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2007년 2월 25일(일) 12:14 [오마이뉴스]
토요일 오전. 마당에선 딸아이와 아버지의 숨바꼭질이 한창이다. 그런데 아버지와 딸아이가 돌아가며 술래를 하는 게 아니라 내내 딸아이가 술래를 하고 있다. 가만히 엿들어 보니 놀이로 하는 숨바꼭질이 아닌 것 같다.
딸아이로부터 아버지를 해방시켜 드리는 무슨 방법이 없을까, 이런저런 궁리를 하는 내게 어머니께서 묘책을 내놓으신다. 김포 시청 앞 사우광장에서 '정월 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어머니 말씀에 아버지도 딸아이도 귀를 쫑긋 세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는 농한기인 겨울철에 갖가지 민속놀이를 해왔는데 그 중에서 남녀노소 또는 귀천의 구별 없이 가장 보편화 되어 있는 놀이로 윷놀이를 들 수 있다. 편을 갈라서 윷으로 승부를 겨루는 놀이로 척사 또는 사희라고도 한다. 목편 4짝을 가지고 하므로 4의 뜻인 윷과 놀이가 복합된 명칭으로 보인다.
비석치기는 지방이나 문헌마다 명칭이 다르고 유래에 대한 설명도 각기 다르다. 하지만 놀이 내용을 보면 어디까지나 돌을 갖고 노는 놀이, 돌을 던져서 맞추는 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석은 인류의 기원과 맞물려 있는 일종의 생존 법이었다. 맹수의 습격을 막을 때나 수렵을 할 때, 돌은 요긴한 도구였을 것이다. 이런 투석이 놀이 문화로 바뀐 것이 비석치기라 짐작된다고 한다.
종이를 접어 만든 딱지를 땅바닥에 놓고 다른 딱지로 그 옆을 쳐서 바닥의 딱지가 뒤집히거나 일정한 선 밖으로 나가면 따먹는 어린이 놀이다. 가위 바위보를 하여 진 아이가 땅바닥에 딱지를 놓으면 이긴 아이는 자기 딱지로 땅바닥에 놓인 상대 딱지의 옆을 힘껏 내리친다. 이때 일어나는 바람의 힘으로 상대 딱지가 뒤집히면 이를 따 먹는데 그렇게 하여 이기면 계속해서 딱지를 칠 수 있다. 상대 딱지가 뒤집히지 않으면 치는 순서가 바뀐다.
제기차기는 고대 중국에서 무술을 연마하기 위하여 고안된 축국 놀이에서 연유되었다고 하며 그 시기를 중국의 전설적인 왕 황제 때로 보는 견해가 있다. <구당서>와 <삼국유사> 그리고 이규보의 시와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축국은 삼국시대부터 조선 후기에 이르기까지 상류층 아이들의 놀이였는데 그 놀이가 민간에 전해지면서 제기차기로 변했을 것이라 한다.
당대부터 손님을 접대하는 의식으로 행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때부터 조선시대까지 행하였다고 한다. 잔디밭, 대청 등에 귀가 달린 청동 항아리를 놓고 여러 사람이 편을 갈라 10걸음쯤 떨어진 곳에서 화살을 던져 항아리 속에 넣는다. 화살을 많이 넣는 편이 이기며 놀이 중에는 무희들이 춤을 추어 흥을 돋우었다. 궁중에서 왕족들이 투호를 할 때는 임금이 상을 내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널뛰기는 그네뛰기와 함께 우리나라 여성들의 대표적인 놀이로 음력 정초, 5월 단오, 8월 한가위 등 큰 명절 때 주로 즐겼다. 놀이 성격으로 보아 고려 이전부터 전승되어 온 것으로 추측된다. 옛 시절의 여성들은 이 같은 놀이를 통하여 몸을 단련하고 씩씩한 기상을 길러왔던 것이다. 고려시대 여성은 매우 활발하여 기마나 격구 같은 경기를 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널뛰기는 고려 여성들의 활발한 기상을 표현한 것이라 여겨진다.
겨울에 사내아이들이 얼음판 위에서 많이 하는 놀이로 도래기치기라고도 한다. 팽이에는 아래쪽은 뾰족하게 깎고 위는 평평하게 깎아 만든 보통 팽이와 위아래 모두 뾰족하게 깎아 만든 불팽이가 있다. 얼음판이나 땅바닥에 손으로 팽이를 돌린 다음 가는 막대기에 헝겊 또는 삼실을 달아 만든 팽이채로 쳐서 세게 돌리는데 여러 아이들이 저마다 팽이를 힘껏 친 후 일제히 팽이채를 거두고 가장 오래 가는 팽이를 장원으로 뽑았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라더니 역시 틀린 말은 아닌 듯싶다. 할아버지와 손녀가 서로 한마음이 되어 이렇듯 재미나게 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가족 사랑의 또 다른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
'♡PINAYARN™♡ 【TODAY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TODAY 스크랩】뛰면서 훔쳐본 “내가 뛰는 이유” (0) | 2007.03.03 |
---|---|
【TODAY 스크랩】게으름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0) | 2007.03.01 |
【TODAY 스크랩】이슬은 시들지 않는다 (0) | 2007.02.20 |
【TODAY 스크랩】설 대목장엔 내 할머니가 계셨다 (0) | 2007.02.20 |
【TODAY 스크랩】2만8000원 때문에 남편에게 악을 퍼붓다 (0) | 2007.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