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07-02-01 10:16]
>>전남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
눈이 내리면 눈가루 또한 바람의 세기에 맞춰 춤을 추다 사르르 내려앉는다. 그 섬세한 풍경은 홀로 음미해야 제 맛이 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은 대나무 숲 사이로 이어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어깨와 허리가 대나무처럼 절로 펴진다. 일부러 쓸쓸해지고 싶을 때, 쓸쓸해졌다가 조용한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주는 대숲을 걸어보자. 입장료 2000원. 오전 9시~오후 7시. (061)383-9291, www.bamboopark.co.kr
오랜 시간 곰삭은 젓갈로 유명한 곰소항은 김장철에 북적거린다. 철 지난 지금은 그저 조용한 포구일 뿐. 변산반도 남쪽에 포근히 안긴 포구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곰소 염전에도 정적만이 감돈다. 인적 없는 소금판 위엔 새하얀 구름들만 동동 떠다닌다. 특히 눈을 흠뻑 맞은 염전, 혹은 잔뜩 흐린 날의 염전은 더욱 외로워 보인다.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기려는 사람들이 포구 끝에 자리한 세 그루의 소나무 옆 벤치에 앉았다가 간다. 곰소항 옆에는 바닷가 방파제를 따라 공원 조성 공사 중이다. 파도가 출렁이듯 구불구불 이어진 산책로 사이로 망망대해를 떼 지어 헤엄치는 돌고래 조각품이 눈길을 끈다. 아직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들도 거의 없어 고독을 질겅질겅 씹기에 그만이다. 곰소항의 별미는 젓갈백반(1인분 7000원선). 작은 종지에 담긴 젓갈이 10여 가지 정도 나온다. 한 가지씩 집어 먹는 동안 혼자서도 밥 한 그릇 뚝딱 비우게 된다.
20여만 평에 달하는 넓은 들판에 갈대밭이 펼쳐진 줄포자연생태공원(곰소항에서 차로 15분 거리)도 혼자 찾기에 좋다. 갈대숲 보호구역에 생태공원을 조성 중인 곳으로, ‘갈대숲 10리 길’을 비롯해 야생화단지, 은행나무 숲길 등 자연의 향기를 음미하기엔 그만이다. 이곳엔 입구를 가로막으며 입장료를 받는 이도, 들고나는 시간을 간섭하는 이도 없다. 2008년 11월 완공 전까진 무료 개방이다. 갈대 숲을 헤매다 보면 막다른 길이 나오기도 한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돌아 나오다 보면 갈대가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다. ‘길이 아닌 길을 가보는 것도 인생’이라고. 갈대숲 사이로 떨어지는 해가 공원을 붉게 물들이면 낮선 땅에 홀로 서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순도 100%의 적막과 고독이 기다린다. 문의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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