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볼수록 깊은 멋이 있는…파리

피나얀 2006. 9. 10. 20:33

 

출처-[매일경제 2006-09-10 14:41]

 

 

바삭하게 구운 바게트 냄새와 함께 파리의 아침이 시작된다. 노천카페에 앉아 신문을 뒤적이며 부드러운 카페오레를 마신다. 센강은 햇살을 따라 평화롭게 흐른다. 크루아상에 버터와 잼을 듬뿍 발라 입에 넣으며 이제부터 시작될 파리 여행 스케줄을 짠다. 루브르, 에펠탑, 샹젤리제, 베르사유…. 어느 곳을 먼저 갈지 머릿속은 행복한 고민으로 가득하다.

 

◆ 루브르에서 세기의 명작을 만난다

 

= 사람들은 흔히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대영박물관 바티칸박물관을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는다. 하지만 규모와 소장품 면에서 단연 루브르가 최고다. 동서로 약 1㎞, 남북으로 약 300m에 이르는 거대한 궁전에 예술품 30만여 점이 모여 있다. 면적이 너무 넓어 전체를 다 둘러 보려면 최소한 사흘은 걸린다.

 

일정이 빡빡하다면 미리 최신 정보를 확인해 평소 보고 싶었던 작품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 각 홀 위치를 대강 파악해두면 동선을 잡기 편리하다. 관광안내소에서 판매하는 공식 가이드북도 도움이 된다.

 

드농관 2층 이탈리아 회화와 3층 프랑스 회화는 아침 시간에 봐두는 것이 좋다. 인기가 높기 때문에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모나리자' '나폴레옹 1세 대관식' 등 명작들을 보다 보면 시간이 절로 간다.

 

혼잡한 시간에 입장했다면 비교적 한산한 구역인 리슐리외관 1층 조각품과 2층 공예품들을 먼저 둘러보자. '밀로의 비너스' '함무라비 법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월요일과 수요일은 심야까지 개관하므로 나폴레옹 광장에 있는 유리 피라미드 너머로 해가 지는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 사랑받는 만큼 미움받는 에펠탑

 

= 샹젤리제 거리를 산책한 후에 찾아가볼 곳은 샤를 드골 광장에 있는 개선문. 사진으로 많이 봤기 때문에 익숙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생각보다 훨씬 큰 규모와 우아한 풍채에 압도된다.

 

사방에는 프랑스군의 승리와 영광을 상징하는 조각들이 새겨져 있다.개선문은 나폴레옹 명령에 의해 1806년 건립을 시작해 1836년 완성되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1821년 세인트헬레나섬에서 숨을 거둬 결국 완성품을 보지 못했다고.

 

여러 번 파리에 다녀왔다는 사람 중에 의외로 에펠탑에 가보지 않은 이가 많다. 너무 잘 알고 있어 식상한 느낌인 데다 차가운 철제 건축물이 그리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에펠탑을 설계할 당시 파리에도 '자연 경관을 망치는 고철 괴물'이라고 해서 건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에펠탑을 싫어했던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작가 모파상이다. 파리 어디에서도 에펠탑이 안 보이는 곳이 없어, 결국 에펠탑이 안 보이는 유일한 장소인 '에펠탑'에서 매일 식사를 했다는 재미난 일화가 전해진다.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는 이들에게서는 오히려 지지를 받기도 하는 재미있는 공간이다. 미우나 고우나 에펠탑은 이제 파리의 상징이 되어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렇듯 사연 많은 에펠탑에 오르면 샹 드 마르스 공원, 앵발리드 돔, 몽파르나스 타워, 센강, 오페라극장, 사크레 쾨르 사원 등 시내 명소가 한눈에 보인다. 제1전망대와 제2전망대까지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다. 제3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가장 근사하다. 전망대마다 선물가게와 레스토랑이 있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곳에서 투덜거리며 밥을 먹던 모파상을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 패션 거리를 활보하는 즐거움

 

= 문화인의 거리로 유명한 생 제르맹 대로는 최근 고급 명품점이 들어서면서 파리 유행의 중심이 되고 있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처럼 구두를 좋아하는 도시 여성들에게는 그르넬 거리를 추천한다. 생 제르맹 대로에서도 가장 화려하다고 명성이 자자한이곳은 슈즈홀릭들을 위한 천국이다.

 

귀족들 저택이 즐비해 고풍스러운 멋이 가득한 프랑 부르주아 거리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고급 인테리어 소품을 사기에 적당하다. 포부르 생토노레 거리에서는 파리 패션계 신작들을 확인할 수 있다. 전통 장인과 신진 예술가들이 만든 물건들을 동시에 만나보려면 도메닐대로로 가보자.

 

베르사유 궁전을 보려면 파리 외곽으로 가야 한다. 시내에서 자동차로 이동하면 30분 정도 걸린다. 거울의 방, 왕의 궁전, 왕비의 궁, 왕의 침실, 황태자비의 접견실, 오페라 극장과 예배당 등 바로크ㆍ로코코 예술 진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인근에 있는 그랑 프티 트리아농 별장과 마리 앙투아네트 마을에도 꼭 들러보자. 베르사유 궁전의 현란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