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긴 겨울밤은 어니언 수프와 함께!

피나얀 2006. 11. 15. 17:42

 

출처-[매거진t 2006-11-14 08:00]



풍림아이원 CF의 어니언수프

우리나라 음식문화 역사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끼친 영향을 따져보자면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겠지만 가장 피부에 와닿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음식을 주문할 때 고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자세를 가진다는 것이다.

 

백반집이 아닌 ‘양식’ 레스토랑에서의 주문이라면 ‘돈가스나 정식’ ‘코스A’ 혹은 ‘같은 것으로’ 정도의 주문이 일반적이었던 때, 패밀리 레스토랑은 샐러드에 어떤 드레싱을 얹을 것인지, 스테이크에 사이드는 어떤 것을 곁들일지, 소스는 뿌려서 내줄지 따로 내줄지 등을 고객에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켰다.

 

그 덕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음식을 주문하는 방법은 예전보다 참으로 적극적이며 의사표현이 분명해졌다.

윤아씨, 수프는 때로 뜨거워야 해요

풍림아이원 CF

요즘 풍림 아이원 CF에 등장하는 송윤아 역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훈련받은 적극적인 주문방법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샐러드는 양파를 빼달라고 하고, 소스에는 시럽을 조금만 넣어야 하며, 치즈는 맨 위에 뿌려달란다.

 

아니, 스님이 드실 냉면 편육 바닥에 깔듯 치즈를 바닥에 깔고 샐러드를 만들어주는 집이 있단 말인가? 그건 그렇다 치고, 수프는 너무 뜨겁지 않게 하고 그릇을 데우는 것을 잊지 말라는 체크까지 해주니 그야말로 보통이 아닌 주문에 서버가 짜증이 살짝 날 법도 하다.

 

그런데 그녀의 깐깐하다 못해 까탈스러운 주문에도 썩 까다롭지 못한 것이 있으니, 바로 수프는 너무 뜨겁지 않게 준비해달라는 특이한 주문. 더운 여름날 차갑게 먹는 가스파초 같은 수프가 아닌 다음에야, 수프란 것은 자고로 뜨겁게 즐겨야 제 맛이 아니던가. 특히 요즘같이 쌀쌀한 날씨에는 아주 뜨거운 수프가 제격인데, 뜨거운 수프라면 또 어니언수프를 빼놓을 수가 없다.

프랑스에서 공연을 볼 때는 어니언수프와 함께

어니언수프는 프렌치 어니언수프라고 할 만큼 프랑스 사람들이 아주 좋아한다. 크고 작은 공연이 있는 프랑스의 극장 앞에는 공연이 끝날 무렵, 관객들의 출출함을 달래줄 노천 어니언수프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관객들도 공연을 본 뒤에는 어니언수프를 먹는 것 자체가 공연 관람의 완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구도 어니언수프를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프랑스 사람들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어니언수프는 양파의 달콤함이 그대로 농축된 수프에 바게트 한 조각과 치즈를 듬뿍 얹어, 안 그래도 뜨거운 수프를 오븐에 한 번 더 구워내는 수프다. 그렇다면 송윤아식으로 조금 더 깐깐하게 어니언수프를 주문을 해볼까?

 

도톰하고 오목한 수프그릇에 갈색이 나도록 달콤하게 볶은 수프를 담고 바게트를 오븐에 노릇하고 바삭하게 구워 수프 위에 얹는다. 그 다음 그뤼에르 치즈를 얇게 채 썰어 듬뿍 얹어주고 그 상태로 오븐에 넣어 치즈가 노릇하게 녹은 상태에서 바로 서브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만든 어니언수프는 뜨겁다 못해 지글지글거리는데, 그 한 그릇을 놓고 있으면 입김이 폴폴 나오는 겨울밤공기조차 훈훈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수프를 한 스푼 떠보면 촉촉한 양파와 살짝 늘어나는 치즈의 콤콤한 향기가 입안을 행복하게 해주는 느낌이 든다.

 

자, 이 정도면 겨울엔 역시 따끈한 수프를 먹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레스토랑에 가면 수프는 너무 뜨겁지 않게 라는 주문 대신, 가능한 뜨겁게 만들어 치즈를 듬뿍 얹은 어니언수프를 주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프랑스의 겨울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겨울밤에도 어니언수프가 제법 잘 어울린다.

어니언수프

재료>

 

양파 2개, 물 2컵, 치킨스톡 1개, 소금 1/2작은술, 설탕 1/2작은술, 모짜렐라치즈 2컵 내외, 바게트 2쪽, 월계수잎

 

1. 양파는 채 썰어 준비한다.

 

2.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를 넣고 갈색이 나면서 달콤하게 볶아준다.

 

3. 볶은 양파에 치킨스톡과 물, 월계수잎을 넣고 끓여준다.

 

4. 바게트는 동그랗게 잘라 기름 없는 팬에 구워준다.

 

5. 수프의 맛을 보며 소금,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6. 수프볼에 어니언수프를 담고 빵을 얹은 뒤 치즈를 올려 오븐에 구워낸다.

 

* 국내에서는 그뤼에르치즈가 그리 흔하지 않아 모짜렐라로 대신했다.

 

풍미는 다르지만 느낌은 비슷하므로 그뤼에르가 없다면 모짜렐라를 써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