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건강】

주말 낮잠의 기술

피나얀 2007. 2. 22. 21:05

 

출처-[조선일보 2007-02-22 06:55]




월화수목금 잠 못든 당신을 위한 '미니 휴가'

 

회사원 전지영(32)씨는 외국과 연락할 일이 많은 무역회사에 다닌다. 매일 밤 11시, 12시까지 이메일에, 국제전화에, 야근은 이제 일상이 돼 버렸다. 모처럼 일찍 끝나는 날에도 바로 집에 가서, 바로 잠 드는 법은 없다. 그런 날엔 친구와 약속을 잡는다. 꼭 밤늦도록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도 아니다.

 

웬만한 커피 체인도 밤 11시까지는 열고, 한 블록 건너 하나씩 24시간 영업하는 김밥 가게가 있으니 밤새도록 놀기 이만큼 쉬운 나라도 없다. 집에 가서는 놓친 드라마를 인터넷으로 ‘다시 보기’ 한다. “하루 평균 5시간 정도 자는 것 같아요. 주중에는 늘 잠이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많이 자면 왠지 뒤떨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잠 못 자는’, 혹은 ‘잠 안 자는’ 현대인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야근과 약속이 많아서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기도 하고 밤새 인터넷과 중독성 강한 게임 때문에 벌건 눈으로 아침을 맞는 경우도 많다. 기술의 진보, 그리고 온갖 엔터테인먼트 선물 보따리가 ‘어두워져도 잠들지 말라’는 고단한 주문을 던져준 셈이다.

‘서울수면센타’의 한진규 원장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20세이상 직장인들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28분, 또 절반 이상이 자정이 지나서 잠자리에 든다는 조사가 있다”고 전했다.

‘잠 못 자서 죽는 사람은 없다’지만, 부족한 수면은 건강을 해친다. 잠을 못 자면 뇌의 기능이 더뎌져 기억력이 떨어지고(한국과학기술원 유승식 교수) 식욕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이 15% 많이 분비돼 비만을 유발하기도 한다(영국 브리스톨대 샤흐라드 타헤리 박사). 하루 5시간 미만 자면 7~8시간 잘 때보다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2 배 이상 높다는 미국 컬럼비아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충분히 잘 시간은 없고, 못 자면 건강에 안 좋다고 하고…. ‘수면의 리듬’이 엉켜버린 이들은 주말 낮잠에 기댄다. 주말의 달콤한 낮잠이야말로 직장인들이 간절히 기다리는 ‘미니 휴가’. 전문가들도 “낮잠이 밤잠을 대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주말에 몰아 자기 보단 주중에 밤잠을 늘리는 것이 좋다”라면서도 “제대로 낮잠의 기술을 익혀 잠 부족을 적절히 보충하면 활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다.

낮잠의 유용성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도 ‘밤에 못 잔다면 낮에라도 자자’는 ‘낮잠 옹호론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하버드대와 아테네대 연구팀이 남녀 2만3681명을 약 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가끔 낮잠을 자는 이들이 심장 질환으로 숨질 확률은 낮잠을 자지 않는 이들보다 12% 적었다.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규칙적인 낮잠을 자는 이들의 사망률은 37%나 떨어졌다.

그렇다고 졸린 대로 막 자면 수면 리듬이 꼬이고 밤잠을 망치게 된다. 금요일 밤 주말을 앞둔 부푼 맘에 새벽까지 깨어있다가 하루종일 늦잠-낮잠을 즐긴 후 다시 새벽에 잠들기를 토·일요일 반복하고 다시 월요일을 맞으면, 생지옥. 월요병이 기다린다. 때문에 낮잠도 전략을 짜야 한다. 주말 낮잠자기에도 원칙이 있다. ‘20분(혹은 90분), 그리고 오후 2시’를 기억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