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르페르 2007-03-08 08:50]
서녘 하늘이 붉게 물들어갈 무렵 돌산대교는 화려한 조명으로 휩싸인다. 시간이 밤을 향해 갈수록 철재가 이루던 원래의 윤곽은 어둠에 파묻히고 파랑, 노랑, 초록, 빨강, 하양, 분홍의 불빛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돌산대교 뒤로는 하나씩 불 밝힌 도심의 건물들이 무대의 배경조명이라도 되는 듯 반짝거리며 대교 야경만의 심심함을 덜어주고 있었다.
항구의 고깃배들도 하얗게 불을 밝히고, 물결에 여울거리는 불빛은 어두워진 바다의 표면을 살포시 드러내주고 있었다. 대교가 환히 내려다보이는 돌산공원에서는 서로를 꼭 껴안은 연인들이 수초마다 다른 빛으로 치장하는 돌산대교와 도심이 이루는 빛의 심포니에 빠졌다 돌아가곤 한다.
굳이 연말연시가 아니더라도 대도시의 밤은 시끄러운 음악 속에 화려하게 조명을 밝히고, 그 아래로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래서 가끔은 혼란스럽다. 그러나 항구도시 여수의 야경은 정적이다. 한번 켜진 불은 혼란스럽게 깜빡이지 않는다.
불 밝힌 곳에서도 사람들은 그다지 모이지 않는다. 모든 것이 고요해서인지 야경은 오감마저 자극한다. 불빛 속에는 파도소리, 갈매기소리, 바람소리도 함께 담겨있는 듯하다.
낮에도 불을 밝히는 마래터널(길이 630m)은 밤이 되면 운치를 더한다. 일제시대에 징용된 사람들에 의해 자연암반을 그대로 뚫어 만들어진 이 터널은 차 한 대만 지날 정도로 좁아 터널 중간 중간에 비상주차대가 설치되어 있다. 앞에서 차가 오면 이곳에 멈춰 서서 지난 다음 진행해 가야 한다. 결코 빠른 속도로 지날 수 없어 천천히 둘러보며 지나는 이 길은 더욱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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