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건강】

`트랜스 지방' 먹구름 드리운 식탁

피나얀 2006. 12. 13. 23:00

 

출처-[연합뉴스 2006-12-13 05:01]



소비자 관심 높지만 제품엔 표기 없어 `불안'

엄마들 "직접 만들어 먹이자" 공감대 확산

 

`트랜스 지방'(trans fat)으로 인한 주부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트랜스 지방은 최근 성인병과 비만 등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유해성이 꽤 많이 알려졌지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 제품에는 함유량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패스트푸드와 빵, 쿠키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식품에 많이 들어 있지만 어떤 것을 골라 먹여야 할지 자녀를 둔 부모 심정은 막막할 따름이다.

 

최근 미국 뉴욕시가 식당의 트랜스 지방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세계적으로 규제가 잇따르고 있으며 한국은 내년 12월에야 트랜스 지방의 함유량 표시가 의무화될 전망이다.

 

◇ 불안한 주부들 =

 

경기도 안양에 사는 주부 정선경(32)씨는 얼마 전 한 백화점이 운영하는 요리학원에 등록하고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전기오븐과 튀김기를 구입했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을 알게 된 뒤 5살짜리 딸 아이에게 직접 간식을 만들어 주기로 마음먹었다.

 

트랜스 지방의 실체가 알려지면서 이처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주 식단은 물론 간식까지 직접 요리를 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유치원생 딸을 둔 김영지(36.여.서울 봉천동)씨는 "남편과 딸이 입맛이 까다롭기 때문에 남편에게는 도시락을 싸주고 아이에게도 집에서 만든 햄버거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 `트랜스 비만' 공포 =

 

트랜스 지방은 20-30대에게 비만의 최대 적으로 꼽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극장에 갈 때면 어김없이 팝콘을 샀던 회사원 김태주(28.여)씨가 영화감상 습관을 바꾼 것도 트랜스 지방 때문이다.

 

김씨는 "잠시 느끼는 즐거움보다 몸에 끼치는 해악이 더 크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기름기 있는 음식을 꺼리게 됐다"며 "이 참에 아예 군것질을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체중 때문에 고민인 남모(34)씨 역시 즐겨먹던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끊고 값이 3-4배 더 비싼 수제(手製) 햄버거집을 찾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서울 삼청동의 한 수제 햄버거집은 얼마 전 부터 예약을 안 하면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 "식품회사 노력 태부족" =

 

국내 식품업계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트랜스 제로'(트랜스 지방 함유량이 0에 가까운 상태)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서울환경연합 이지현 국장은 "법안을 통해 트랜스지방을 추방하는 것보다 식품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노력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며 "소비자는 (식품에)트랜스지방 같은 유해물질이 얼마나 들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업체들은 식품의 트랜스 지방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정의 박명숙 국장도 "식품업체들이 트랜스지방 함유량을 감추려고 한다면 `정크 푸드'란 인식 때문에 매출이 계속 줄고 있는 패스트푸드 업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광고비를 트랜스지방을 감소시키는데 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말 시행될 트랜스지방 표시 의무제 대상 식품에 패스트푸드와 케이크, 도넛 등이 빠져 있는 만큼 정부는 이들 식품을 포함시키는 등 표시 의무제 대상 식품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