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겨레 2006-10-27 13:42]
올 가을은 이상 기온과 오랜 가뭄으로 단풍철이 더뎌지고 빛깔도 곱지 않다. 지난 주말 반가운 비가 찾아왔지만 이미 전국의 이름난 산의 단풍은 제철에 아름다운 선홍색을 띄기도 전에 그냥 말라버렸다. ‘단풍산’ 대신 은빛 물결이 아름다운 화왕산을 찾아갔다.
환장고개를 올라서자 투명한 가을 햇살 아래 온통 은빛 억새꽃 군락이 끝없이 펼쳐졌다. 화왕산(756.6m) 십리 억새평원에는 부드러운 바람에도 몸을 뉘었다 일어서는 솜털 같은 은빛 꽃의 출렁임이 새삼 깊어진 가을을 느끼게 한다.
지난 겨울 억새를 태워 올 가을에는 억새가 더욱 무성해졌다. 5만6천평에 이르는 드넓은 억새평원과 그 둘레를 감싸고 있는 2.4㎞의 화왕산성 성벽길에는 가을의 바다로 나선 가을 나그네들의 하얀 여행이 꼬리를 물고 있다. 모두 억새꽃 사이를 누비며 사진을 찍거나 풍성한 억새꽃을 한 아름 안고 가을의 추억을 담기에 바쁘다.
해가 지자 은빛 평원은 황금빛으로 물든다. 어른키보다 훨씬 높은 무성한 억새밭으로 걸어가자 풀벌레의 울음소리가 가을 냄새를 물씬 풍긴다.
“스쳐간 날들이 일어서서/ 하늘 향해 손사래 치며 웅웅거린다./ 더러는 아쉬움으로/ 더러는 애잔함으로/ 눈우물 가득 고이는 하늘을 품고/ 미련 한 자락 감아 안는다./ 먼길 걸어/ 다리 풀고 앉는 억새꽃 숲에/ 흰머리 너풀대는 세월들이/ 서걱서걱 소리 내며 허리를 푼다.…”(이시은의 ‘억새꽃’)
화왕산은 옛날에 화산 활동이 활발해 불뫼, 큰불뫼로 부르기도 했다. 왜적을 무찔러 화왕산성을 굳게 지킨 홍의장군 곽재우의 충혼과 기개가 어린 곳이기도 하다. 불의 산답게 불기운이 있어야 풍년이 들고 평안하다 해서 1995년부터 억새 태우기 축제를 열고 있다.
하산길에 문득 누구보다도 화왕산을 사랑했던 화왕산 지킴이 하도암(57)씨가 생각나 자하계곡 아래 첫집 화왕산장(불임금묏집)을 찾았다. 그는 지금의 지명인 ‘火旺山’이 일본인의 음모로 ‘火王山’으로 왜곡됐다고 주장한다.
10년만에 해후한 산인은 올 2월부터 후두암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항암치료로 탐스러웠던 꽁지머리는 다 빠지고 부기가 오르고 쉰 목소리의 중늙은이에서 예전의 눈빛 형형하고 날렵했던 모습을 찾지 못해 한동안 망설였다. 그와 더불어 후배가 보냈다는 전어젓을 안주 삼아 막걸리 몇잔으로 회포를 푼 뒤 화왕산을 떠났다.
이튿날 어스름 새벽에 이방면 안리로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자연내륙습지인 우포를 찾아갔다. 우포늪과 목포늪, 사지포늪, 쪽지벌 등 늪지 4개로 이뤄진 우포는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에 걸쳐 있으며 총 면적이 70만 평에 이른다. 10여m 높이의 대대제방에 올라서자 1억4000만년 전 한반도의 생성과 함께 태어났다는 우포늪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이미 동이 터 태고적인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의 장관인 물안개를 볼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다. 왕버들이 우거진 물가에는 일찍 잠에서 깬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들이 생이가래와 마름, 개구리밥 등 물풀을 헤치며 부지런히 먹이를 잡고 있다.
우아하게 날갯짓을 하는 왜가리의 모습도 보인다. 겨울에는 시베리아 등 북극 지방에서 황새와 노랑부리저어새, 고니 등이 날아들며, 가창오리의 화려한 군무가 펼쳐진다고 한다. 모든 것을 다 떠나보내는 계절에도 우포늪은 또 다른 생명을 품는다.
화왕산 십리 억새밭에서는 해마다 음력 대보름(음력 1월15일)에 국태민안과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억새 태우기 행사가 벌어져 상원제와 대형 달집살기, 억새 태우기, 불꽃놀이 등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또 오는 28일에는 화왕산 정상에서 전국 유일의 산상 축제인 화왕산갈대제가 열려 산신제, 통일기원 횃불행진 등으로 꾸며진다.
