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그대, 마음은 보드랍고 달콤한 마시멜로였으니

피나얀 2007. 3. 30. 19:17

 

출처-[매거진t 2007-03-30 09:00]

 

SBS 드라마 <마녀유희>

마시멜로에 대한 추억 1
 
 
어린 시절 TV 외화를 보면 캠핑을 떠난 어린 아이들은 항상 모닥불 앞에 모여 앉아 나뭇가지에 조그만 솜뭉치 같은 것을 끼워 불에 구워 먹곤 했었다. 차라리 불을 붙여 횃불로 쓰면 적당해 보이던 그것, 도대체 어떤 맛일까 너무 궁금했던 그것은 마시멜로.
 
 
마시멜로에 대한 추억 2
 
 
‘오렌지족’이라는 것이 유행하고 한창 압구정동이 뜰 무렵, 그 동네 까페에서 파는 코코아에는 뭔가 특별한 것을 넣어준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달콤하며 보드라운 거품이 나는데 코코아에 동동 떠 있다가 점점 녹는다는 그것, 오렌지족이 먹는다는 그것은 마시멜로.
 
여기에 마시멜로에 대한 추억3을 추가한다.
 
 
검은 정장을 입고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긴 생머리를 질끈 동여 맨 앙칼진 마녀 마유희(한가인)가 먹던 알록달록 예쁜 색의 그것, 얼음밖에 먹지 않을 것 같은 그녀조차 사랑했던 그것은 마시멜로.

검은 수트 속에 미키마우스 속옷을 입은 마녀

검은 옷, 검은 뿔테, 같은 상표의 물병에 집착하는 마유희
이번 봄, 새로 시작한 SBS 드라마 <마녀유희>는 세탁기 광고에서 천사 같은 모습으로 등장했던 한가인을 마녀로 만들어놓았다. 마유희는 잘나가는 광고회사 대표로 나무랄 데 없는 완벽한 조건의 커리어우먼. 단 한 가지 문제라면 남자들에게 늘 딱지를 맞는다는 것 정도? 노처녀도 아닌 27세의 나이에 남자 하나 없는 것쯤이야 무슨 걱정인가 싶지만, 드라마 속 마유희는 그것이 인생 유일의 오점이라 생각하고 있다.
 
 
사실 그녀가 늘 딱지를 맞는 것은 당연한 얘기. 옷장에 가득 걸린 옷들은 모두 검정색과 흰색, 안경테도 검정색으로만 여러 개를 가졌고 냉장고의 물은 모두 상표가 한쪽으로 정리되어야 하는 심한 결벽증에, 상대가 누구이건 필요한 용건만 말하고, 상대방의 말은 듣고 싶은 내용만 들으며 PT에서 광고를 따내는 일만이 삶의 유일한 목표이다. 늘 검정색을 고집하는 마유희에게 세상은 그저 무채색일 뿐, 그녀에게 이 세상은 늘 검고 어두우며 그 검정색 밖의 다른 세상을 동경해본 적도 없다.

마녀의 간식은 마시멜로

하지만 마유희의 실체는 미키마우스 속옷과 마시멜로를 즐기는 말랑말랑한 여자!
하지만 검정색을 사랑하는 마유희에게도 예외는 있으니, 속옷만큼은 알록달록 예쁜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고집하며 그녀의 책상 위 조그만 상자에는 반드시 파스텔톤의 말랑하고 달콤한 마시멜로가 가득 채워져 있다는 것.
 
 
상상을 해보자.
 
 
광고회사 대표가 멋지게 차려 입은 검정색 명품 수트 안에 꽃분홍 미키마우스가 어지럽게 웃고 있는 속옷이 있다니! 세상이 모두 무채색인 피도 눈물도 없는 회사 대표의 간식이 보석 장식이 된 예쁜 상자에서 꺼낸 말랑하고 달콤한 마시멜로라니!
 
 
어쩐지 완벽한 불협화음에, 이보다 더한 언밸런스는 없는 것 같지만 그것은 마유희의 가슴에서 자기도 모르게 비집고 흘러나오는 미뉴에트의 아름다운 선율이요, 머리칼을 쓸어주는 연인의 손길처럼 부드러운 봄바람에 피어난 연둣빛 새순 같은 것. 제아무리 온몸을 검정으로 감싼 채 검은 성을 쌓고 사는 마유희지만 그녀의 마음은 아직 여리고 순수하며 달콤한, 그래서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는 마시멜로 같다.
 
마유희가 이렇게 마시멜로처럼 말랑한 여자라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으니 앞으로 마유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 반전을 기대하는 것이 조금 재미가 없어졌다. 하지만 그것을 다 알아버렸다 해도 서운할 것은 없다. 마유희의 변신을 지켜보는 내내 마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그랬던 것처럼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맛있는 먹거리와 스타일리시한 패션 족집게 과외 같은 즐거운 옷 구경이 가득할 테니 말이다.

난이도 0의 마시멜로 쿠키

자, 그럼 마유희의 상징, 마유희의 사랑 마시멜로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아볼까.
 
 
마시멜로로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은 아주 간단하다. 그 옛날 TV에서 본 것처럼 불에 구워 먹어도 겉은 바삭하고 속 안은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워 그 맛이 끝내주고,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돌려서 먹으면 엄청나게 부풀었다 픽~ 꺼지는데 살짝 식은 후에 먹으면 머랭쿠키처럼 사각거리는 맛이 색다르다.
 
그 밖에 초콜릿을 만들 때나 케익을 장식할 때도 사용할 수 있는데 가장 쉽고 맛있는 방법은 쿠키를 만드는 일. 오븐도 필요 없고 맛도 있으니 자취생 레벨도 바로 제조 가능한 난이도 0의 요리다. 하지만 요것이 참으로 살이 찌는 쿠키이니 조금씩 만들어 먹는 것이 좋겠다. 얼마 후 유행할 마녀유희 스타일의 옷을 입으려면 미리미리 준비를 해두어야 할 테니까.

마시멜로 쿠키

재료>

 

버터 35그램, 마시멜로 50그램, 콘플레이크 85그램

 

 

1. 팬에 버터를 넣고 녹여준다.

 

2. 여기에 마시멜로를 넣고 잘 섞어가며 고루 녹여준다.

 

3. 여기에 콘플레이크를 넣고 잘 섞어준다.

 

4. 재료가 모두 잘 섞이면 이것을 넓은 팬에 넣고 평평하게 펴 주거나 먹기 좋은 크기로 빚는다.

 

5. 쿠키가 단단하게 굳으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