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가을길 드라이브 코스 ‘베스트 5’

피나얀 2006. 10. 25. 23:37

 

출처-[경향신문 2006-10-25 15:21]  



충북 단양군 영춘면과 가곡면을 잇는 보발재 정상에서 내려다본 595번 지방도로. <박재찬 기자>

때로 도로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된다. 꽃길, 그리고 단풍길이 그렇다. 10~11월은 4~5월과 함께 가장 드라이브를 하기 좋은 때다. 안타깝지만 올해 단풍은 예년보다 곱지 못하다. 가뭄과 이상고온 탓에 이파리들은 단풍이 들다 만 채 말라 비틀어졌다. 힘들여 ‘단풍산행’ 했다가는 억울한 기분이 들 정도다. 드라이브로 가볍게 가을길을 즐겨보자.

 

 

◇산:만항재 넘는 414번 지방도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는 어디일까? 강원 정선과 태백을 잇는 만항재(해발 1,313m)다. 한계령(1,004m)보다 높고, 지리산 성삼재(1,090m)보다도 높다. 38번 국도와 31번 국도를 이어주는 414번 지방도로는 자동차로 달릴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강원 정선, 사북을 지나 고한읍에서 출발한다. 초입의 정암사는 신라 자장율사가 세운 천년고찰. 절 뒤편 수마노탑에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 만항재 정상에서는 함백산이 지척이다. 함백산(1,573m)은 남한에서 6번째로 높은 산. 만항재에서 걸어서 30분이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만항재 주변에는 노란색, 갈색으로 물드는 낙우송이 많아 색다른 단풍을 느낄 수 있다.

 

 

◇호수:충주호 따라 597번 지방도로

 

충주호를 따라가는 호반 드라이브 코스다. 남제천IC에서 청풍문화재단지까지 20여분 코스가 가장 풍광이 좋다. 얼핏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은 기암괴석이 호수 주변으로 이어진다. ‘태조왕건’ ‘제국의 아침’ 등을 촬영한 KBS 촬영장,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한 문화재 1,600여점을 모아놓은 청풍문화재단지 등이 볼거리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남아있는 한벽루, 보물로 지정된 청풍석조여래입상 등을 볼 수 있다. 길은 청풍문화재단지를 지나 내륙으로 이어지지만, 드라이브를 좀더 즐기고 싶다면 상천리 방향으로 가면 된다. 옥순대교까지 호반도로가 이어진다. 맞은편 자동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구불구불한 언덕길이니 운전에 조심할 것.

 

 

◇바다:변산반도 해안 30번 국도


30번 국도는 변산반도의 해변도로다.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에서 연결돼 변산반도를 한바퀴 감고 돈 뒤 고창으로 가는 23번 국도와 만난다. 변산반도는 전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풍광이 수려하다. 특히 격포항~곰소항 구간은 서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로 손색이 없다. 왼쪽으로 산, 오른쪽으로는 바다를 끼고 달린다.

 

채석강은 얇은 바윗장을 층층이 쌓아올린 퇴적암 절벽으로 유명하고, 곰소항은 젓갈 단지로 이름높다. 격포와 곰소 사이의 모항은 ‘고향’으로 삼고 싶은 작고 예쁜 어촌마을이다. 시인 안도현은 ‘모항 가는 길’이란 시에서 모항을 ‘바다를 껴안고 하룻밤 잘 수 있는 곳’이라고 쓰기도 했다. 30번 도로는 급경사나 급커브가 없어 운전하기도 어렵지 않다.

 

 

◇단풍:강원도 속살따라 424번 지방도로

 

이 도로를 한번 달려보면 ‘이런 것이 강원도구나’ 싶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언덕길, 커브 돌 때마다 보이는 억새, 단풍, 냇물, 슬레이트 지붕을 인 민가 몇 채가 모여있는 작은 마을…. 424번 지방도로는 강원도의 풍경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도로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출발, 군데군데 끊겨가며 삼척시까지 이어진다.

 

첫 구간은 금당계곡을 끼고 달리는 풍경 좋은 길. 비포장도로에 지난 여름 수해로 곳곳이 망가졌으니 조심할 것. 가리왕산 앞에서 도로는 끊어진다. 31번, 42번 국도로 우회해 정선까지 간다. 화암리에서 몰운리까지 4㎞는 계곡과 기암절벽을 끼고 달리는 ‘정선 소금강’길이다. 댓재(845m), 들입재(345m)를 차례로 넘으면 동해 바다가 나온다.

 

 

 

◇강:섬진강 나란히 19번 국도

 

19번 국도는 강원 홍천부터 경남 남해까지 국토의 한가운데를 종단한다. 총연장 426㎞. 그중에서도 전남 구례군 토지면부터 경남 하동 섬진교까지는 섬진강과 나란히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다. 특히 봄철 벚꽃길로 유명한데, 벚나무 이파리가 빨갛게 물드는 가을엔 단풍길로도 좋다.

 

화개장터 지나 악양 들판은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 넓은 평야지대인 ‘구만들’이 펼쳐지는 곳이다. 고소산성에서는 섬진강 물길과 19번 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꽃은 이미 지고 없지만 하동 근처의 광양 매화마을, 700여그루의 소나무가 우거진 하동 송림도 둘러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