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스포츠서울 2007-03-29 08:45]
가스 불을 끄지 않고 외출을 했다든지, 핸드폰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한참을 찾아 헤매인다든지, 굳이 자세한 예를 들지 않아도 우리네 어머니들, 젊은이들에게도 ‘깜박깜박’하는 증상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깜빡깜빡'하는 것이 단순히 건망증인걸까? 치매로 인한 것일까? 애매모호해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건망증을 치매의 전초증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건망증을 자주 호소하는 30대 주부 고영미 씨는 갈수록 자신의 증상이 심해지고 있는 듯해 훗날 치매로 이어지진 않을까 걱정이다. 실제로 건망증과 치매를 혼동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건망증과 치매 혼동하지 마세요
이에 전문의들은 “치매와 건망증은 원인부터 다르므로 단순 건망증이 치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치매에 의한 건망증인지, 아니면 단순히 노화로 인한 건망증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짧게 말하면,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기억이 잘 되지 않는 현상. 반면 치매는 판단력과 통찰력은 물로 장소와 시간에 대한 전반적인 지적능력의 이상에서 기인한다.
건망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현대 주부들이나 젊은이들에게 나타나는 건망증의 원인 중의 하나로 과도한 정보량을 들 수 있다. 또한 특정한 주제나 일에 지나치게 신경을 많이 써도 건망증이 올 수 있다.
이화여대의료원 신경과 최경규 교수는 “이는 뇌의 손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할일도 많고, 기억해야 할 사항들이 많음에 간혹 잊어버리고 혼동에서 생기는 것이다”며 “이에 비해 치매는 뇌세포가 외부충격으로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다”고 설명한다.
특히, 반복되는 가사 일은 주부들의 건망증을 부추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경규 교수는 “반복적 가사일로 주부들은 집중력이 떨어지며, 스트레스와 가사 및 육아에서 오는 수면부족, 피로, 폐경으로 인한 여성성 상실이 자꾸 무언가를 잊어먹게 한다”고 설명한다.
실생활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보면 중증 치매의 경우 옷을 혼자 입지 못하고, 심한 환각 및 의심증세를 보이는 등 건망증과는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치매 중기환자는 가족의 보호 없이 독립생활이 불가능하며, 말기에는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지만 건망증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실제로 뇌기능 영상사진 비교시 치매 환자의 뇌세포는 상당부분이 죽어 있는 반면 건망증은 뇌 손상이 없는 정상으로 나타난다.
최경규 교수는 “특이할만한 점은 대개 건망증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치매는 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우연히 마주친 옛 친구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은 경우처럼 정상 노화에서의 단순한 건망증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건망증과 치매 중간에 '경도인지장애'
하지만 중요한 약속이라든지 정기모임과 같이 일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던 것들을 잊어버리기 시작하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누구나 한 두번쯤 경험할 수 있는 사항들이지만 빈번한 경우라면, ‘건망증형 경도인지장애’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들어 새로운 질병의 개념으로 자리 잡은 건망증과 치매 사이의 중간 단계.
영동세브란스 신경정신과 차경렬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는 정상노화에서의 인지변화와 치매로 보여지는 좀 더 심각한 인지손상의 중간 단계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단순한 건망증과 치매로 인한 건망증 사이에 존재하는 건망증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에 비해 반복적이고 빈번하게 무언가를 잊어버린다는 차이점이 있으며, 치매에 비해서는 판단력, 지각,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도 대부분 정상이지만 기억력감퇴가 심해져 다른 사람이 일깨워야만 기억이 난다는 특징이 있다.
사람의 뇌에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고 회상하는 부위인 해마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위축되는데, 이 때문에 기억력 감퇴가 나타난다.
차경렬 교수는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노인들에서는 해마의 위축 속도가 정상 노인들에 비해 더 빠르기 때문에 기억력의 문제도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다”며 “더욱이 치매에서는 해마의 위축 속도가 훨씬 빠르므로 기억력 손상도 심한 것이다”고 설명한다.
◇기억력 감퇴의 원인 찾는 것이 급선무
일반적으로 자신의 기억력이 감퇴된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치매에 해당되고 기억력 상실을 의식하는 것은 건망증이라고 그 차이점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도 정확한 차이를 대변하는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차경렬 교수는 “치매 환자 중에는 자신의 건망증 증세를 고의로 감추려 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는 곧 건망증을 지니고 있다는 반증이 되므로 기억력 감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말에는 다소 오류가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차경렬 교수는 “나이가 들면 건망증이 나타나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라 여기고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쳐 치매를 발견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단순 건망증인지, 경도인지장애인지, 치매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건망증인지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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