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몰디브 ''시간도 멈춘다 달콤한 사랑과 휴식만 있을 뿐…''

피나얀 2006. 9. 23. 00:15

 

출처-[세계일보 2006-09-22 08:45]

 


몰디브는 가슴 설레게 할 만한 여러 요소들이 절묘하게 배합된 휴양지다.

 

늘 따뜻한 기후와 에메랄드빛 바다, 고운 백사장, 야자수와 열대 원시림은 기본. 여기에 지리적 조건이 보태진다. 인도네시아 발리 등 동남아 몇몇 휴양지의 서쪽이 인도양 동단과 맞닿아 있지만, 스리랑카 바로 옆 인도양 한가운데 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설렘이다. 스리랑카와 인도양이라는 두 단어만으로도 이국 정취에 대한 기대는 충족되고 남는다.

 

절해고도라고 할 만한 작은 섬에 리조트 하나가 들어서 있다는 점도 묘한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대동소이한 수십개 호텔이 쭉 늘어선 뭍의 해변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일상과의 완벽한 차단을 보장해 줄 것만 같다.

 

수상 방갈로까지 더해지면 즐거운 상상은 절정에 달한다. 물빛이 전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 위 숙소에서 잠을 청하고, 바닷물이 창밖에 닿아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목욕을 하고 차를 마신다. 그리고 침실 옆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바다….

 

굳이 ‘인도양의 보석’ ‘인디아의 꽃’이라는 수식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한국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중 하나로 몰디브를 꼽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에서 출발하면 몰디브는 대개 밤에 도착한다. 11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몰디브의 말레 공항. 공항에 내리는 순간 새로운 경험이 시작된다. 공항 출입구 바로 앞이 보트 선착장이다. 통상 공항 앞에는 버스와 택시가 늘어 서 있는 광경을 연상하겠지만, 말레 공항 앞에는 보트가 대기하고 있다.

 

보트는 굉음을 뿜어내며 밤바다 위를 튕기듯 내달렸다. 흩어진 섬들 위에 일렬로 늘어선 단층 리조트의 불빛이 이어지고, 하늘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별들이 빛난다. 별빛에 눈이 부셨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클럽 메드 카니(Kani) 리조트까지는 40여분.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리조트에는 안내자가 없다면 동선조차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희미한 불빛만이 비추고 있지만, 이 같은 광경 역시 여행객들의 흥분을 고조시키는 데 일조한다.

 

 

몰디브의 아침은 파도 소리, 태양에 반사돼 일렁이는 물빛으로 시작된다. 창문 바로 앞 바다는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랗다. 사방 어느 곳의 바다도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100여m를 걸어 나가도 수심은 허벅지 높이밖에 되지 않는다.

 

카니 섬은 세로가 800m, 가로가 250m. 완보로도 섬 일주에 30분이면 충분하다. 리조트가 들어서 있는 다른 섬도 대개 이 정도 크기다. 몰디브의 수도이자 제일 큰 섬인 말레도 길이 1.7㎞, 너비 1㎞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몰디브 리조트들은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리조트 내에서 스파, 마사지는 물론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카약, 윈드서핑, 카이트 서핑 등을 즐길 수 있다. 테마를 달리해 매일 밤 파티와 공연도 펼쳐진다.

 

리조트에서의 휴식에 익숙해질 만하자 또 다른 경험이 기다린다. 보트를 타고 나가 40여분을 달리면 ‘샌드뱅크(Sand Bank)’라는 작은 산호섬이 나온다. 길이와 너비가 200m나 될까. 파도가 심하면 완전히 물에 잠기는 곳이다. 샌드뱅크에 오르면 망망대해 위에 홀로 둥둥 떠 있는 느낌이 든다. 그 위에 저무는 해가 포개지자 머릿속이 아득해지며 시간도, 기억도 모두 멈춰버린 듯한 신비의 세계가 펼쳐진다.

 

몰디브에 왔다면 원주민 거주지를 둘러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카니 섬에서 보트로 5분 거리인 후라 섬. 원주민 700여명이 산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리조트와 달리 원주민 마을은 우리나라 1960∼70년대를 연상시킨다. 산호로 겉을 댄 벽이 이채롭다.

 

선착장 앞 10여개의 상점에서는 조잡해 보이는 기념품과 실크 스카프 등을 내놓고 여행객을 부른다. 섬에서 자체 발전을 하고, 전기가 부족한 탓인지 손님이 들어설 때만 상점에 전등을 켜는 점도 눈길을 끈다. 몰디브는 이슬람 국가이므로 원주민 마을을 찾을 때 무릎이나 어깨가 드러나는 옷은 피해야 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바다 수심이 점차 높아지고 해발 3m 안팎인 몰디브는 30년 후면 물에 잠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몰디브를 찾은 여행객이나 원주민들 어느 누구도 ‘수몰’ 얘기에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다. 언젠가 몰디브가 바닷속에 잠길지 모른다는 얘기는 오히려 몰디브에 대한 환상만을 배가시키는 게 아닐까.

 

# 여행정보

 

클럽메드 코리아(02-3452-0123)는 카니 리조트 5박6일 여행상품을 230만∼320만원에 판매한다. 라군 스위트로 불리는 수상 방갈로가 최고가 상품. 지난해 12월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치고 75개의 수상 방갈로 시설 등을 재개장했다.

 

한국에서 직항은 없으며 싱가포르에서 갈아탄다. 클럽메드에는 한국인 안내원이 있어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으며, 한국인 요리사가 한국 음식을 매일 제공한다. 몰디브 여행 시 아쿠아 슈즈와 선크림은 필수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