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돼지가 찹쌀물에 빠진 날

피나얀 2007. 2. 1. 01:37

 

출처-[한겨레 2007-01-31 17:48]




입속에서 바삭하게 부서지는 고기 튀김과 새콤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입을 즐겁게 하는 탕수육은 자장면과 더불어 중국식당의 대표적인 메뉴.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 메뉴(?)이기도 하다.

 

사실 탕수육의 조리법은 별로 어려울 것도 없지만 집에서 만들다 보면 고기튀김의 그 바삭한 맛이 나지 않고 자칫 눅진눅진해지기 쉬워서, 손수 만들어 먹기보다는 사 먹는 메뉴로 인식되어 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핫이슈가 되어온 트랜스지방산 문제로 인해 사 먹는 탕수육마저도 꺼림칙해졌다.

 

트랜스지방산은 액체 상태의 식물성 지방을 보관하거나 이동하기 편리하게 하도록 고체로 만들 때 생기는 것. 실온에서는 고체이지만 열을 가하면 액체상태로 변하는데 이를 섭취할 경우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단백질(LDL)이 사람 몸에 쌓여 동맥경화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버터 대용으로 쓰이는 마가린이나 튀김기름으로 쓰는 쇼트닝 등에 많이 들어 있지만 문제의 마가린이나 쇼트닝 등은 사용하기 편리하고 값이 싸기 때문에 과자나 아이스크림의 원료로 널리 이용될 뿐 아니라 튀김류를 내놓는 식당에서도 많이 쓰고 있다.

 

쇼트닝의 경우, 쓰기도 편하지만 식용유로 할 때보다 훨씬 더 바삭바삭해져 식감도 좋고, 고소한 풍미가 더해질 뿐 아니라 식어도 금방 눅진눅진해지지 않아서 맛만으로 볼 때는 그 유혹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그 좋은 예가 감자튀김. 집에서 식용유로 감자를 튀기면 튀겨낸 직후엔 맛이 있지만 조금만 식어도 식감이 확 떨어진다. 하지만 밖에서 사 먹는 것은 식어도 여전히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나, 손길이 갈 수밖에 없다.

 

“트랜스지방산이 건강에 좋지 않고,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튀김을 먹으면 비만이 걱정되니까, 아예 안 먹으면 되잖아” 하고 단정지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먹지 않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분명 지방질도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영양소. 이럴 때는 현명하게 골라먹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탕수육을 가정에서 깨끗한 식용유로 바삭바삭하게 튀겨서 새콤달콤한 소스에 버무려 식탁에 올려보자.

 

탕수육을 만들 때 쓰는 돼지고기는 안심 등 기름기가 적은 부위가 좋고 밑간을 충분히 한 다음 튀겨내면 외식 못지않은 멋진 가족메뉴가 된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분 대신에 쌀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서 튀김옷으로 쓴다는 것. 그렇게 하면 쇼트닝에 튀기지 않아도 바삭바삭하게 맛있는 탕수육을 즐길 수 있다.

 

찹쌀가루와 쌀가루는 대형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덜 튀겨지면 날가루 냄새가 날 수도 있으므로 충분히 튀기는 것이 맛있게 만드는 요령이다. 돼지고기를 잘라서 가볍게 방망이로 밀어서 얄팍하게 펴준 후 밑간하여 튀기면 더욱 바삭바삭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재료

 

돼지고기(안심부위) 600g, 찹쌀가루 1컵, 쌀가루 1컵, 식용유 적당량, 오이 조금.

 

밑간 재료: 생강가루 1작은술, 후춧가루 1작은술, 소금 약간

 

소스 재료: 설탕 2큰술, 물 ½컵, 간장 2작은술, 식초 1큰술, 물녹말 1큰술

 

만드는법

 

⑴ 돼지고기를 5~7㎜ 두께로 썰어둔다.

 

⑵ 생강가루와 후춧가루, 소금으로 밑간을 해서 30분간 재워둔다.

 

⑶ 쌀가루와 찹쌀가루를 합쳐둔다.

 

⑷ 돼지고기에 간이 배면 합쳐둔 찹쌀가루와 쌀가루의 절반을 덜어내 묻힌다.

 

⑸ 나머지 가루에 물을 넣어 걸쭉하게 튀김옷을 만든다.

 

⑹ 170℃ 정도의 튀김기름에 튀김옷을 묻힌 고기를 2번 튀긴다.

 

⑺ 소스 재료를 모두 섞어서 끓인다.

 

⑻ 접시에 튀긴 고기를 담고, 소스를 살짝 끼얹어 준다

 

남은 튀김기름은 이렇게

 

튀김을 하고 남은 기름이 아깝다고 생각한다면 쓰고 남은 기름을 적절하게 활용해보자. 튀김 하고 난 직후의 뜨거운 기름을 올이 촘촘한 망에 거른 후 마늘기름이나 고추기름을 만드는 것이 그 하나. 뜨거운 기름에 편으로 썬 마늘을 넣어 향을 낸 다음 걸러낸 마늘기름은 볶음요리에 매우 유용하다. 고추기름도 마찬가지. 고운 고춧가루를 뜨거운 기름에 넣었다가 예쁜 색과 매운 맛이 우러나면 걸러서 사용한다.

 

또 고추기름이나 마늘기름을 만들 생각이 없더라도 쓰고 남은 기름은 촘촘한 망에 걸러 찌꺼기를 제거한 후 부침이나 볶음용 기름으로 써도 무방하다. 기름의 산패가 걱정된다면 냉장고 안에 넣어두고 쓰는 것도 좋은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