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06-08-25 09:28]
에머럴드빛 계곡 물·3단 폭포… 산림욕 즐기며 더위 떨쳐 볼까
처서(處暑)가 지났지만 무더위는 다음 주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마지막 더위를 떨칠 곳, 한 여름에도 ‘손발이 시린’ 경기도 가평 조무락(鳥舞樂)골이 제격일 것 같다.
‘조무락’이란 새들이 즐겁게 춤 춘다는 뜻. 울창한 산림으로 뒤덮였고, 맑은 물이 마르지 않는다. 경기도에서는 보기 드문 청정지역이어서 1급수에만 산다는 열목어·금강모치·산메기·쉬리·꺽지와 같은 물고기도 있다.
곳곳에 물 웅덩이가 있고 폭포도 아름답다. 여름철 ‘여행작가 추천 1순위 계곡’인데도, 주변에 용추골·남이섬 등 관광명소가 많아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조무락골로 가는 길 자체가 ‘레저’다. 우선 수도권에서 춘천쪽으로 가는 46번 도로가 멋진 드라이브 코스. 가평으로 접어들어 군청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75번 국도를 만난다. 이 도로는 차를 탄 채로 ‘산림욕’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길 양쪽에 나무가 많다.
조무락골은 석룡산(1153m) 속에 있는 계곡. 화악산(1468m)·국망봉(1168m)·강씨봉(803m)·명지산(1267m)이 인접해 있어, 첩첩산중으로 빠져드는 기분이다. 길 초입부터 끝까지 큰 바위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의 연속이다.
멋진 도로에 취하다 보면 조무락골 입구를 놓치기 쉽다. 가평군청을 떠나 30분쯤 지나면 38교와 스위트밸리가 나타나고, 여기서 30m 앞 오른쪽에 조무락골 입구가 있다. 화전민들의 왕래가 만들어냈다는 등산길이다. 계곡 물 색깔이 다르다.
흔한 투명색이 아니라, 연한 에머럴드 빛이다. 골뱅이소(沼)·중방소·가래나무소·칡소 등 웅덩이들이 이어진다. 이 웅덩이는 암석과 수목에 싸여 있고, 바위 틈에서는 서늘한 찬 바람이 나온다. 계곡 주변의 크고 넓은 바위나 공터에서 야영할 수 있다.
조무락골로 갔다면 복호등 폭포는 필수코스. 산길을 10분 올라가면 안내판이 나오고, 여기서 2㎞쯤 더 올라가면 된다. 높이 30m 폭 5m의 3단 폭포인 복호등은 웅장하거나 수량이 풍부하진 않다. 숲 속에 가려져 종일 햇볕도 비추지 않는다.
으스스할 정도로 우거진 숲과 이끼가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위에 부딪쳐 부채살처럼 퍼지는 물줄기가 일품이어서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75번 도로 주변엔 승천사·대원사·현종사 등 많은 절이 있고, 이중 도솔천사가 가장 크다. 높이 74m에 이르는 지장보살상, 42m의 중앙열반탑, 도솔천탑 432개, 해탈탑 72개를 만들고 있는데, 찾는 이를 압도한다.
이 일대는 숯의 산지이며, 조무락골로 가는 75번 도로 옆에 참숯가마란 찜질방도 있다. 청정지역 명지산에서 자생하는 참나무로 불을 지핀다고 한다.
계곡만 찾는 것이 아쉽다면 서울방향 46번 도로로 가다가 37번 도로로 바꿔 타면 6세기 신라 법흥왕 때 창건했다는 현등사가 나온다. 75번 국도를 따라 남이섬 방향으로 내려가면 장씨 가문의 효행을 기린 ‘장원한 정려각’(향토유적 제9호)도 만날 수 있다.
주말의 혼잡을 피하려면 경춘선을 타고 가평역에서 내려 하루 5회 왕복하는 버스를 타면 된다. 귀갓길에 가평 명물인 잣을 사도 좋겠다(600g 1만8000~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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