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2006년 12월 23일(토) 9:27 [뉴시스]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치아를 지키는 길입니다”스트레스는 치아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치아 교합 전문의들은 스트레스가 치아 건강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트레스가 충치의 발생을 쉽게 하는가 하는가 하면 치아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치아에 주는 악영향은 이갈이, 이 악물기, 구강건조 등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이 증상들이 되돌릴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번 잃어버린 치아는 결코 다시 돌아올 수 없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는 것이 오래도록 자기치아를 가지고 오래 살 수 있는 비결이 될 수도 있다는 전문의들의 경고는 많은 스트레스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결코 흘려들을 수 없는 충고다.
◇이 악물고 살면 공부해라?
크게 잘못된 조언경희 동서신의학병원의 이성복 교수는 스트레스가 치아에 주는 악영향으로 구강악습관을 꼽았다. 즉 스트레스가 좋지 않은 습관을 발생시켜 치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구강악습관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낮에 영향을 주는 이 악물기, 밤에 영향을 주는 이갈이, 그리고 치아의 이물감에서 비롯되는 혀로 밀어내기다.
사람들은 무언가 긴장하거나 어떤 것을 열심히 하고자 할 때 ‘이를 악문다’라고 한다. 그러나 이 교수에 따르면 이것은 매우 좋지 않은 습관 중에서도 수위를 달리는 습관이다. 그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공부 할 때 이 악물고 공부하라고 하는데, 이는 엄청나게 잘못된 충고다”라고 경고 한다.
사람의 치아는 활동 중에는 90%이상 사이가 자연스럽게 떨어져 있어 무리를 주지 않게 되어있다. 힘들거나 초조할 때는 쉽게 이를 악무는 사람들이 있는데, 30초만 악물고 있어도 쉽게 피로가 오며 근육통 두통을 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치아 자체에도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다. 식사를 할 때 턱이 악무는 힘은 200㎏이상이다. 40대 이상의 환자들 가운에 치아에 금이 가는 현상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치아에 특수한 약물을 이용해 테스트 하면 치아에 금이 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미세한 균열이지만 씹을 때마다 떨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하며 신경관까지 타격을 줄 수 있다.
부작용으로 씹을 때마다 근육에 통증이 생기는 저작근통이 생기며 심하지면 뿌리까지 타격이 진행되면 신경을 죽이는 치료를 받거나 일부를 깍아내고 치아 위를 덮는 보철물을 씌워야 한다.
◇이갈이가 치아에 주는 타격은 무려 1톤!
스트레스가 주는 타격 중에서 밤에 나타나는 이갈이는 치아에 더욱 치명적이다.
이갈이는 위아래 치아가 서로 닿는 부분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낮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피곤하면 이를 가는 현상을 보인다. 이는 주변인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본인에게는 치아를 안전히 깨뜨릴 수 있는 좋지 않은 습관이다.
밤에 이갈이를 할 때 발휘되는 힘은 의식이 있을 때 발휘하는 힘의 6배. 정상적으로 음식을 씹을 때 턱이 발휘하는 힘이 200㎏이라고 하면 무려 1t이 넘는 힘이다. 치아가 깨져 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금 등의 보철물까지도 깨뜨리기에 충분한 힘이다.
재미있는 것은 낮에 이갈이를 하려고 해도 정상적으로는 흉내를 내는 이상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즉, 1t이 넘는 힘을 발휘하는 것은 소위 ‘멀쩡한 정신상태’로는 이를 갈 수 조차 없다.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측두통, 편두통 등이 있다. 자고 일어난 뒤에 원인도 모르는 두통이 있다면 이갈이를 하는 습관이 없는지 의심해 볼 만 하다.
현재 이갈이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연세치대의 김성택 교수는 “피로한 이들이 쉽게 이를 가는 것은 여러 가지 실험결과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뇌의 운동중추의 이상으로 인해 생길 수 있다고 짐작하는 것 뿐이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갈이가 스트레스와 관계가 있다는 것은 대부분의 전문의들이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치료 방법도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보다는 잠들기 전에 스플린트라 불리는 장치를 입에 물거나 보톡스를 턱관절근육에 주사해 힘을 빼 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보톡스 사용은 제한된 경우에 사용하는 것으로 3개월이나 6개월 정도에 한번 단기적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보톡스의 사용은 미용 용도로도 쓰인다는 점이다. 보톡스가 가지고 있는 독소가 근육을 무력화 시켜 심한 이갈이나 이 악물기로 인한 비정상적으로 발전한 턱 근육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인의 강하게 ‘씹는’ 식습관 때문에 유독 잘 나타나는 사각턱의 해소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보톡스 시술은 미용 용도로도 많이 사용된다.
◇긴장해서 침이 마르면 충치 발생 용이해져
혀로 치아를 밀어내는 습관도 치아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치아에 무언가 끼어 있다는 이물감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이 습관은 치아의 뿌리까지 영향을 끼쳐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는 구강악습관외에 세균의 발생을 활성화시켜 충치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치아우식증이라 불리는 충치는 침과 많은 관련이 있다.
뿌리깊은치과 서봉현 원장에 따르면 침에는 IgA(면역 글로부린 A)이 많이 들어 있어 구강내에 있는 세균을 죽이는 것 뿐 아니라 치아를 씻어내는 세정효과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침이 마르는’ 증상이 쉽게 나타나게 된다.
침이 마르는 증상은 스트레스 뿐 아니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혹은 약의 복용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서 원장은 “시중에 판매되는 약 중 약 60%가 입을 마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충고한다.
특이한 경우로는 끈적거리는 점액성 침이 분비되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는 치석의 발생을 유도할 수도 있다.
입안이 잘 마르는 사람의 경우 간이 치료법으로 인공타액을 쓰거나, 상황이 안될 때는 물을 사용해 자주 입을 헹궈내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치아 건강은 치과의사에게
스트레스가 몸에 주는 악영향은 많이 연구돼 왔으며 이에 대한 치료법도 다양하게 연구된 바 있다. 그러나 일단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이갈이 등은 스트레스의 치료만으로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
낮에 나타나는 이악물기, 혀로 이 밀어내기 등은 습관도 의식적으로 고치고자 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의의 도움을 얻어 도구를 사용하거나 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밤에 나타나는 이갈이 습관은 완전한 무의식 상태에서의 습관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줄었는데도 차도가 없다면 꼭 교합을 다루는 치과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침이 마르는 증상 역시 전문의들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적이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정신 건강 뿐 아니라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신체적인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연휴 기간 하루만이라도 모든 것을 잊고 휴식을 취하거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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