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다도해 굽어보고 금불상 우러르다

피나얀 2006. 10. 18. 22:22

 

출처-[경향신문 2006-10-18 15:42]



문수암 약사전

‘저녁공양을 마친 스님이/절 마당을 쓴다/마당 구석에 나앉은 큰 산 작은 산이/빗자루에 쓸려 나간다/조그만 마당 하늘에 걸린 마당/정갈히 쓸어놓은 푸른 하늘에/푸른 별이 돋기 시작한다/쓸면 쓸수록 별이 더 많이 돋아나고/쓸면 쓸수록 물소리가 더 많아진다’ -이성선 ‘백담사’

 

시인이 노래한 백담사에서는 큰 산 작은 산이 빗자루에 쓸려나가겠지만, 문수암에서는 빗자루에 바다와 섬들이 쓸려나간다. 고성군 상리면 문수리 무이산 높은 자락에 매달려 있는 문수암(文殊菴)은 그리 널리 알려져 있는 절은 아니다.

 

그러나 이곳에 한번 와본 사람이라면 그 풍광에 우선 반한다. 대웅전 앞으로 내려다보이는 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 높고 낮은 산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해무(海霧)에 휩싸인 섬들을 내려다보거나, 하늘 가득 쏟아져내릴 듯한 별들을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이 작은 암자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조계종 쌍계사의 말사인 이 절은 서기 688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기도도량이다. 신라 신문왕 8년 의상대사가 남해 금산을 향해 내려가시다가 날이 저물어 청량산 기슭 마을에 유숙하게 됐다. 때마침 마을을 지나던 두 걸인이 청량산에 들러보시라고 간청했다. 이들이 하도 간청하는지라 의상대사가 청량산을 둘러보기 위해 다음날 길을 나섰다.

 

두 걸인이 의상대사를 안내해서 따라가 보니 자신들의 집은 문수단이 있는 석벽 사이라고 가리키면서 홀연 사라졌다. 의상은 그 신비한 체험과 빼어난 절경에 반해서 문수암을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신라시대에는 해동의 명승지로 유명했고, 화랑들이 이곳에서 심신을 수련했다고 한다.

 

문수암 인근에는 25년전 보현사가 지어지고 5년전에는 약사전이 들어섰다. 특히 문수암에서 내려다보이는 약사전에는 동양 최대의 금불상이 다도해를 내려다보면서 자리잡고 있다.

 

날씨가 변화무쌍하여 점점이 떠있는 다도해의 툭 트인 풍광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청명한 날에는 쪽빛 남해바다와 그 사이를 오가는 배들이 어우러진 절경과 만날 수 있다.

 

사천에서 고성으로 가는 33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문수암 팻말을 보고 우회전하면 된다. 암자 바로 밑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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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수도의 가을 예술향기 가득

 

가을 통영은 예술의 향기로 그윽하다. 고성에서 통영까지는 약 30분 거리. 고성 여행과 연계하여 통영까지 돌아볼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통영 여행은 짧은 일정으로 소화하기엔 다소 무리다.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섬들을 돌아보려면 하루는 너무 짧다.

 

이럴 땐 통영 시내에서 클래식의 향기에 빠지거나 한려수도를 감상하면서 맛있는 하우스 맥주를 마시는 건 어떨까. 유치환, 윤이상, 전혁림, 박경리…. 수많은 예술인들을 배출한 통영의 가을에 잠깐 들러서 할 수 있는 몇가지를 소개한다.

 

▲통영국제음악제 가을 시즌

 

윤이상의 고향에서 펼쳐지는 통영국제음악제 가을 시즌이 27일부터 시작된다. 경남국제콩쿠르(첼로 부문)를 주행사로 각종 공연들이 펼쳐진다.

 

올해 대회에서는 17개국 66명이 예선을 통과, 수준높은 경연을 펼친다. 심사위원장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시절 베를린 필하모닉의 첼로 수석주자를 지낸 볼프강 뵈처(베를린 국립음대 명예교수)다.

 

재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27일 오후 7시30분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개막공연을 갖는다. 11월6일 같은 장소에 마련되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폐막공연도 놓칠 수 없다. (055)642-8662

 

▲한려수도 풍광과 하우스 맥주 ‘데바수스’

 

한려수도가 한눈에 보이는 통영 바닷가에 자리잡은 독일 정통하우스 맥주집 ‘데바수스’는 분위기와 맛을 사랑하는 통영 사람들의 랜드마크다.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의 2층,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1층의 라이브홀, 바닷가 전경이 아름다운 30여평의 야외데크로 구성된 ‘데바수스’는 맛과 풍광이 통영 사람들만 즐기기엔 아까울 정도.

 

독일인 부루마스터가 직접 제조한 헬레스, 둥클레스, 바이젠 등 하우스 맥주는 기본. 점심과 저녁에 제공되는 1만원짜리 뷔페는 통영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과 무공해 채소로 내놓는 상차림이 푸짐하다.

 

매일 저녁 8시부터 시작되는 라이브 공연을 들으면서 동섬과 애기섬을 밝힌 조명등에서 뿜어내는 밤바다의 정취에 취하다보면 통영의 밤이 너무 짧다. 동통영 IC를 빠져나오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법원·검찰청 앞에 자리잡고 있다. (055)649-5152~3

 

이밖에도 통영시내 바닷가에 위치한 중앙시장에 가면 싱싱한 해산물과 건어물이 넘쳐난다. 우럭과 감성돔, 줄돔, 광어 등을 사서 바로옆 식당에 가면 1인당 3,000원의 재료비로 푸짐한 회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