼굴이 붉은 쇠가마우지들이 목을 길게 빼고 앉아 있다. 바위에 하얗게 붙어있는 것은 쇠가마우지의 분비물. 잠수해 물고기를 낚아 먹은 뒤, 바위 위에서 날개를 펼쳐 말리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백령도에서만 서식한다.

 

사항포 일대는 대표적인 갈매기 서식지다. 아직까지 갈색 솜털이 보송한 새끼들이 해안 곳곳에서 눈에 띈다. 멸종위기 보호종인 노랑무늬백로와 검은머리물떼새는 백령도를 중간 기착지로 이용한다.

 

두무진 주변에서는 수풀에서도, 식당 바닥에서도 손바닥만한 도둑게가 눈에 띄었다. 육상화돼 부엌까지 들어가 밥을 훔쳐먹는다고 해서 도둑게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곶 해변은 조개가 지천이었다. 바닥을 한 움큼 움켜쥘 때마다 백령도 사람들이 ‘비단조개’ ‘명주조개’라고 부르는 개량조개가 대여섯 마리씩 손에 잡혔다.

 

백령도 주민을 먹여살린다는 까나리는 이제 철이 지났다. 5월부터 하지 전까지 집중적으로 잡는다. 까나리에 소금을 넣고 6개월 정도 삭히면 형체는 없어지고 액젓만 남는다. 용기포항 입구에는 까나리액젓을 담근 플라스틱통 수백개가 늘어서 있었다. 지금은 우럭과 놀래미가 제철이다.

 

백령도의 내륙은 마치 뭍같다. 과연 여기가 섬이 맞나 싶을 정도의 논밭이 펼쳐진다. 꽃도 많다. 담장 아래 봉숭아, 채송화, 아기 주먹만한 꽃을 단 접시꽃, 나리, 과꽃, 무궁화…. 뭍에 흔한 꽃뿐 아니라 나팔꽃을 닮은 갯메꽃, 해국, 해당화처럼 해안에 피는 꽃도 많다. 두무진 주변에는 범부채가, 콩돌해변에는 숨비기나무가 자란다. 대청붓꽃은 백령도와 대청도에서만 자생한다.

 

▶백령도 여행 길잡이

 

서해안 최북단, 백령도는 인천에서 뱃길로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매일 3회(오전 7시10분, 8시, 8시45분) 쾌속선이 다닌다. 백령도 출발은 낮 12시10분, 오후 1시, 1시45분이다. 결항이 잦기 때문에 미리 운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여름엔 안개, 겨울엔 강풍 때문이다. 성수기엔 예약이 필수다. 온바다(032-884-8700), 진도운수(032-888-9600). 왕복 9만7천5백원. 차량은 실을 수 없다.

 

백령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쇠가마우지 서식지.


현지에서는 교통수단이 거의 없다. 마을버스가 1일 3회 운행한다지만 찾아보기 힘들었다. 택시나 렌터카가 일반적이다. 식당, 민박집 등에 이야기하면 콜택시를 불러준다. 택시(032-836-0201)로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6만원. 5~6시간 걸린다. 용기포항~두무진은 2만원 정도다. 렌터카는 아반떼 기준 1일 8만원부터. 기름값은 별도다. 진촌리 주변에 주유소가 2곳 있다.

 

진촌리에 모텔과 장급여관이 모여 있다. 용기포항에는 민박집이 많다. 민박 1박에 3만원. 민박집에서 1식 5,000원 정도 받고 밥도 해 준다. 성수기엔 방이 없는 경우도 많다. 미리 예약하는 편이 좋다. 등대민박(032-836-0102), 서해민박(032-836-7272).

 

패키지 상품은 까나리여행사(032-836-6789) 등에서 1박2일 14만원, 2박3일 18만원 정도에 판매한다. 인천~백령도 배편, 두무진 유람, 숙식이 포함돼 있다. 개인적으로 유람선을 이용할 경우 어른 8,000원, 중·고생 7,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유람선 이용시간은 40분 정도다.

 

용기포항 앞엔 까나리액젓을 담그는 플라스틱통 수백개가 줄지어 있다.

백령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냉면. 해방 전만 해도 황해도 장연군 소속이었기 때문에 황해도 사람이 많아 냉면을 잘 한다. 사곶냉면(032-836-0559)은 까나리 액젓으로 국물을 내는데, ‘섬에 놔두기엔 아까운 맛’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오후 4시40분에 찾아갔으나 “육수가 떨어졌으니 내일 오라”고 했다. 사곶해수욕장 근처 한국통신 건물 뒤, 사곶교회 정문을 끼고 들어가면 된다.

 

진촌리 ‘옹진냉면’(032-836-3637)은 메밀냉면과 짠지떡을 낸다. 메밀냉면 4,000원, 짠지떡 1접시 1만원. ‘반냉’은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섞은 형태로, 물냉면의 국물을 줄이고 비빔 양념을 얹은 냉면이다. “군부대 애들은 다 이걸(반냉) 먹는다”고 하는데, 메밀면이 약간 텁텁하지만 양념이 새콤달콤해 먹을 만하다. 짠지떡은 찹쌀과 메밀을 섞은 떡피에 김치를 소로 넣은 일종의 만두다. 콩돌해변 앞 노점에서도 판다.

 

횟집은 두무진 유람선 선착장 앞에 모여 있다. 그 자리에서 잡은 우럭, 광어, 성게, 해삼 등을 낸다. 우럭 3만5천원 정도. 까나리는 5월까지가 제철. 까나리 액젓은 5㎏에 2만원 정도다.

 

백령도 인구는 4,500여명. 어민은 7%에 불과하며, 대부분 벼, 보리, 옥수수, 콩 등 농사를 짓는다. 교회가 10곳이 넘을 정도로 주민 대부분이 기독교도다. 백령기독교역사관이 있는 중화동 교회는 1898년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세워진 교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