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중앙일보 2007-03-23 06:04]
|
봄볕 한번 쬐어 보겠다고 너도나도 밖으로 나오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주차장에 가까운 도로에서 시간을 죽이다 보면 괜히 나왔나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밀려들지요. 게다가 여행지마다 왜 그리도 사람이 많은지. 차라리 자가용을 포기해 버리면 어떨까요. 조금만 불편을감수하면 참 편하게,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서울에서 한 시간, 인천 앞바다에 나란히 손잡고 선 신도·시도·모도도 바로 그런 곳이지요.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이용되는데, 고요한 해변, 때 묻지 않은 풍광을 마주하면 아, 이래서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겁니다. 떠나 보시죠, 오늘은 버스 타고 즐기는 섬 여행입니다.
모도 배미꾸미 조각공원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근처, 삼목선착장이 있다. 여기서 시작하는 섬 여행 코스는 두 가지. 하나는 장봉도, 또 하나는 신도에서 시작해 시도와 모도로 이어지는 코스다. 장봉도는 깊고 너른 해변이 여럿 있어 한여름 해수욕하기 좋고, 섬 삼총사 신도.시도.모도는 아기자기한 도보 여행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신도.시도.모도는 연육교로 이어져 있어 마치 한 섬처럼 느껴진다. 배 한 번 타고 들어가 세 섬을 둘러볼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 선착장에서 신도까지 가는 배는 한 시간에 한 편씩 있는데, 배에 올라 갈매기들에 과자 몇 개 던져 주고 나면 벌써 도착이다(소요 시간 10분).
삼총사 섬에서 가볼 만한 곳은 이미 정해져 있다. 섬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대답은 한결같다. 시도에 있는 드라마 '풀하우스'와 '슬픈연가' 세트장, 모도에 있는 배미꾸미 조각공원이 대표적이다. 시도의 경우 4월 중순이 넘어서면 구봉산 벚꽃이 화려한 자태를 드러낸다. 동네 뒷동산만한 구봉산(178m) 정상에는 전망대인 구봉정이 있다.
#섬 삼총사를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
세 섬을 모두 둘러볼 때는 '신시도공영버스'라는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신도 선착장에서 배가 닿을 때를 기다리다 배 승객을 그대로 싣고 움직인다. 배 시간처럼 한 시간에 한 대씩 있다. 마을 한 바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분, 요금은 어디까지 가든 1인당 1000원이다. 운전기사가 보기에도 너무 짧은 거리를 간다 싶으면 돈 내려는 손을 막으며 그냥 태워 주기도 한다. 목적지에 내려 구경하다 다음 목적지로 이동할 때는 그 다음 버스를 탄다. 시간만 잘 맞추면 기다리지 않고 버스를 갈아탈 수 있다. 계속 같은 운전기사를 만나게 되기 때문에, 나중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편안한 인사를 주고받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도는 방법도 있다. 신도선착장에서 시도의 '풀하우스' 세트장 입구까지만 버스를 타고, 거기서부터는 마을경로당에서 운영하는 대여 코너에서 자전거를 빌려 탄다. 대여료는 2시간에 2000원. 하지만 손님이 별로 없을 때는 2000원에 하루 종일을 빌려 탈 수도 있다. 세 번째 방법은 무작정 걷는 것. 섬이 크지 않기 때문에 쉬엄쉬엄 걷다 보면 다양한 구경거리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좋은 것은 이 세 가지 방법을 적절히 섞어 활용하는 것일 게다.
시도의 드라마 '풀하우스' 세트장#드라마와 영화가 시도.모도 품 안에
드라마 '풀하우스'와 '슬픈연가' 세트장은 선착장에서 약 4㎞, 자전거 대여소로부터 약 1.5㎞전방에 있다. 서로 300~4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한번에 둘러볼 수 있다.
'슬픈연가' 세트장은 촬영 당시 사용한 세간들이 그대로 있어, 마치 TV 속 친구 집에 놀러 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만지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여기저기 붙어 있지만 드라마 주인공이 금방 다녀간 듯 생생하다.
수기해변에 있는 '풀하우스' 세트장도 마찬가지다. 더 좋은 건 두 세트장의 전망이 그야말로 황홀하다는 것. 사방이 통유리로 둘러쳐져 있어 유리창 밖으로 그야말로 그림 같은 해변과 바다, 산의 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드라마 세트장에서 나와 모도의 배미꾸미 해변까지는 4.5㎞ 정도다. 여기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을 촬영한 곳. 조각가 이일호씨가 개인적으로 꾸며 놓은 공간이었는데 영화 촬영지가 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 바다.해변과 어우러진 조각 작품들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해변에 카페와 펜션이 함께 있어 간단한 식사나 차를 즐기거나 하룻밤쯤 묵어 가기도 괜찮다.
■대중교통으로 삼목선착장까지
① 지하철 동인천역 1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에서 좌석버스 112번을 타고 삼목선착장까지 간다. 20분 간격, 05:00~21:20, 3500원. 약 1시간20분 소요.
②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지하철 영등포역 혹은 당산역에서 301-1번을 탄다. 25분 간격, 06:25~22:00. 4500원, 약 1시간 소요.
③공항철도 운서역(공항신도시)에서 하차, 203번 버스를 타고 삼목선착장까지 간다. 60분 간격, 6:20~19:20, 1000원. 10분 소요.
■삼목선착장에서 신도까지
- 세종해운 (032-884-4155)
- 삼목→신도: 07:00~18:10 (1시간 간격)
- 신도→삼목: 07:30~18:30(1시간 간격)
- 왕복 3000원
■섬 내부 정보
- 신시도공영버스(1시간 간격, 07:10~18:20) : 신도선착장에서 매 시각 20분 출발/ 모도정류장에서 매 시각 35분 출발/ '풀하우스' 세트장 입구에서 매 시각 40분 출발
- 배미꾸미 조각공원 032-752-7215
- 북도면 사무소 032-752-4008
■1인 기준 하루 여행경비
- 지하철 패스 800원
- 301-1번 버스(왕복) 4500원 X 2 = 9000원
- 뱃삯 3000원
- 점심(배미꾸미 해초비빔밥+차 세트) 1만원
- 자전거 대여료 2000원
- 드라마 '슬픈연가', '풀하우스' 세트장 입장료 5000원 + 5000원 =1만원
- 신시도공영버스 1000원 X 3회 = 3000원
→ 총 3만7800원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피나얀™♡【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꽃보러 가볼까 (0) | 2007.03.23 |
---|---|
사량도 100배 즐기기 (0) | 2007.03.23 |
섬에 유배된 봄, 붉은 동백을 토했다 (0) | 2007.03.23 |
사막의 새는 왜 낮게 나는 것일까? (0) | 2007.03.22 |
봄이 오는 길에서 별을 줍다 (0) | 2007.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