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②꽃밭처럼 오색찬란한 교방 상차림

 

출처-[연합르페르 2006-11-01 10:45]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교방 상차림 '남진주 북평양'이라는 말이 있듯이 진주는 '교방(敎坊) 문화'가 발달한 고을이었다. 교방음식은 진주교방청의 기생들과 함께 가무와 술이 곁들여지는 각종 연회 잔치음식으로 조선 중기에 와서는 음식문화가 꽃을 피웠다.   대부분의 교방문화는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졌지만 최근 진주검무, 한량무 등 교방의 춤과 함께 교방음식도 복원돼 진주 선비들의 풍류와 입맛을 엿보게 한다.   교방 차림상을 복원한 사람은 궁중요리 전문가이자 아리랑 한정식의 주인인 이소산 씨다. 이 씨는 상차림이 한 송이 꽃처럼 아름답다고 소문이 난 진주 교방음식을 맛보기 위해 한양 선비들이 천릿길을 마다않고 찾아왔다고 말한다.   진주 교방음식과 상차림을 재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이 씨는 "우리 고유의 음식을 만드는 것은 곧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새롭게 만들고 지키는 일"이라며 "진주의 교방 상차림은 지리산과 남해안을 낀 이곳의 농수산물이 풍부했기 때문에 맛을 맘껏 뽐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상차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손 끝에서 우러나는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교방 상차림 이 씨의 손끝에서 우러나는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교방 상차림은 대부분 궁중음식과 제철 따라 나는 신선한 향토음식으로 차려진다. 계절에 따라 지리산 자락과 남해안, 전국에 나는 명물들을 고루 수집해 익힐 것은 충분히 익히고, 삭힐 것은 충분히 삭혀 전통적인 양념의 묘를 살려낸다. 각종 자료와 전해오는 말을 통해 복원한 이 씨의 교방 상차림은 감히 입에 넣기가 아까울 정도로 음식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모양과 색을 자랑한다.   백봉령죽, 물김치, 신선한 야채와 홍시소스, 수수부꾸미, 삼색전, 생선회, 홍어와 삼겹수육, 3년 삭힌 김장김치, 조기구이, 서대구이, 가오리찜, 산나물 구절판, 신선로, 두부선, 호두장과, 죽순잡채, 더덕양념구이, 건구절 등 20~30가지 음식으로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다.   이 씨가 음식 하나하나를 가리키며 열심히 설명했지만 그래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언뜻 보면 그게 그 음식 같다. 복령이라는 약재를 넣어 만든 백봉령죽의 맛이 독특하다. 단맛이 있으면서도 담백한 맛이 혀끝을 유혹한다.   다른 음식 또한 저마다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고, 음식 하나하나가 맛깔스럽다. 쫄깃쫄깃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이 나기도 하고, 아삭아삭 씹히면서도 향긋한 맛이 은근히 코 끝을 자극한다. 단맛, 쓴맛, 신맛, 짠맛의 미각을 자극하는 색다른 절대미각의 체험이었다.   아리랑 한정식에서 직접 담갔다는 맑은 약주 한 잔을 곁들여 꽃잎처럼 아름다운 음식 이것저것을 집어 그 독특한 맛을 헤아리며 천천히 먹다 보니 많이 먹어도 배가 쉬이 불러오지 않는다. 아리랑 민속주를 곁들이다 보니 절로 조선시대의 선비로 되돌아간 듯한 풍류에 한껏 젖어든다. 진주 교방 상차림을 복원한 이소산 씨 최근 선보인 대장금요리 체험 프로그램이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대장금 요리를 맛보는 것은 물론 대장금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고 왕과 왕비 복장을 입고 수라상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궁중복식 입기 체험행사도 가진다.   드라마에 방영된 죽순채, 대하찜, 두부전골, 화양적 등 20여 가지 음식이 상에 오른다. 이 씨는 "'대장금요리' 맛을 보러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늘고 있고, 한결같이 감탄사를 연발한다"며 "우리 전통 음식이야말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전략적인 문화상품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Tip_아리랑 한정식   교방 상차림과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을 재현한 대장금 상차림, 가벼운 접대모임을 위한 아리랑 상차림, 점심특선 등으로 구별해 화려하고 정갈한 모습의 한정식을 선보인다. 4인 이상을 기준으로 1인분에 점심특선 1만2천 원, 아리랑 상차림 3만 원, 교방 상차림과 대장금 상차림이 각각 5만 원이다. 055-748-4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