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2006년 11월 25일(토) 8:46 [오마이뉴스]
겨울이라고 하기엔 이른 것 같고, 가을이라고 하기엔 늦은 것 같은 11월의 끝자락. 대문을 나서면 아름다운 단풍이 익을 대로 익은 듯 빨갛고, 노란색의 세상이 눈부시게 펼쳐진다.
높은 산의 단풍은 이미 져 버렸지만, 서울 도심의 단풍은 고운 자태를 뽐내며 겨울의 문턱 앞을 곱게 수놓고 있다. 겨울의 상징인 첫 눈은 이미 내린 지 오래되었지만 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남기고 가려는 듯 차곡차곡 쌓이는 낙엽이 미련 되어 발길에 차인다.
가을사진을 찍어보려는 생각으로 단풍으로 곱게 물든 단풍나무와 은행나무 그리고 잎이 무성한 플라타너스의 아름다운 모습을 찍다가 그만 중단해 버렸다. 내가 찍는 사진이 아름다운 가을의 모습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눈으로 바라보는 곳 어디든 늦가을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데 한정된 공간의 표현인 사진은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모독' 이라는 생각에 사진기를 호주머니에 다시 집어넣고 눈으로 가을의 향연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설악산이나 내장산의 단풍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올해는 바쁘기도 하고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아 산행은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고맙게도 서울 도심에서도 곱게 풀 먹인 듯 바삭거리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이 화려한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 느낌이다.
여름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던 플라타너스. 커다란 나뭇잎이 늦게까지 매달려있어 청소하는 미화원들을 끝까지 힘들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만큼 겨울의 삭막함을 막아주는 고마운 면도 있다. 절반도 안 떨어졌건만 플라타너스나무 터널 아래는 낙엽이 수북하고 미화원아저씨가 담아놓은 부대자루는 낙엽으로 배가 불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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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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