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르페르 2006-11-30 10:23]
전국시대를 거친 일본에서 성(城)의 의미는 남다르다. 영주가 거주하며 정사를 펼치는 곳이었으며 전시에는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난공불락의 요새이기도 했다. 일본에 존재했던 대부분의 성들이 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파괴됐지만 마쓰모토 성은 지금도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400년의 비밀을 간직한 성곽도시
섬뜩한 칼날이 오가며 피비린내 나는 사무라이 영화에서 성은 꼭 등장한다. 전국시대 영주들의 패권경쟁의 장소였기 때문에 승리와 패배의 순간은 항상 성에서 결정됐다. 성의 함락은 패배를 의미했으며 영주와 가신들의 멸족(滅族)으로 이어졌다. 그 유명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다 노부나가도 성에서 울고 웃었으며 이후 성에서 생을 마감했다.
세계사를 보면 전쟁 중에 산업과 기술은 꽃을 피운다. 전시상황에서 영주와 무사들이 죽음을 넘나드는 장소였던 일본의 성들은 건축학적 측면에서 감탄할 만큼 완벽하다. 전국시대의 상징물인 성은 일본의 웬만한 도시마다 있다. 그동안 일본을 돌아보면서 대도시의 화려함을 쫓느라 성 관람을 등한시한 여행자라면, 마쓰모토를 찾았을 때 반드시 성을 보아야 한다.
마쓰모토의 성은 특별하다. 현대 과학이 손대지 않았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 일본 내에는 현재 50여 개의 성이 있지만 원형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불과 7개밖에 없다. 대부분 전쟁 중에 소실된 후 복원된 것이다. 원형보다 더 완벽하게 만들었을지는 모르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진다.
히메지(姬路) 성, 이누야마(犬山) 성, 히코네(彦根) 성과 함께 일본 국보로 지정된 마쓰모토 성은 1594년 완공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부분의 성들이 그렇듯 전국시대에 건축이 됐기 때문에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방어를 위한 그들의 노력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성곽을 둘러 판 해자를 가로지르는 선홍색 다리는 성 내부와 바깥세상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외부는 조총 공격에 대비해 두텁게 지어졌으며 성벽을 타고 올라오지 못하도록 구조물까지 고안됐다.
마쓰모토 성의 백미는 역시 30m 높이의 덴슈카쿠(天守閣)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흰색과 검은색이 혼합된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곳곳에 생존의 절박함이 묻어 있다. 겉보기에는 5층 건물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비밀의 1층이 숨어 있다. 창문까지 작게 만들어 음산한 느낌까지 드는 이 공간은 무사들이 모이는 곳으로 일본 역사의 비극을 떠올리게 한다.
성을 다 보았다면 나머지 관광은 한결 쉽다. 마쓰모토 성에서 도보 30분 안팎의 거리에 모든 관광지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도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현대식 쇼핑몰은 잠시 외면하자. 옛날의 모습이 담겨있는 학교, 미술관, 박물관과 2천m가 넘는 고원들은 마쓰모토가 아니면 보지 못한다.
지난 1876년 설립돼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서구식 소학교 큐카이치 학교는 마쓰모토 성과 함께 여행자들이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시립박물관, 시계박물관, 고등학교기념관은 마쓰모토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들이다.
자전거 택시인 벨로택시는 가격도 저렴해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벨로택시는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운행되며 2명까지 탈 수 있다. 요금은 한 구간에 200엔으로 자전거에 전동기능을 추가한 친환경적 교통수단이다. 알뜰 여행객들은 시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녀도 좋다.
Tip_소바를 만들어보자!
일본인들이 국내여행을 하면서 향토음식으로 제일 많이 구입하는 품목은 단연 소바다. 라면 이상으로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소바는 지역마다 만드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매년 전국대회를 개최, 최고의 소바를 선정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마쓰모토 소바는 면발의 탄력이 높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많이 구입한다. 마쓰모토 시내에 있는 '소바 도코로오자와'에서는 30m 지하수로 소바를 만들며 방문객들이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코너도 마련돼 있다.(0263-25-3030)
|
'♡피나얀™♡【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의 숨겨진 뒷골목 엿보기④ 꼭 알아두어야 할 것 (0) | 2006.11.30 |
---|---|
일본의 숨겨진 뒷골목 엿보기③ 리틀 교토, 다카야마 (0) | 2006.11.30 |
일본의 숨겨진 뒷골목 엿보기① 옛날의 향수, 가나자와 (0) | 2006.11.30 |
크로아티아의 숨겨진 지상낙원, 두브로브니크 (0) | 2006.11.30 |
겨우 남은 갈대의 인생론을 들으라 (0) | 2006.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