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제주도 석부작 테마공원

피나얀 2006. 9. 29. 00:08

 

출처-[스포츠칸 2006-09-28 18:06]

 


제주도는 늘 새롭다. 불과 몇달 사이에 새로운 볼거리가 곳곳에 들어서 뭍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서귀포시 호근동에 자리한 석부작테마공원도 그중 하나다. 석부작은 돌과 야생초가 서로 몸을 섞어 만들어낸 자연예술품.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에 녹색생명이 살아 숨쉬니, 그 모습이 놀랍고 아름답다.

 

1만2천평의 테마공원을 수놓은 석부작은 5만여점. 도심에서는 그 하나를 보기가 쉽지 않은 석부작이 지천이다. 섬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투영된 테마공원은 또 다른 ‘돌 문화’의 탄생지인 셈. 제주도 여행의 색다른 묘미를 안겨주는 곳이다.

 

석부작은 제주도 용암석(현무암)에 풍란이나 야생초류를 착근시키는 것. 절벽에 뿌리를 내린 나무 모양을 본떠 만든 창작분재다. 시간이 흐를수록 식물의 뿌리는 늘어진 엿가락처럼 돌에 들러붙는다. 그 자태가 고풍스러워 예술품으로서도 가치가 높다.

 

식물이 돌에 붙어 살아가는 생명력의 원천은 제주의 자연석에 있다. 용암 분출의 산물인 현무암은 안팎으로 크고 작은 구멍이 많아 물을 한번 머금으면 주기적으로 내뿜는다. 그 생명수를 먹고 싹이 움튼다.

 

석부작테마공원은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12번 도로 성산방향으로 5분 거리. 팜스테이펜션 귤림성에 지난 7월 정식 오픈했다. 총 1만2천여평의 테마공원에는 투박한 제주도 현무암에 각종 난과 야생초류 등을 착근시킨 석부작이 구석구석 들어앉아 저마다 독특한 멋을 자아낸다.

 

공원관람은 주차장 맞은편 쉼터를 통과하면서부터다. 작은 계단을 하나 올라 오른편 길을 따라가면 나무로 만들어진 구름다리가 가을볕에 탐스럽게 익어가는 귤밭 사이에 놓여 있다. 노상에서 길러진 귤나무는 아직은 초록의 싱싱함이 더하다.

 

다리 양편에 조성된 8,000여평의 귤밭은 영주 10경 중 하나인 귤림추색을 감상하며 직접 귤을 따서 맛볼 수 있는 체험공간. 귤림성에서는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귤따기 체험을 진행한다.

 

구름에 두둥실 떠가는 기분으로 다리를 건너자 실내전시장이 나온다. 1,500평 규모의 하우스에 전시된 석부작은 1만2천여점. 어느 것 하나 닮은꼴 없이 모양새가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석부작은 지구상의 자연을 축소해 놓은 것 같은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실내전시장은 관람뿐만 아니라 석부작을 직접 만드는 체험과 구입도 가능하다. 석부작을 구입하려면 반출증이 필수. 이곳은 서귀포시로부터 석부작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보존자원 매매 허가증을 발부받아 반출증을 동봉해 준다. 작품당 가격은 1만5천원에서부터 수백만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실내전시장을 빠져나와 산책길을 따라가면 상황버섯재배장. 석부작공원에 상황버섯이라니, 조금은 생뚱맞지만 이곳도 아이들의 자연학습장이다.

 

30㎝ 크기로 토막 낸 수백개의 나무가 그물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그 나무 끝에는 진흙을 발라놓은 것 같은 상황버섯이 수액을 빨아먹고 자란다. 다 자란 상황버섯은 마치 나무 그루터기에 혓바닥을 내민 모습과 같아 ‘수설(樹舌)’이라고도 부른다.

 

재배장을 나오면 본격적인 공원관람. 아담한 동산에 조성된 공원은 폭 1m의 산책로를 제외하곤 발 디딜 곳조차 없을 정도로 ‘제주의 자연’이 빼곡하다. 고란초, 백리향, 쑥부쟁이, 만년석송, 공작이끼, 일엽초, 한라부추, 쇠뿔석이, 바위떡풀, 콩짜개, 설앵초, 백두구절초, 마삭줄, 연화바위솔 등 야생초와 음지식물이 용암의 신비를 지닌 현무암에 제각기 달라붙어 자태를 뽐낸다.

 

어디 그뿐이랴. 지그재그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수련연못과 제주 전통초가집, 3개의 폭포 등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눈이 황홀하다. 펜션 뒤편, 재래식 된장과 간장, 고추장 등을 제 몸에 담은 장독대와 맷돌을 쌓아놓은 풍경도 정겹다.

 

전통초가집에는 1,000년 전통의 시리아 아델팬사가 옛 프랑스 왕실에 납품했던 마르세유 수제비누에 진피, 백련초, 산야초 효소 등을 첨가해 만든 천연수제비누를 전시해 놨다. 귤림성과 광주여대 산학협력단이 기술제휴로 탄생시킨 명품비누다.

 

공원 정상부근 끄트머리는 바비큐파티장. 수령 300년이 넘는 소나무 10여그루와 아름드리 전나무가 앞뒤로 둘러쳐져 운치를 더해주는 이곳은 음악을 크게 틀어도 밖에서는 들을 수 없는 천연요새다.

 

정상에 올랐으니 전경을 둘러보는 건 당연한 일. 저 멀리 뭉게구름을 허리에 찬 한라산에서부터 고군산, 월드컵경기장, 마라도가 눈에 아롱거린다.

 

석부작테마공원 민명원 대표는 “제주도 현무암은 너무 흔해서 그냥 지나쳐버리기 쉽지만 억겁의 세월을 지닌 제주의 보물”이라며 “백두에서 한라까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모든 야생초류를 이곳에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