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엄마들의 모임에 나갔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돌아왔다는 k씨.
아이의 친구가 영어 단어를 술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영어 단어 하나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아이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똑같이 영어 유치원에 보내고 학습을 하는데도 왜 우리 아이만 못 따라오는 것일까.
게다가 아이는 영어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으니 조바심을 넘어서 화가 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평소 아이에게 관대하고 의견을 잘 들어준다고 자부해왔는데, 자신의 교육 방침에 대해서도 회의가 들었다.
엄마가 아이에게 갖는 최소한의 기대도 잘못된 것일까, 하는 점이다.
물론 부모가 자식에 대해 기대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이의 능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부모이며,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도 부모이다.
따라서 엄마는 아이의 능력에 대해 기대를 갖고 그 기대감을 표현하면서 아이를 이끌고, 아이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발전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엄마들 중에는 아이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걸어 아이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욕심은 주로 교육과 발달에서 나타난다.
아이의 능력과 성향에 상관없이 일찌감치 진로를 정해 아이에게 강요한다거나, 다른 엄마들이 보내고 있는 학원에는 꼭 보내려고 한다. 그리고 아이가 엄마의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하면 아이를 다그치면서 스트레스를 준다. 성장에 관해서도 마찬가지.
다른 아이들보다 늦된 아이를 둔 부모들은 조바심을 내며 아이를 성장 단계에 오르게 하기 위해 아이가 싫어하는 행동을 강요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엄마가 아이에게 만족하지 못한다면 아이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인지, 부모의 기대가 잘못된 것인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아이는 충분히 부모의 기대를 만족시킬 만한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눅이 들거나 위축이 되어 자신의 능력을 실제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아이 나이에 비해 큰 기대를 감당하기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부모와의 관계 형성이 불안정한 아이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거부감과 좌절감으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욕심 부리는 엄마들의 유형
아이에게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엄마들에게는 나름 그 이유가 있다. 아이를 통한 대리만족이나 보상심리 등이 그 대표적인 예. 진정 자신이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기대한 것은 아닌지,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대리만족형 |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아이를 통해 대리만족하려는 스타일. 피아노 연주가가 되려는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을 아이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다. 이런 엄마의 유형은 아이가 피아노 연주가가 되면 마치 자신이 피아노 연주가가 된 것처럼 생각한다.
보상심리형 | 결혼 후 육아에만 전념하면서 자신의 개인적인 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포기한 부분에 대해 아이를 통해 보상받고 싶은 심리. 아이의 성공을 자신의 희생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옆집비교형 | 옆집 아이와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형. 아직 교육관이 서 있지 않은 등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지 몰라 다른 아이가 한다는 것은 따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인형 | 예전에는 형제가 많아서 일일이 신경을 다 쓰지 못했지만 요즘은 외동 아이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아이에게 쏟는 관심이 지나칠 정도로 많아지는 것이다. 게다가 자녀 수가 적다 보니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의 기대도 한몫 한다.
올바른 기대 갖는 WISH 육아법![](http://newsimg.nate.com/picture/2007/03/06/211//08-02.jpg)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대치가 너무 낮으면 아이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아이에게 기대를 갖고 돌보는 것은 중요하지만, 아이의 성향과 능력을 무시한 기대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기대로 인해 아이가 갖는 부담이 크다면 자신의 행동이 지나친 욕심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아이의 능력뿐 아니라 성향에 맞는지 살펴본다
아이의 연령이나 능력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서 평가와 비난을 일삼는다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대가 너무 높은지 혹은 낮은지에 초점을 두기보다 부모가 아이에게 갖는 기대가 어떤 내용인지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아이의 특성을 고려했는지, 아이가 부모의 기대를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는지, 인지적인 능력에 대한 기대만 지나치게 주입한 것은 아닌지, 먼 장래와 현재 시점을 모두 고려하고 있는지, 부모의 생각이 너무 일방적인 것은 아닌지 등 세부적인 부분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에게 인지적, 사회적인 성공만을 강조하고 정서적, 도덕적 측면에서는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쪽에 치우친 불균형적인 기대는 아이의 발달에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지적 성취에 대한 기대를 강조하다 보면 결과에 대해서만 평가하게 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또한 부모의 기대를 따라가는 과정 중에 보이는 아이의 노력이나 동기에 대한 지지가 부족하면 쉽게 지치고 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아이를 바라봐야 한다
아이가 엄마에게 느끼는 애착만큼 엄마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아이를 객관적으로 보지 않는 엄마는 아이를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면서 아이를 통해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채우려고 한다. 아이의 능력에 비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등 아이에게 큰 기대를 갖는 것은 아이뿐 아니라 엄마도 불행해지는 지름길이다. 아이를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등 객관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부모는 아이의 부족한 면을 찾아 채워 넣으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다. 약점을 개선시키려고 하는 것보다 장점을 살릴 때 아이는 더 행복하다. 아이가 잘하는 부분을 북돋워서 개성으로 살려주면 자신의 능력을 100% 이상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들 중에는 아이의 장점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아이 속에는 천재가 숨어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아이마다 최소한 한 가지씩 특별한 재능을 타고 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 역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의 기질을 인정하고 틀에 맞추려고 하지 않는다
엄마와 아이의 애착관계는 두뇌뿐 아니라 영·유아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애착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아이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감정과 관련된 뇌 조직을 자극하여 뇌가 다른 작용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엄마와 아이의 성향이 다르면 서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아이를 자신의 틀에 맞추기 위해 아이의 기질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장점으로 살리는 법을 찾아야 한다.
아이의 발달을 비교하지 않고 개성을 살린다
부모가 조바심을 내면 부모나 아이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개성을 키워주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반대로 부모가 미리 아이의 발달 기준을 정해놓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게 되면 육아가 고통스러워진다. 기준을 정해두지 않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아이의 발달을 인정해야 한다. 기준을 0에 두고 매일 기대치를 올려가는 기쁨을 즐기도록 한다.
육아 이론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체중이나 몸무게는 물론, 아이는 몇 시간을 자야 하고, 아이의 월령에는 얼마를 먹어야 하며, 어느 월령에는 기고, 말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 특성이 있고 발달 진행 정도 또한 다 다르다. 아이마다의 차이를 인정하고 아이의 특성을 살려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