한편 유황 성분의 알칼리성 온천으로 피부질환과 신경통, 변비 등에 뛰어난 효과가 널리 알려진 부곡온천관광특구에서는 오는 11월10일부터 12일까지 부곡온천 일원에서 부곡관광협의회(055-536-6277) 주최로 제13회 부곡온천축제와 제1회 창녕양파장류축제가 열려 산신제, 온정제, 패러글라이딩 축하비행, 부곡온천제 축하 열린음악회, 온천가요제, 각설이한마당 및 난타공연 등이 선보인다.
또한 통기타 라이브쇼와 부곡면 리대항 윷놀이대회, 영남 남·여 궁도대회, 온천수 체험(족탕) 등 흥겨운 행사가 곁들여진다. 이와 함께 부곡온천투우장에서 제5회 창녕전국민속투우대회가 11월15일부터 19일까지 벌어진다.
또 오는 11월1일에는 2008 람사총회 유치 1주년 기념 환경음악회가 창녕공설운동장에서 열려 슈퍼주니어, 윤수일밴드, 박상철, 김수희, LPG, 파란 등 가수들의 초청공연과 우포늪 스케치 현대작가 그림전, 한국의 습지와 물새사진 특별전 등으로 꾸며진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금호분기점→서대구나들목→대구도시고속도로→화원나들목→옥포분기점→구마고속도로→현풍→창녕 나들목→좌회전→국도 24호→창녕여중→화왕산군립공원. 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김천분기점→경부고속도로→금호분기점→서대구나들목→대구도시고속도로→화원나들목→옥포분기점→구마고속도로→현풍→창녕 나들목→좌회전→국도 5호→창녕여중→화왕산군립공원. 창녕나들목→좌회전→국도 20번(합천 방면)→우포생태학습원(옛 회룡초등)→삼거리(우회전)→세진리 주차장→회룡마을→우포늪. 창녕나들목→좌회전→국도 20번(창녕읍내 방면)→창녕읍(국도 5번)→교리삼거리→좌회전→지방도 1080호(이방면 방면)→주매리→대지(모산리) 성씨 고가→물계서원→소목 푸른우포사람들→우포늪.
부곡면 부곡온천관광특구에 부곡하와이관광호텔(055-536-6331~5)과 로얄관광호텔(055-536-6661), 부곡가든관광호텔(055-536-5771~9), 부곡 한성호텔 유황온천(055-536-5131), 영온천호텔(055-536-5251~58) 등 호텔과 가고파모텔(055-521-0085), 모텔퀸(055-536-5511), 힐탑모텔(055-536-6111~4) 등 숙박시설이 많다.
▶먹거리
부곡온천관광특구에 20년 전통의 한우갈비 전문 공원숯불갈비(055-536-6555), 간장게장 전문 메주마을(055-521-0980), 흑돼지 국밥 및 수육 전문 종로흑돼지국밥(055-551-8855), 불낙과 생갈비 전문 이조 숯불갈비(055-536-5457), 한성 한우촌(055-536-2508) 등이 있다.
▶문의
창녕군(www.cng.go.kr) 관광개발추진단(055-530-2521~5), 우포생태학습원(www.woopoi.com·055-532-7856, 푸른우포사람들(www.woopoman.co.kr·055-532-8989, 창녕환경연합(www.woopoi.com·055-532-7856.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총지배인 닐스 아르네 슈로더)가 지난 24일 경남 남해군 남면 덕월리에서 개장했다. 힐튼호텔 그룹이 운영하는 한국 최초의 힐튼 월드와이드 리조트는 총 170개의 스위트와 빌라를 갖추고 있으며, 한국 최초로 바닷가 토지를 개간해 일년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18홀의 골프 코스가 있다. 11월1일에는 개장 기념으로 SBS 코리아 투어 에머슨 퍼시픽 그룹 오픈 프로암 대회가 리조트 내 골프 코스에서 열린다. www.hiltonnamhae.com (055)863-4000.
△ 서울랜드는 오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10대들의 감춰진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2006 서울학생 동아리 한마당’을 연다. ‘꿈을 향한 열정, 다가오는 밝은 미래’라는 주제 아래 서울 시내 초중고교 650여 동아리 학생 10만여명이 참여해 31일 오후 2시 세계의 광장에서 서울시 교육감과 학생대표 등의 개막 선포를 시작으로 축제의 막을 올린다. www.seoulland.co.kr (02)509-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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