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중앙일보 2006-08-2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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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저녁 회사에 있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들끼리 가족 동반으로 저녁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혼자서 아이들을 데리고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친한 친구들이고, 우리 아이 또래의 아이들이 있고, 친구 아내가 우리 애들을 돌봐준다고는 해도, 하나도 아니고 셋을 남자 혼자서 데리고 간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남편이 참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
사실 남편은 둘째를 낳았을 때까지만 해도 아이 좀 봐 달라고 하면 "내가 안으면 운다"며 나 몰라라 하고, 아이가 울면 달래기는커녕 "왜 우느냐?"고 내게 묻기만 하고, 마트나 식당에는 힘들고 정신 없다며 애들과 함께 가지 않으려 했던 남자였다.
그런 남자가 셋째가 생기고 부터는 180도 달라졌다. 목욕도 시키고, 맛있는 것 해 먹이겠다며 요리를 배워보겠다고 하는가 하면 아이들 데리고 여행 다니는 재미에도 폭 빠졌다. 이유를 추론해 보건대 평일에 아이 돌보는 친정 부모님을 쉬게 해 드리려고 주말마다 애들을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어찌 됐든 아빠와 아이도 자꾸 부닥쳐야 정이 쌓이는 것이니까.
한번은 막내가 울음을 그치지 않아 1시간이나 캐리어에 업은 채 술을 마시기도 했단다. 그렇게라도 술이 마시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모습을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왔다. 새벽까지 일하는 내게 중간 중간 전화로 '잘 놀고 있으니 걱정 마라'고 하더니 급기야 그 애들을 데리고 친구 집에서 자고, 다음날 오후 3시가 돼서야 집에 왔다. 참 뻔뻔하기도 하지.
하지만 다행인 건 남편 친구들도 그리 가정적이지 못한 남자들이라는 것이다. 우리 남편이 다른 남편들을 집에서 술 마시게 하고, 가족 여행을 통해 '친구들을 가정적인 남자로 만들겠다'며 의지를 불태우는 덕분에 친구 부인들에게는 대환영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아빠들이 모두 가정적으로 변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 요즘 시대 좋은 아빠
1. 무서운 아빠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데 무섭기까지 하면 아이들과 거리만 멀어진다. 무섭기보다 함께 놀아주는 아빠가 더 좋은 아빠인 시대가 됐다.
2. 아빠도 육아에 공동 책임이 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귀찮고 힘든 일을 하면서 정이 쌓여가는 것이다. 대부분 아빠는 잘 데리고 놀다가도 대변을 보려 하면 엄마에게 넘기곤 하는데 이런 아빠는 아이에게 신뢰감을 줄 수 없다.
불편한 상황일수록 아빠가 곁에서 함께 해결해 주어야 아이에게도 아빠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믿음직한 존재라는 인식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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