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겨레 2006-10-15 23:21]
이나미의 어른 생각 아이 마음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자기 성질대로 안 되면 울다 주저앉아 발을 구르다가 데굴데굴 굴러 부모를 난감하게 할 때가 있다. ‘나’란 개념이 생기기 시작하는 서너살부터 보이는 분노 발작(Temper Tantrum)은 자기가 원하는 원하는대로 장난감이나 음식을 사 주지 않는다고 백화점 같은 곳에 들어눕게 만들고, 심지어는 엄마 아빠를 꼬집고 때리게도 한다.
우선 당황한 마음에서 얼른 아이가 하자는 대로 하다가는 자식에게 쥐락펴락 일생 당하며 살 수가 있다. 아장 아장 걸어다니는 아이들도 부모가 따뜻한 사랑과 함께 일관된 원칙대로 대하면 얼마든지 훈련이 되는데도, 우선 내 아이니까 예쁘다고 얼렁 뚱땅 넘어가다 보면 충동조절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된다. 더 커서 병적으로 진행되면 경계형 인격장애, 충동조절 장애, 반사회적 인격장애로까지 발전할 수가 있다.
뉴욕에 살면서 흑인부모와 백인부모 황인부모들의 육아법 차이를 유심히 관찰하곤 했다. 물론 성급하게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분명 문화적 차이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어린 아이가 떼를 쓸 때 부모들의 반응이다.
백인 부모들은 문제를 일으킨 아이를 마치 경찰이 죄인 다루듯이 눈을 똑바로 쳐다 보면서 논리적으로 전후좌우를 따진 다음, 구체적이고도 확실한 벌을 준다. 흑인 부모들은 합리적인 이유를 대기 보다는 떼 쓰는 아이를 일단 몸으로 막는다. 황인종 부모들은 감정적인 언어로 아이를 제지하고 아이들도 감성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세 방법이 모두 장단점이 있겠지만, 확고한 원칙으로 아이를 대해야 한다는 점은 공통적일 것이다.
정신과 의사들은 일단 아이들이 떼를 쓰면,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확고하게 구별하게 하고, 정 안되면 격리해서 제 풀에 지치게 한 후 자기 반성을 하게 만든다.(Time Out) 떼를 써 봐야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학습시키라는 뜻이다. 공공장소가 특히 문제인데, 그냥 바닥에 들어눕는 아이곁을 떠나 아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아이를 몰래 관찰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아이는 울며 발을 구르다 눈을 떠 보고 부모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악한다. 그리고 떼를 쓰면 이 세상이 모두 사라질 수도 있다는 무서운 사실(어린 아이들에게 부모는 바로 온 세상과 다름없다)을 두고두고 기억하는 것이다.
또 친지들이 모일 때면 특히 어른들은 하나의 팀으로써 같은 목소리를 내 주어야 한다. 어머니는 꾸중을 하고 있는데 할머니는 사탕을 준다든가, 훈육의 원칙문제로 아이들 앞에서 부모가 서로 싸우고 있다면, 아이들은 더 엉망이 되고 만다.
훈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방치되다 보면 아이들은 자라면서 폭력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멋대로 하는 행동을 제지하는 교사들에게 침을 뱉거나 욕을 하는 학생들, 제 성질 못 이기면 다른 아이들을 코피가 나고 이가 부러질 정도로 두들겨 패는 아이들, 부모를 때리고 물건을 집어던지는 아이들 중에는 적절하고 일관된 훈육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물론, 훈육이랍시고 아장대는 아이들 뺨을 때리고, 다 자란 아이들을 발가 벗겨 내 보내고, 머리고 얼굴이고 무차별로 두들겨 패는 막된 교육을 한다면 역시 아이들의 폭력성을 유발한다.
첨단기술을 자랑하는 한국인이 자기 주장을 할 때에는 거의 원시인 수준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 외국인이 내게 물어본 적이 있다.
스스로 뭔가를 찾아 사회에 도움을 주기 보다는 일단 목소리 높이고 억지를 써 보면 나 아닌 누군가가 (정부를 포함해서) 다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잘못된 교육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떼 법’이 통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검찰총장의 일성은, 기실 우리 부모들 각자가 먼저 다짐해야 할 말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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