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뽀드득, 뽀드득…' 잠시 세상을 잊다

피나얀 2007. 1. 16. 19:54

 

출처-[노컷뉴스 2007-01-16 10:54]




태백산을 오르다

 

태백시를 관통해 서둘러 태백산으로 향한다.

 

태백은 유난히 눈발이 거세다. 차창으로 빗물처럼 떨어져 문을 열고 나가면 눈발이다. 곳곳에 '태백산도립공원'이라는 이정표가 선명해 쉽게 찾을 수 있다. 도립공원 푯말을 뒤로 하고 무작정 산길로 향한다.

 

4시간이면 충분…가족산행 코스

 

이 험한 산길을 홀로 오른다는 건 미친 짓이다. 내가 생각해도 미쳤다. 그래도 꼭 오르고 싶었다. 새해 첫날이니 나도 뭔가 기원할 게 있지 않겠나.

 

의욕만 앞세우고 운동화에 달랑 아이젠만 차고 눈발을 헤치고 오른다. 걸음을 뗄 때마다 알싸한 칼바람과 함께 눈발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청명하다. 시원한 기운이 온몸에 가득 차 온다.

헉헉거리며 기어이 천제단(天祭壇)에 오른다. 시계를 보니 오후 4시다. 정상에서 바라본 태백산의 속살은 너무나 눈부시다.

 

온통 눈꽃이다. 눈밭이다. 눈세상이다. 태백은 겨울이 제격이다. 한참을 혼자서 눈사람이 되고, 눈꽃이 된다. 이 맛에 겨울산에 오르는 것일게다.

 

태백산은 강원도 태백시와 영월군, 경상북도 봉화군과 경계를 이루는 해발 1567m의 명산으로 백두대간의 중추이자 국토의 모산이다. 태백은 '한밝뫼', '한배달'이란다.

 

아무튼 크고 좋은 땅이란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고 하산까지 4시간이면 충분해 가족 산행으로도 손색이 없다.

 

천제단은 태백산 정상에 있는 높이 3m, 둘레 27m, 너비 8m의 제단이다.산 정상에 이 같은 규모의 제단이 있는 곳은 태백산이 유일하다. 고문헌과 구전에 의하면 신라, 고려, 조선, 구한말에도 지역 수령과 백성, 애국지사들이 이곳에서 천제를 올렸다고 한다. 지금도 10월 3일 개천절에 이곳에서 천제를 지내고 있다.

 

주목의 '눈꽃'… 비교할게 없어

 

시야에 '주목(朱木)'에 핀 눈꽃이 들어온다. 나무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데 새삼 감탄을 연발할 수밖에.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몰과 낙조가 그만이다. 이제 서둘러 하산할 일만 남았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이 군락을 이룬 곳. 눈꽃이 핀 주목은 태백산 설경을 전국에서 최고로 만드는 주인공이다.

 

태백산에는 모두 3000여 그루의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우리나라 주목 서식지 중 가장 넓은 곳이다. 산 정상인 천제단을 중심으로 유일사(柳一寺)에서 올라오는 능선 중간과 문수봉으로 가는 중간에 군락지가 있다.

 

태백은 숨어 있되 시들지 않은 청정한 자연의 맛이다. 쩡쩡하게 얼은 속살로 튕겨져나와 때묻지 않은 겨울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는 곳이다.

 

⊙ 먹을거리

 

태백산 한우는 해발 650m 이상의 고지대에서 맑고 청정한 환경 속에서 자라 신선한 육질을 자랑하는 최상급의 한우이다.

 

태백지역의 닭갈비는 고구마, 떡, 냉이 등을 쇠판에 넣고 육수를 부어 끓이는 독특한 방식의 요리로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여 가족건강식으로 그만이다.

 

산채비빔밥은 낮에는 따뜻하고 밤에는 추운 고산지대의 기후로 자란 태백의 다양한 산나물로 버무린다. 부드럽고 담백한 산향기를 그대로 머금은 맛이다.

 

감자수제비는 태백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자가루를 밀가루와 혼합 반죽해 김, 깨, 계란 등 고명을 얹어 먹는 태백 고유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