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국민일보 2006-10-22 17:35]
주부 김영현(32)씨는 세살짜리 아들 생각만 하면 지금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 지난 겨울 김씨가 저녁준비를 하느라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아이가 정수기의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은 것. 처음엔 흉터만 생기겠거니 했지만 의사에게서 손의 성장이 자연스럽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집 안에 있는 정수기나 전기밥솥,러닝머신 등 가전 기구들이 어린이 화상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조사됐다. 특히 생활패턴 변화로 새롭게 등장한 정수기와 러닝머신에 의한 화상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 의대 한강성심병원 소아과 김광남 교수는 최근 60개월간 병원에 입원한 15세 이하 소아 화상 환자 2613명을 대상으로 화상의 원인 및 유형을 조사한 결과,전체의 85.9%(2201명)가 집에서 화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화상의 유형별로는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이 71.0%(1853건)로 가장 많았고,접촉열화상 10%(273건),화염 화상 8%(212 건),수증기에 의한 화상 5%(123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1∼5세가 61.0%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화상 발생 시간은 저녁 6∼8시가 17.3%(313명)로 가장 많았다. 김 교수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20∼21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대한소아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정수기 뜨거운 물 1초만 닿아도 2도 화상=
어린이 화상은 피부가 얇은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외상과 큰 후유증이 뒤따르며,성장판이 손상되었을 경우엔 발달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 성인의 경우에는 화상범위가 20% 이상을 중화상으로 보고 있지만 어린이는 10% 이상의 범위도 중화상으로 분류된다.
화상은 뜨거운 물에 의한 ‘열탕 화상’이 가장 많다. 원인은 국,라면,커피,끓는 물 등 다양하지만 최근 정수기 보급이 크게 늘면서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이 3년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정수기 온수 온도는 대략 85℃. 이는 어린이 피부에 1초만 직접 닿아도 2도 화상을 일으킬만큼 높은 온도다. 2도 화상은 상처 부위가 빨갛게 되고 물집이 생기며,피부가 타는 듯한 강한 통증을 느끼는 화상을 말한다.
온수 버튼은 가볍게 누르기만 해도 물이 나와 어린아이들도 손만 닿으면 쉽게 작동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특별한 규제가 없지만 외국의 경우 온수 온도를 조정해 화상을 예방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는 정수기로 인한 어린이 화상을 막기 위해 정수기 회사에서 온수 온도를 49℃로 낮추도록 법률을 제정했다.
◇러닝머신 화상 5년새 10배 이상 증가=
뜨거운 물체를 만져서 화상을 입는 ‘접촉열화상’의 주요원인은 다리미다. 다림질을 하다가 잠시 세워둔 사이 아이가 뜨거운 바닥면을 만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가정에 많이 보급된 러닝머신도 화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러닝머신에 의한 화상 환자가 5년새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동중인 러닝머신 발판을 만지거나 틈새에 손이나 발이 끼어서 접촉 화상을 입는 것.
러닝머신에 의한 화상은 뜨거운 열과 물리적인 충격이 함께 오기 때문에 대부분 피부이식이 필요한 중화상이 많다. 이밖에 전기밥솥에서 나오는 뜨거운 증기로 인한 화상과 전기 콘센트에 금속 젓가락을 넣어서 전기 화상을 입는 어린이도 많다.
◇물집은 터트리지 말고 병원으로=
아이가 화상을 입었을 때는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먼저 화상의 원인을 제거하고 흐르는 찬물로 화상 부위를 식혀야 한다. 이 때 손으로 화상부위를 만지면 2차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직접적인 접촉은 피한다.
넓은 범위의 화상이라면 깨끗한 천이나 타월로 상처를 감싸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옷이 살에서 떨어지지 않을 때는 억지로 떼내지 말고 그대로 빨리 병원에 가는 것이 좋으며,물집이 생겼을 때도 터트리지 말고 병원에서 소독치료를 받는다.
가정내 어린이 화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끊임없는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들 눈높이에 있는 가전기구들을 높은 곳으로 옮기고,러닝머신 뒤쪽 발판 부위에 덮개를 설치하고,가정용 정수기에는 온수 차단장치를 설치하는 등 화상의 원인을 차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피나얀™♡【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등생때 고쳐야 할 공부습관 (0) | 2006.10.23 |
---|---|
영어교육 언제 어떻게 시킬까 (0) | 2006.10.23 |
산후조리, 필수인가? 사치인가? (0) | 2006.10.19 |
예비 엄마 이렇게 준비하세요 (0) | 2006.10.17 |
떼쓰면 다 된다?확실한 원칙 정해 다스리세요 (0) | 2006.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