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중앙일보 2007-05-11 06:10]
남종화의 산실 '운림산방'(左)진도군립국악단 판소리 공연.제주도·거제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섬, 사면이 바다지만 어업보다 농업이 발달한 곳, 전통 문화유산 그득한 민속의 보고(寶庫), 웬만한 사람이면 우리 가락이나 서화에 한 솜씨를 가진 예향. '보배의 섬',바로 전남 진도(珍島)입니다. 진도로 가는 길은 멉니다.
우리나라 서남단인 목포에서도 다시 1시간 이상 차를 몰아야 합니다. 하지만 막상 어려운 걸음을 떼고 나면 진도는 오래 잊지 못할 선물 보따리를 풍성하게 내놓습니다. 아름다운 경치, 수많은 문화유적, 화려한 먹거리는 기본. 무료로 우리 소리와 춤을 즐기며 남도의 풍류까지 한껏 누릴 수 있으니까요. 부모님과 가면 효도여행, 아이와 가면 교육여행.못 가보면 후회하겠죠.
진도의 멋
금요일 밤 고품격 국악 향연
해남군 우수영에서 진도대교를 건너 30분가량 달려 임회면 상만리. 눈에 확 띄는 건물이 있다. 조그마한 어촌 귀성포구를 굽어보고 있는 국립 남도국악원이다. 벤치에 앉아 남쪽 바다를 보며 차를 마시노라면 세상 시름이 다 걷힌다. 야외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우리 소리와 가락은 국악의 향기에 취하게 한다.
이곳의 600석 규모 대극장 '진악당(珍樂堂)'에선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우리 춤, 우리 소리' 공연이 펼쳐진다. 매월 첫째.셋째 주는 외부 국악단체들의 무대다. 하지만 둘째.넷째 주의 가(歌,노래).악(樂,연주).무(舞, 춤) 종합 공연이야말로 놓치기 아까운 프로그램. 1시간20분 동안 판소리, 가야금 병창, 성주풀이,부채춤, 국악 실내악, 사물놀이 등이 쉼없이 펼쳐진다. 전문 국악인인 남도국악원 단원들이 무대에 서는 데다 세트와 의상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박영도(53) 남도국악원장은 "대도시 공연장에서도 보기 힘든, 품격 높은 전통 성악.기악.무용을 한꺼번에 공짜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061-540-4042.
토요일 오전 미술품 경매
진도에 가면 빠뜨려선 안 되는 명소가 의신면 사천리 '운림산방(雲林山房)'이다. 조선 후기 소치 허유(1808~92)부터 4대째 화맥을 이어온 남종화(南宗畵)의 산실이다. 연못의 운치와 첨찰산 상록수림 풍광 또한 빼어나 산방 자체가 한 폭의 한국화다.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면 이곳에서 한국화.서예품 경매가 열린다. 입찰 작품은 남도예술은행이 지역 전업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미술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매입한 것들. 전남도 문화예술과 서선숙(29)씨는 "여러 작품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데다 감정가보다 30~50% 할인한 가격에서 경매를 시작하기 때문에 직접 구매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작가의 10~20호 크기 한국화를 20만~6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경매 작품들은 남도예술은행 인터넷 홈페이지(www.nartbank.co.kr)를 통해서도 미리 살펴보거나 구입할 수 있다. 전남도청 문화예술과, 061-286-5426.
토요일 오후 민속 여행
점심식사 뒤 진도읍내 향토문화회관에 가면 남도국악원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국악을 만날 수 있다. 농사나 장사, 집안 살림 등을 하면서 활동하는 진도군립 민속예술단원들이 꾸리는 '토요 민속여행' 행사다. 여느 공연장처럼 정숙을 강요하지도 않고, 점심 반주에 얼근히 취해 들어가도 큰 실례가 안 된다. 무대에서 소리꾼이 신명나게 놀 때는 객석에서도 너 나 없이 어깨들을 들썩거린다. 여기저기서 '얼씨구' '좋다'하고 추임새가 절로 튀어나온다. 무료 공연임에도 막판에는 관객 중 10여명을 추첨, 홍주.검정쌀.돌김을 비롯한 상품을 안겨준다. 061-540-3541.
진도의 맛
# 1 사랑방 식당 … 회무침 전문
진도읍 쌍정리 태평모텔 뒤편. 전남도가 지정한 남도음식 명가로 생선.어패류.회무침(사진(左)) 전문. 제철을 맞은 병어는 물론 갑오징어.간자미.바지락.우렁 회 무침 등을 판다. 갑오징어를 살짝 데쳐 향이 좋은 불미나리와 함께 무친 게 맛이 유별나다. 주인 김옥란(53)씨는 "모든 재료를 진도에서 나는 자연산만 쓴다"고 자랑한다. 어리굴젓.갈치속젓.게장.톳나물.파래냉채 등이 반찬으로 나온다. 주말과 휴일에는 예약해야 한다. 회 무침은 종류에 관계없이 한 접시에 2만5000원. 4인분이라고 하지만 2~3명이 먹기에 알맞다. 061-544-4117.
# 2 굴포식당 … 졸복탕 유명
임회면 굴포리 배중손 사당 옆. 마을 주막처럼 허름한 곳이지만, 졸복탕(사진(右))으로 유명한 곳. 완전히 커도 15㎝ 정도에 그치는 졸복을 된장 간에 고사리.부추를 넣고 끓여 내놓는다. 고춧가루와 대파로만 만든 양념을 풀어 먹는다. 일반 복탕과 달리 국물이 진하지만 맛은 시원하다. 고기가 씹히는 감도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다. 배추.파.부추.총각무 김치 같은 반찬도 맛이 개운하다. 마을 앞 바다에서 잡은 졸복만 쓴다고 한다. 주인 김옥진(62)씨는 "졸복이 안 잡혀 손님을 못 받을 때도 있으니 미리 전화한 뒤 오라"고 했다. 값 1인분 1만원. 061-543-3380.
전통문화 탐방 프로그램
남도국악원은 둘째·넷째 주 금요일 오후부터 1박2일 동안 전통문화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악원 공연 관람 뒤 토요일엔 사물놀이 등을 배우고 운림산방 미술품 경매와 향토문화회관의 토요 민속 여행을 구경한다. 숙박은 국악원 안 '사랑채'에서 한다. 침대에서 바다가 바라다 보인다. 2인실 5만7000원, 3인실 8만5000원, 4인실 10만4000원(식사 세 끼와 교육비 포함). 061-540-4042.
5월 주요 공연
▶ 국립 남도국악원(금요일 오후 7시)
11일=기악 합주, 가야금 병창, 승무, 사물놀이 판굿, 아쟁·거문고산조 병주, 성주풀이 춤 등
18일=다악(茶樂-Daak) 초청 공연(선차·다무·동다송·선무 등)
25일=기악 합주, 가야금 병창, 한량무, 태평무, 춘향가, 가야금 산조, 북놀이, 삼도 설장구 등
▶ 진도 향토문화회관(토요일 오후 2시)
12일=아쟁 산조, 남도 민요, 단막 창극-뺑파막, 판소리, 북놀이,강강술래, 진도아리랑 등
19일=설장구 놀이, 남도 민요, 단막 창극-나무꾼막, 판소리, 북춤·북놀이, 진도아리랑 등
26일=민요, 판소리, 살풀이, 북춤·북놀이, 강강술래, 진도아리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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