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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2007-01-25 10:31]
퇴근 시간이 다가오는데…앗! 창 밖에 눈이 내린다. 마음이야 진작에 눈꽃 여행 기차를 탔거나 로맨틱한 펜션의 창가에 기대있지만, 현실은 정작 퇴근 후 차 한 잔 할 곳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명동이나 덕수궁 돌담길 말고 부부끼리, 연인끼리, 눈 오는 이 밤에 가볼 만한 곳 어디 없을까. 서울 시내 각 지역에서 오래 살거나 일한 이들이 눈 오는 밤이면 더욱 예뻐지는 도시의 설경(雪景) 명소를 소개한다.
▒ 방배동성당 ▒
김형중(문화마케팅업체 ‘엔스토리’차장)
우면산 자락과 예쁜 성당이 어우러져 고요한 눈 나라 풍경이 펼쳐진다. 보통 밤 10시쯤까지는 성당 조명을 켜둔다. 성당 앞 주차장과 운동장에 벤치가 마련돼 있어 여유롭게 앉아 성당 위로 하늘하늘 떨어지는 눈을 바라보기 좋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 성당이 있어 차가 많이 오가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성당 1층에는 자판기가 있는 약 70석의 ‘만남의 방’이 있는데 신자가 아니라도 들어갈 수 있다. 평일 오후 6~7시쯤 미사가 끝나는 시간과 주말에는 사람이 많은 편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 2번 출구, 경남아파트 방향으로 도보 10분.
▒ 남산 N타워 ▒
박지우(랜덤하우스코리아 북에디터)
얼마전 새롭게 단장한 남산 N타워.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지만, 백미는 역시 케이블카다.
N타워 도착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가면 눈이 흩날리는 서울 시내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단 이용료(7000원)가 약간 부담스럽다. 굳이 올라가지 않고 광장층(1층)에서 즐기는 야경도 근사하긴 마찬가지다. 예쁜 의자들이 놓여 있어 편안히 앉아 눈 구경을 할 수 있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 3번 출구에서 퍼시픽 호텔 오른쪽 길로 걸어서 약 10분 올라가면 케이블카 탑승장(02-753-2403)이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불면 운행을 하지 않으므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오전 10시~밤 11시, 왕복 7000원.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2번·4번 출구나 3호선 동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02번 순환버스를 타도 된다.
▒ 와룡공원 ▒
강원호(종로구청 기획예산과)
성균관대 다산경제관 쪽문으로 나가 계속 올라가면 오솔길이 나온다. 여기가 종로의 숨겨진 명소, 와룡공원의 시작이다. 이 길을 따라가면 나무 숲길을 지나 고즈넉한 정자가 나온다. 정자에서 한 숨 돌리고 천천히 나무 계단을 따라 다시 오르면 와룡공원 정상이다. 서울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성곽을 따라 내려가면 성균관대 후문으로 통한다. 쉬지 않고 걸으면 20분 정도 걸리고 경사가 완만해 눈 오는 날도 부담되지 않는다. 가로등은 해진 후부터 밤새 켜져 있다.
예전에는 차로 갔다가 성균관대 후문에서 U턴해 돌려 나와야 했지만 지난해 터널이 뚫리면서 근사한 드라이브 코스가 탄생했다.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감사원 쪽으로 올라가 성균관대 후문을 따라가면 와룡공원길이 시작된다. 터널을 지나 길 따라 내려가면 국민대 쪽으로 나온다.
▒ 예술의전당 ▒
최서연(홍보대행사 ‘피알게이트’과장)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는 거의 매일 공연이 열리기 때문에 운치 있는 조명이 밤 늦게까지 꺼지지 않는다. 야외 음악당으로 가는 계단을 따라 우면산 자락을 보며 기분 좋은 산책이 가능하다. 공연이 없는 날도 일반인이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음악당과 서예관 사이에 있는 ‘음악광장’에는 벤치가, 서예관 옆에는 가건물로 된 ‘모차르트 카페’가 있으므로 지친 다리를 쉬자.
오페라극장 뒤쪽 길을 따라가면 아담한 연못 ‘우면지’가 나온다. 긴 대리석으로 된 벤치가 6개 놓였다. 예술의전당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예술의 전당)역 5번 출구로 나와 걸어가거나(약 5~10분 소요) 예술의전당 셔틀버스, 초록(지선)버스 12번, 4429번을 탄다.
▒ 상수동 카페 ‘노말’ ▒
허병두(숭문고 국어 교사)
강변북로 서강대교 부근에 건물 전체가 한강이 보이는 카페로 채워진 ‘카페 건물’이 있다. 6층에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 ‘노말’에 앉아 눈이 내리는 저녁 풍경을 보고 있자면 서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스레 감동하게 된다.
날씨가 추운 날은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눈이 쌓인다. 예약은 전날만 받는다. 창가 쪽 자리가 없다면 ‘고센(5층·02-332-5909)’, ‘괴르츠(7층·02-336-1745)’ 등 같은 건물에 있는 다른 카페를 이용해도 된다.
준벅, 피나콜라다 등 20여종 칵테일 1만원, 해물스파게티 1만5000원. 강변북로 일산 방향 서강대교 다리 밑에서 우회전 후 오른쪽 빠지는 길에서 왼쪽으로 J&C 빌딩. (02)337-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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