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건강】

자주 직장옮기는 당신, ADHD?

피나얀 2007. 2. 16. 19:58

 

출처-[스포츠서울 2007-02-16 09:38]



김동화(33세, 가명)씨는 이력서가 아주 길다. 자리를 잡지 못하고 3~4개월마다 직장을 옮긴 탓이다. 어려서 ADHD를 앓았던 것이 치료되지 못하고 성인이 되서도 영향을 끼치는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최근의 김 씨는 그래도 제법 사회생활을 할 만 하다. 치료를 받는 이유도 있지만 싫증나지 않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는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즐겁다”고 이야기 한다.

 

최근 성인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주의력결핍장애)가 화제다.

 

소아ADHD가 발전, 성인까지 이어지는 정신질환의 일종인 성인ADHD는 직장을 자주 옮기거나 맡은 일을 끝내지 못하고 헤메는 형태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과잉행동장애로 나타나기 보다는 장점을 살리는 다양한 형태의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 ADHD는 없어지지 않고 변화

 

ADHD는 주로 어린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부주의성, 과잉행동, 충동성이 특징이다. 그러나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과 홍현주 교수에 따르면 50%는 성인이 돼서도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성인ADHD는 아동ADHD와는 달리 나름대로의 적응방법이 개발되거나 드러나는 증상들이 다른 형태로 드러나는 차이점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ADHD의 주된 특성인 과잉행동은 감소하지만 없어지기보다 변화한다. 예를 들어 어릴 때는 별 목적 없이 지나치게 뛰어다니고 기어오르는 등의 형태로 나타나던 것이 성인이 되면 조용하고 지루한 일을 잘 견디지 못하고 활동적인 일만 잘하는 식으로 변할 수 있다.

 

즉 과잉행동으로 표현되기 보다는 가만히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해 회의시간이 불편하게 느껴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활동적인 직업을 선택하거나 두 가지 직업을 가지고 바쁘게 일을 하는 등의 워커홀릭(Workaholic:일중독)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적응방법을 익히기도 한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싫어했던 아이는 성인이 되어 다양한 집을 돌아다니는 부동산 중계업을 하면서 편해지기도 하고, 엄청나게 말이 많았던 아이는 라디오 아나운서가 되기도 한다.

 

홍현주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일률적인 행동을 강요받던 학창시절에서는 부적응으로 보여졌던 증상들이 적절한 직업을 선택하면서 장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한다.

 

◇ 부적응성은 더 심해지기도

 

물론 장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부적응성은 보다 명백해지기도 하는데, 잘 잊어버리고, 실수가 많고 시간계획을 잘 잡지 못한다거나 일의 시작과 마무리, 전환을 잘 하지 못하는 특징이 부각되기도 한다.

 

성인 ADHD는 흔히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행동이 앞서는 것, 즉홍성, 강한 자극에의 탐닉으로 나타난다. 이로 인해 사고가 잦기도 하고, 직업을 자주 바꾸며 인간관계의 불안전성, 카페인이나 알코올 중독 등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체계적인 계획을 잘 세우지 못하고 문제 해결 방식이 매우 단순하고 충동적이며 중구난방식이기도 하다. 결국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하지만 실제로 끝까지 마무리 하는 일이 적다.

 

홍현주 교수에 따르면 어떤 성인ADHD환자는 위와 같은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때, 엄격한 규칙과 계획을 세워서 강박적일 정도로 지키기도 한다. 이 경우는 완전히 반대되는 현상으로 어떤 융통성도 찾아 볼 수 없다.

 

주변에서 이에 대해 불평을 하거나 조금이라도 변화를 요구하면 자신은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다고 한다. 홍 교수는 “이 사람에게는 정한 규칙을 그대로 따르든지, 못하든지 사이의 선택일 뿐이다”라고 전한다.

 

◇ 특징 살리면 장점으로 '승화'

 

성인ADHD가 발전적인 형태로 드러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변은 과장된 행동, 목적이 뚜렷하지 않지만 강한 자극을 구하는 모험성을 살리는데 있다. 즉 제대로 조절만 한다면 또 다른 잠재력의 표출로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홍현주 교수는 “성공적인 경우에는 목적 없는 과잉행동이 목적이 있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매우 활력있고 적극적인 사람이 되기도 한다”고 전한다. 다만 문제를 일으키는 ADHD의 주요 증상은 약물로 개선되기도 한다.

 

연세 Yoo&Kim 신경정신과의 이근문 원장에 따르면 치료의 개념은 성인ADHD와 어린이ADHD의 치료는 사실상 비슷하다. 약물치료가 기본이며, 약물 투여양은 체중에 비례할 뿐 투여하는 약물도 거의 동일하다.

 

◇ 성인ADHD의 판단 기준

 

성인 ADHD는 어린 시절에는 압도적으로 남자 아이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성인의 경우에는 남녀가 비슷하다. 그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홍현주 교수는 “여자 아이의 경우 과잉행동이나 부주의성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부주의성이 계속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아 병원을 찾는 이들의 비율이 비슷하지 않은가 짐작한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한다.

 

성인ADHD 판단의 기준은 아주 모호한 편이다. 이근문 원장은 “성인ADHD는 아직 완전히 정립된 개념은 아니다”라며 “우울하거나 고민이 있거나 불편한 것이 있으면 집중력은 쉽게 떨어질 수 있는데 이 때 상담을 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한다.

 

다음은 이근문 원장이 번역, 공개하는 외국에서 사용하는 성인ADHD 판단을 위한 설문지다. 자가측정방법은 각 항목에 ‘전혀 없음’, ‘드물게’, ‘종종’, ‘자주’, ‘항상 그렇다’에 0점에서 4점까지 배점을 주면 된다. 합계가 11점이 넘으면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1. 얼마나 자주 어떤 일을 맡았을 때 사소한 부분까지 잘 마무리 하는 것이 어려웠는가?

 

2. 얼마나 자주 어떤 일을 체계적으로 해야 할 때 어려움을 겪었나?

 

3. 얼마나 자주 약속이나 해야 할 의무를 잃어버리곤 하나?

 

4.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할 때 얼마나 자주 일을 피하거나 시작하는 것을 미루는가?

 

5. 오래 앉아 있어야 할 때 얼마나 자주 손이나발을 꼼지락 거리거나 꿈틀거리는 편인가?

 

6. 얼마나 자주 지나치게 활동적이거나 강박적으로 일을 한다고 느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