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세계일보 2006-12-11 09:36]
지난 9일 북한산 비봉(해발 556m) 능선에 올랐다가 ‘설국(雪菊)’을 만났다. 소나무 잎새마다 눈이 덮여 있는 것이 영락 없는 흰색의 국화다. 형언할 수 없는 감흥이 가슴에 인다. 서둘러 디카를 꺼내 몇 컷을 눌렀다. 새벽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이 “여간해서 볼 수 없는 풍경”이라며 즐거워한다.
아직 어둑어둑한 오전 7시쯤 서울 은평구 진관외동 소재 삼천사 매표소를 통과했다. 삼천사 계곡을 오르면서부터 등산로에 희긋희긋 눈이 보이는 것이 예감이 좋았다. 비봉코스로 접어들어 사모바위까지 오르자 온 산이 눈꽃 천지다.
비봉 능선 위로 눈이 적당히 내린데다, 소나무 잎새마다 눈이 절묘하게 덮여 ‘설국’을 연출한 것이다. ‘눈 국화’는 비봉과 향로봉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피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등산객들이 설국 터널로 하얀 김을 내쉬며 지나다닌다. 저마다 얼굴에 화색이 돈다.
이른 아침부터 비가 조금씩 뿌린 탓인지, 산안개가 자욱해 50m 너머는 뿌옇다. 사과 한 개를 깎아 먹으니 꿀맛이다. 이럴 때는 커피 한잔도 제격이다. 운무로 시계가 짧은 데다, 바위 위의 눈이 완전히 녹지 않아 비봉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장군봉’이라고 추측되는 바위 위에 서서 잠시 사색에 잠겼다. 설국의 백미를 눈으로, 가슴으로 마음껏 감상한 뒤 향로봉 북쪽능선으로해서 하산 길로 접어들었다. 해발 200m 지점인 선림사 뒤쪽 봉우리까지 내려오니 그제사 운무 지대에서 벗어나 아파트며 집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선림매표소를 빠져나오니 불광2동이다. 불광2동에서 바라본 북한산 자락의 나즈막한 바위 산들이 운무 밖으로 살포시 모습을 드러낸 채 또다른 운치를 자아낸다.
▲ 산행코스 : 삼천사매표소 ∼ 삼천사 ∼ 삼천사 계곡 ∼ 비봉능선 ∼ 사모바위 ∼ 비봉 ∼ 향로봉 ∼ 향로봉 북쪽 능선 ∼ 선림매표소. (5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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