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간절기 패션, Best 아이템은 Vest

피나얀 2006. 9. 15. 01:45

 

출처-[세계일보 2006-09-14 22:06]  

 


올봄 극소수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베스트(Vest, 조끼)가 가을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 남성적 매력을 내뿜는 베스트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계절에 더없이 좋은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스트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남성에서 여성으로, 베스트의 변신

 

2006년 가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패션 경향은 미니멀리즘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베스트라 할 수 있다. 절제된 아름다움쯤으로 여겨지는 미니멀리즘을 이해하려면 올봄 인기를 끌었던 레이스를 되짚어보면 된다. 소녀풍이나 공주풍으로 불리는 레이스는 물론 그 원류쯤으로 여겨지는 로맨티시즘도 극히 여성적이다.

 

반면 절제된 스타일을 표방하는 미니멀리즘은 다분히 남성적이다. 단순화하자면 화려했던 레이스에 싫증 난 여성들이 절제되고 단순한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돌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단순하고 절제된 형식을 원하던 여성들은 남성 패션 스타일인 베스트에서 답을 찾은 셈이다.

 

가을을 맞은 여성들이 남성적이거나 중성적인 매력에 빠져 있는 것은 미니멀리즘의 인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턱시도 재킷, 넥타이, 중절모 등 남성적 아이템들의 인기도 여기서 비롯된다.

 

미니멀리즘과 베스트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베스트의 원류를 헤집어보면 이해가 쉽다. 한때 격식 있는 자리에서 입을 법한 절제된 남성 정장의 핵심이 베스트였다. 여성 패션으로 치면 몸매를 잡아주는 코르셋쯤 된다.

 

하지만 격식과 절제의 아이템인 베스트는 남성 사이에선 이미 구닥다리 패션. 남성과 여성의 패션 경계가 사라진 데다 남성미만을 강조하는 아이템들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잃었기 때문이다. 요즘 화장하는 남성들에게 눈을 흘기는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손톱 손질이나 간단한 메이크업을 당연하게 여긴다. 주위를 둘러봐도 이젠 정장을 입을 때 베스트까지 갖춰 입은 남성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10여년 전 베스트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을 때만 해도 재킷처럼 단추가 많이 달려 있었고 겉옷 안에 맞춰 입었다. 베스트는 강인하고 성공한 여성의 이미지를 대변했다. 그때까지도 여성들 사이에서 정장 한 벌을 모두 갖춰 입는 것이 정설쯤으로 받아들여졌다. 베스트는 이제 여성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를 굳혔다.

 

몇 해 전부터 여성도 베스트 하나만을 걸치고 거리로 나섰다. 다닥다닥 붙어 있던 단추와 세부 장식도 사라지고 있다. 베스트에 여성스러움을 가미해 중성적인 느낌을 살린 것부터 지극히 남성적인 턱시도 베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가을에 어떻게 입을까?

 

베스트는 코디네이션이 관건. 한여름에는 미니스커트, 티셔츠와 어울렸다. 가을 베스트는 이보다 복잡하다. 씩씩한 여성이라면 한여름의 앙상블을 고집해도 되겠지만, 일교차가 큰 요즘엔 베스트 위에 다른 겉옷을 걸치는 게 기본이다.

 

레깅스(Leggings·신축성 있는 바지), 부츠와 앙상블을 이루면 계절미를 살릴 수 있다. 더욱 쌀쌀해진다면 트렌치 코트 안에 블라우스와 베스트를 받쳐 입거나, 지극히 단순한 베스트에 단추가 큼지막하게 박힌 밀리터리풍 코트를 맞춰 입는 것도 좋다.

 

LG패션 모그(MOGG)의 황보수정 과장은 “베스트는 여름과 가을을 이어주는 아이템”이라며 “주로 각선미를 드러내는 진이나 롤업 반바지 등과 어울려 캐주얼한 느낌을 주지만, 새틴 소재 바지와 함께 입으면 출근복으로도 추천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베스트는 색상이 화려한 아이템과 맞춰 입어도 좋다. 좀더 따뜻한 느낌을 살리고 싶다면 안에 받쳐 입는 셔츠나 블라우스의 색상을 비슷한 계열로 맞추면 된다.

 

화사한 느낌을 내고 싶다면, 주름이 많은 프릴 블라우스를 베스트에 받쳐 입으면 된다. 이때에도 레이스가 많은 것보다 가급적 간결한 디자인을 택해 로맨틱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이미지를 연출한다. 털 장식이 조금 섞인 베스트를 택하는 것만으로도 여성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다.

 

스키니 진에 하이힐을 신으면 정장 느낌을 살릴 수 있고, 부츠를 신으면 지극히 캐주얼한 느낌이다. 올가을 유행 중 하나인 회색 베스트라면 굳이 진이 아니라 착 달라붙는 바지만으로도 캐주얼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체크가 들어가거나 특이한 프린트의 베스트도 캐주얼한 느낌을 살려준다. 밀리터리 룩에는 단정한 턱시도 베스트가 어울린다.

 

이때에도 블랙 진이나 몸에 착 달라붙는 진이 어울린다. 날씬해 보이고 싶다면 H라인 베스트를 택하면 된다. 저지 소재 티셔츠나 니트 등 캐주얼한 의상과 잘 어울린다. 출근복으로 활용하려면 목 라인이 U자형으로 파인 베스트가 좋다. 여성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어 일반적인 여성 정장에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