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세계일보 2007-05-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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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서해안의 작은 항구도시 베르겐과 올레순은 피오르드 여행의 관문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곳. 그러나 두 곳 모두 단순히 스쳐갈 게 아니라, 따로 시간을 내서 꼭 둘러볼 만하다. 도시가 크지 않으므로 반나절 정도면 노르웨이 특유의 풍광과 정취에 흠뻑 젖을 수 있다.
![](http://imgnews.naver.com/image/022/2007/05/11/mb0511-1-3502.jpg)
#피오르드 여행의 중심, 베르겐
베르겐은 인구 23만명인 노르웨이 제2의 도시로, 시내 뒤편이 험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바다 위에는 요트, 산자락에는 형형색색의 예쁜 집들이 가득 들어서 있다. 바닷가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전혀 없는 쾌적하고 조용한 도시로, 시내 전체가 잘 꾸며진 공원 같은 인상을 준다.
베르겐 여행 1번지는 단연 플뢰위엔산 전망대. 푸니쿨라(케이블로 끄는 산악열차의 일종)를 타고 해발 320m의 정상에 오르면 일망무제의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청정한 하늘과 짙푸른 바다, 그리고 하얀 물살을 가르며 유유히 흘러가는 유람선들. 이 전망대에 올라 본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이 경험했던 가장 멋진 경치 중 하나로 꼽을 것이다. 급한 경사를 오르내리는 푸니쿨라 안에서 내려다보는 베르겐 항구의 풍광도 일품이다. 밤에 올라와도 좋다. 베르겐 시내 야경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플뢰위엔산 전망대 뒤쪽의 숲길도 꼭 걸어보자. 아름드리 전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노르웨이의 요정 ‘트롤’이 어디선가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울울창창하다. 한 달간 휴가를 온 프랑스인 부부는 두 아이들과 함께 전나무에 매달린 그네를 타고, 나무의자에서 점심을 먹으며 너무도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어시장도 베르겐의 명물. 대서양과 북해에서 갓 잡아올린 연어, 대구, 새우, 가재들을 내놓는다. 어시장 한쪽에서는 기념품과 미술품, 간단한 생활용품, 꽃도 판다. 독일인 관광객이 연어를 살까 말까 망설이자, 주인은 부리나케 연어 두어 점을 썰어 손님에게 맛볼 것을 권한다. 우리네 시골장터와 별반 다를 것 없는 풍경이다. 어시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린다.
14∼15세기 한자동맹 당시 독일 상인들이 집단 거주했던 브리겐 거리에는 뾰족지붕을 한 수백년 전 목조 가옥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마치 장난감처럼 알록달록한 이 독일식 건물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건물은 뒷골목과 내부에 들어가 봐야 그 진면목을 느끼게 된다. 바닥은 기울어져 있고 계단과 창틀이 비뚤비뚤해, 수백년 전 유럽인들의 생활공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건물에는 베르겐 시민들이 즐겨 찾는 유명 레스토랑들이 들어 서 있다.
베르겐 시내 곳곳에는 숲과 화단이 꾸며져 있다. 수십m의 분수가 시원스럽게 물을 뿜어대는 마을 중앙의 호수에는 아이 주먹만 한 벚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다. 시내 곳곳에는 수많은 박물관·미술관이 있고, 독특한 형상의 목조건물인 스타브 교회도 눈길을 끈다.
‘솔베이그의 노래’로 유명한 노르웨이 국민음악가 그리그의 생가도 이곳에 있다. 그리그가 악상을 떠올리며 거닐던 산책로, 곡을 쓰던 작업실, 그의 묘지 등이 남아 있다. 수선화가 활짝 핀 절벽 아래로 피오르드 해안과 작은 섬들이 펼쳐져 절로 시흥(詩興)을 불러일으킨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인 베르겐 국립극장 앞에는 ‘인형의 집’을 지은 극작가 입센의 동상이 서 있다. 입센은 베르겐 출신은 아니지만, 베르겐 국립극장의 전속작가로 활동하며 명성을 얻었다. 국립극장 앞 정원에는 엄마와 아이들이 소풍을 나와 5월의 햇볕을 만끽하고 있다. 여행객의 마음도 한없이 넉넉하고 포근해진다.
#파스텔톤의 예쁜 항구도시, 올레순
게이랑에르 피오르드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올레순은 몇 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구 4만명의 작은 항구도시. 큰 섬 세 개를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됐다. 세 개의 섬이 다리와 해저 터널로 연결되어 있다.
선착장에 들어선 삼각지붕의 목조건물은 멀리서 보면 마치 푸른 바다 위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1904년 대화재 이후 아르누보 양식으로 다시 지어진 이 건물들 사이로 걸어보는 것만으로 이국적인 정취에 취하게 된다. 시내 동쪽의 아크술라 산 전망대에 오르면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산이 저 멀리 보이는 가운데, 한국 다도해를 연상시키는 수많이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빨간색, 흰색으로 외벽이 칠해진 구되야 섬의 알네스 등대는 동화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오를 수 있는 가파른 나무 계단을 타고 등대 꼭대기까지 올라가 볼 수 있다. 여행객들은 바닷가 등대 아래로 펼쳐진 멋진 풍광에 취해 좀처럼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이동시간에 쫓긴 안내인은 자꾸 재촉하게 된다.
≫ 여행정보
피오르드 여행은 대개 베르겐에서 시작된다. 한국에서 베르겐까지 직항은 없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의 주요 도시를 경유한다. 네덜란드(KLM)항공이 인천∼암스테르담∼베르겐을 운항한다. 인천∼암스테르담은 10시간, 암스테르담∼베르겐은 2시간 정도 걸린다. 5월부터 한낮에는 반팔 차림으로 다녀도 되지만, 아침·저녁에는 쌀쌀하므로 꼭 긴팔 점퍼를 준비해야 한다.
아직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않은 노르웨이의 화폐단위는 크론(kr). 1크론은 160원 정도. 노르웨이는 물가가 유난히 비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베르겐에서는 ‘베르겐 카드’를 구입하면 대중교통·푸니쿨라·박물관이 무료이며, 유명 식당에서도 할인혜택을 받는다. 베르겐 카드는 1일에 170크론. ‘트롤 피오르드’호에서 1박 2일 머무는 상품(www.hurtigruten.com)은 여름 성수기(5∼9월)에 1인실 21만원, 2인실 14만원선.
세 끼 식사가 뷔페식으로 제공된다. 베르겐∼구드방겐을 기차, 버스, 페리, 산악열차로 이동하며 피오르드를 즐기는 패키지 여행상품은 ‘노르웨이 인 어 넛셀’(www.fjordtours.com)이라고 불린다. 왕복 30만원. 노르웨이 여행 한글 정보는 스칸디나비아 관광청 홈페이지(www.stb-asia.com)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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