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세계일보 2007-04-05 15:18]
‘일본의 고향’이라 불리는 큐슈에서도 남쪽에 자리한 미야자키와 구마모토, 가고시마현은 일본 건국신화의 무대다. 특히, 세계 최대의 칼데라로 불리는 아소산은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활화산이다. 이 화산이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타카치호 협곡이 일본인들이 태양신으로 숭배하는 ‘아마테라수’가 하늘에서 강림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아소화산 주차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3분. 황량한 분화구에 오르자 유황가스가 진동한다. 둘레 4㎞, 지름 1㎞, 깊이 100m의 분화구 속에서는 수증기가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른다. 이 분화구 속의 온도는 1000도가 넘는다. 일본의 활화산 86개 가운데 규모 면에서는 최대다.
아소화산은 1934년 가고시마현의 기리시마 등과 함께 일본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연간 1800만명이 방문하고 있는 이곳은 세계 최대의 칼데라로 알려져 있다. 아소화산을 둘러싸고 있는 이 칼데라는 동서 18㎞, 남북 24㎞, 외륜봉이라 불리는 분화구의 둘레가 128㎞나 된다.
아소 화산을 보러 올라가는 풍경은 제주도 한라산과 엇비슷하다. 다만, 이곳은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활화산이란 것이 다르다. 오름과 흡사한 기생화산이 군데군데 있고,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드넓은 초지가 있다. 여름에는 소와 말을 방목해 목가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아소화산은 초원으로 돼 있어 가을에도 단풍이 없다. 초봄에는 초지를 모두 불태우기 때문에 숯검정으로 변한다.
이 산은 일본의 최남단에 위치해 있으면서 겨울에도 눈이 내려 아름다운 설경을 보여준다. 정상부에는 스키장도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서 몇 년 전부터 개장을 못 하고 있다.
아소화산은 운이 따라줘야 볼 수 있다. 아소화산에는 크고 작은 봉우리가 여러 게 있는데, 이 가운데 중앙에 있는 나가다케(1300m)에서만 유황가스가 솟고 분화구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나가다케는 그날 분출되는 가스의 양과 바람의 방향에 따라 개방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바람이 남쪽 전망대로 불면 정상을 통제한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분화구를 들여다볼 수 있는 확률은 60∼70%다. 특히, 바람의 방향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통제와 개방을 반복한다.
아소의 동쪽 미야자키현에 자리한 타카치호는 일본인들이 받드는 태양신 ‘아마테라수’가 하늘에서 강림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타카치호는 ‘천상세계’를 뜻한다.
이 계곡은 아소산이 폭발할 때 분화구에서 흘러내린 용암으로 형성된 주상절리 협곡이다. 깊이 100m의 깎아지른 협곡이 20㎞나 이어진다. 이 협곡은 영화 ‘흑수선’의 촬영지로 한국에 알려졌다.
타카치호 협곡으로 들어가는 길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8자 모양으로 돌아가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까마득한 하늘 위에는 협곡을 건너는 찻길이 구름다리처럼 떠 있다.
아소화산이 폭발했을 때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만든 타카치호는 깊이 100m의 협곡이 20㎞나 이어지며 일본 건국신화의 무대로 알려졌다. |
한낮에도 어둑어둑한 협곡 속으로 들어가면 제주도 지삿개 주상절리 같은 6각형의 돌기둥이 협곡에 도열해 있다.
이 협곡의 하류에는 아주 은밀한 곳에 마나이폭포가 있다. 이곳은 협곡의 폭이 채 10m를 넘지 않는다. 원시림과 협곡, 은밀한 폭포가 어우러져 만든 신비감이 일본의 건국신화가 이곳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아소산 주변에는 특별한 명소도 많다. 아소산 남쪽에 자리한 시라카와수원은 일본의 명수 100선에 선정된 곳이다. 아소산의 칼데라에 고인 물이 지하로 스며 흐르다 이곳에서 분출한다. 매일 60톤의 물이 솟는데, 1년 내내 14도 내외로 온도가 일정하다. 일본의 3대 성 가운데 하나인 구마모토성을 쌓은 가토 키오마사 시절부터 수원을 관리하는 사람을 두었을 만큼 현지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수원지다.
아소산 일대는 협곡과 가파른 지형이 많다. 이에 예부터 아치형의 석교를 많이 쌓았는데, 이 가운데 쓰준교가 유명하다. 1854년 물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시라이토 지역에 물을 보내기 위해 이곳의 촌장이 사재를 털어 쌓은 다리로 높이가 20m나 된다.
쓰준교는 사람을 위한 다리가 아닌 계곡 건너편으로 물을 보내는 용수로로 만들어졌다. 물이 수평을 이루려는 원리(역 사이펀 원리)를 이용해 다리보다 1.7m나 높은 곳으로 물줄기를 흘려보낸다.
쓰준교는 다리 중간에 구멍이 나 있다. 이것은 돌을 파서 만든 용수로 안이 찌꺼기가 쌓여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물을 빼줄 때 사용한다.
오늘날 쓰준교를 찾는 관광객들을 매료시키는 것은 이 구멍에서 쏟아져 나온 물줄기다.
5000엔(약 4만원)의 비용을 내면 구멍을 열어 물줄기를 내보내는데, 석교부터 쏟아져 내려오는 물살이 장관이다.
[여행쪽지]
남큐슈는 구마모토와 미야자키, 가고시마 3개 현을 포함한다. 각각의 현마다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직항편이 각각 3회씩 운항된다. 구마모토는 주 3회(월·목·토), 미야자키는 주 3회(화·금·일), 가고시마(수·금·일) 운항된다.
구마모토역에서 아소산까지는 국철(JR)과 산큐패스를 이용한 큐슈횡단버스를 이용해 갈 수 있다. JR 이용시 아소역에서 내린 후 셔틀버스를 이용해 아소산 주차장으로 간다. 큐슈횡단버스는 아소산 주차장까지 1일 1회 운행되며 아소산에서 1시간 30분 머문 후 다시 출발한다.
타카치호는 태풍으로 인해 열차 이용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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