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동아일보 2007-04-13 09:15]
《도심 번화가의 빌딩은 유행을 대변한다. 1980년대엔 한 건물 건너 하나꼴로 당구장이 있었다.
한때는 조개구이 전문점과 찜닭 가게가 즐비했다. 2000년대 초반엔 PC방 없는 건물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요즘엔 커피전문점이 골목마다 들어섰다. 모두 시대의 반영이다. 또 하나 급속하게 늘어난 게 있다.
‘마사지 숍.’ 도심에서 시작해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까지 파고들고 있다.》
마사지 숍에서 퇴폐안마를 떠올렸다면 구세대다. 지금은 연인이 함께 마사지를 받고, 남편이 지친 아내에게 마사지 상품권을 건네는 시대다. 관련업계에선 호텔이나 찜질방 등을 뺀 전문 숍만 해도 전국에 4만 곳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수가 늘어난 만큼 종류도 다양해졌다.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미용과 교정에도 쓰인다. 얼굴이 작아지고 병도 예방한단다.
바야흐로 마사지 천하다. 각양각색 마사지의 세계를 살짝 들여다봤다.
○마사지 춘추전국 시대
5일 점심 무렵 서울 강남구 신사동 ‘밍 타이마사지’. 실내는 무척 조용하지만 방마다 손님이 들어찼다. 오전 6시까지 영업하는데 바쁜 시간대가 따로 없을 정도다.
타이 마사지는 요즘 마사지계의 최고 블루칩. 동남아 여행이 보편화된 데다 마사지 열풍까지 맞물리면서 입소문을 탔다. 타이 마사지는 일종의 요가와 결합된 게 특징. 이종균 대표는 “인체 에너지가 흐르는 ‘센’을 자극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 주는 게 핵심”이라며 “스트레칭과 허브 찜질까지 전 코스를 돌면 2시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손님 층도 많이 변했다. 전문직이나 개인사업을 하는 40대 남성이 여전히 많지만 20, 30대나 여성도 상당하다. 남녀 비율은 6 대 4 정도. “20대 초중반이나 대학생 손님들은 예전에 볼 수 없던 신규 고객”이라는 게 마사지 사들의 얘기.
그냥 눕힌 상태에서 주무르는 마사지는 인기가 없다. 뭔가 새로운 것이 덧붙는다. 타이 마사지만큼 인기인 ‘아유베딕 마사지’는 인도에서 유래했다. 아유베딕은 혈액순환에 좋다는 식물 추출물. 마사지를 받는 사람이 명상에 잠길 수 있도록 돕는다.
불에 달군 도자기 잔으로 자극하는 ‘화주 마사지’, 돌을 데워 몸에 올리는 ‘스톤 마사지’, 금과 은을 이용하는 ‘보석 마사지’….
마사지의 종류는 끝이 없다. 꼬집고 비틀어 체지방을 분해한다는 ‘리포사지 마사지’는 여성들에게 인기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특급호텔 마사지도 상한가다. 퇴근시간이나 주말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하기 어렵다. 호텔 마사지는 다양한 마사지를 한 곳에서 받는 게 장점. 한국식은 물론 베트남식 중국식 인도식 핀란드식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의 ‘마르퀴스 테라피 센터’ 측은 “하루 종일 식사까지 하며 마사지를 즐기는 고객이 적지 않다”며 “아예 하룻밤 묵으며 마사지를 받는 패키지 상품도 인기”라고 말했다.
○만병특효약은 아니다
직장여성 서영미 씨. 여느 20대처럼 친구끼리 만나면 이성과 다이어트 얘기가 제일 많다. 다이어트를 본격적으로 하려고 친구 4명이 ‘계’까지 조직했을 정도. 요즘은 마사지 다이어트의 재미에 빠졌다.
“한 달 사이에 허리가 1인치 넘게 가늘어진 애도 있어요. 특히 타이식이 군살 제거에 좋다는 말이 많아요. 친구랑 1주일에 한두 번씩 가는데 확실히 몸이 가벼워진 느낌은 들어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마사지=다이어트’ 등식에 고개를 젓는다. 마사지는 근육을 풀어 주고 붓기를 줄여 주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살 빠지는 것과는 연관이 없다는 것. 한의학에 경혈을 자극하는 비만 치료법이 있긴 하지만 운동과 함께 해야 효과를 본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의 서경묵 교수는 “살은 근육을 사용해 에너지를 소비해야 빠진다”며 “적당량의 운동과 스트레칭에 마사지를 병행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순 있지만 마사지만으로 다이어트가 된다는 건 낭설”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은 아플 정도로 강하게 마사지를 받는 걸 즐기는데 이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근육이 손상돼 병원을 찾는 이도 있다. 비전문가의 마사지를 받다간 신체 면역력이 약해질 위험까지 있다. 얼굴이 작아진다는 것도 검증된 사실이 아니다. 혈액순환이 좋아져 한순간 붓기가 빠질 수는 있지만 마사지를 안 받으면 ‘원래 크기로’ 돌아간다.
마사지를 받고 두통이나 만성 근육통이 낫는다는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30대 남성 안모 씨는 지난해 편두통이 심했다. 병원에서도 스트레스 탓이라며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지인 소개로 중국식 지압 마사지를 받았더니 두통이 씻은 듯 나았다고 소개했다.
서 교수는 “마사지가 혈액순환을 도와 통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본질적인 치료보다는 보조적인 역할이 강하니 맹신하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머리가 개운해져요”… 두피 마사지 인기몰이▼
요즘은 전신 마사지보다는 부위별 마사지를 택하는 이가 늘어나는 추세다. 바쁜 시간을 쪼개 짬을 내는 직장인들이 선호하지만 풀코스는 전신 마사지처럼 1∼2시간씩 걸리기도 한다.
최근엔 두피 마사지가 뜨고 있다. 모발상태를 개선하고 머리도 개운해진다는 점을 내세운다.
머리와 연관되다 보니 미용실과 겸업하는 곳이 많다. 헤드스파 전문점을 표방하는 ‘레이첼 바이 김선영’과 ‘박은경 뷰티살롱’ 등이 대표적인 업소.
두피 마사지는 모공 각질을 제거하는 두피 스켈링과 클렌징 및 샴푸 마사지, 목과 어깨를 풀어 주는 릴렉스 마사지 등으로 이뤄진다.
남녀 비율은 3 대 7 정도로 여성이 많다. 남자는 탈모, 여성은 미용에 신경 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남성은 탈모가 일정 수준까지 진행된 뒤 상담을 받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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