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육아】

‘왕성한 호기심’ VS ‘반짝이는 감수성’ 아들과 딸 맞춤 교육법

피나얀 2007. 6. 20. 20:55

 

출처-레이디경향 2007-06-20 11:42

 

“아이의 ‘왕성한 호기심’과 ‘반짝이는 감수성’을 살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취미를 갖게 해주는 것도 공부만큼 중요하지요”
 
자신을 일본 유일의 ‘교육환경 컨설턴트’라고 소개하는 베스트셀러 저자 마츠나가 노부후미는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를 위한 양육법은 근본부터 다르다”고 주장한다.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으로 호응을 불러왔던 그가 20년 현장에서 검증된 유용한 지침을 담은 「딸은 세상의 중심으로 키워라」를 내고 한국을 찾았다. 그가 직접 들려준 딸과 아들 다르게 잘 키우는 법.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는 다르게 키워야
 
마츠나가 노부후미씨(50)는 자타가 공인한 일본 최고의 교육설계사다. 게이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그는 공부법을 개발하는 데 탁월해 학창 시절부터 과외선생으로 활약해왔다. 그때 벌어들인 수입이 샐러리맨 초임의 2배에 달했다고 한다. 그렇게 25년간 교육현장에서 아이들과 부대끼다 보니 자연히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공부법을 터득했고 수백 명의 학생을 일본 최고 명문대학에 진학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다 알게 된 것은 남학생을 지도할 때와 여학생을 지도할 때 효과적인 방법이 확연히 달랐다는 것이다. “남학생들을 지도해보니 어렸을 때 충분히 놀아본 아이일수록 공부도 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딸의 경우는 차근차근 성실히 배워나가는 아이들이 성취가 뛰어났고요. 이런 점을 잘 살려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방법에 대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 마츠나가씨의 대표작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과 「딸은 세상에 중심으로 키워라」는 일본에서 각각 14만 부, 6만 부가 팔리는 등 엄청난 공감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상반기에만 5만7천 부가 팔린 「작은 소리로…」에 이어 「딸은 세상에…」 또한 펴내기가 무섭게 2쇄를 찍었다.
 
그러나 제아무리 검증된 교육법이라 해도 맹목적으로 따라 하거나 예외없이 적용해서는 곤란하다. 성별의 특성 못지않게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을 살려야만 좋은 아이로 길러낼 수 있는 것. 성별의 차이란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마츠나가씨도 머리말에서 “한 가지 의견이 모든 상황에 들어맞는 것은 아니니 현장에서는 이렇게 하는구나, 참고만 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마츠나가씨가 말하는 성장기 남녀의 가장 큰 차이는 ‘왕성한 호기심’과 ‘반짝이는 감수성’이다. 이를 살리기 위해서 남자 아이의 경우는 활발히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여자 아이에게는 차분히 공부하고 또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들은 열세 살 이전의 몸으로 부대끼며 놀았던 경험이 학습능력으로 이어지지만, 여자 아이는 한 번 길들여진 습관을 좀처럼 바꾸지 못한다”는 것.
 
그러므로 여자 아이는 어릴 적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더 절실하다는 것이다. 여자 아이에게는 차곡차곡 공부하는 습관이 중요하고 선행학습이 보다 유리하다. ‘딸의 인생엔 역전홈런이 없다’는 그의 주장은 책에 나오는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된다.
 
딸은 엄마의 꿈을 이루는 도구가 아니다
 
엄마들이 딸을 양육할 때 더 조심해야 할 것은 “대부분의 엄마들이 딸은 자신보다 더 나은 사회적 지위와 성공을 얻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마츠나가씨에 따르면, 엄마의 이런 욕심은 딸의 인생을 인정하지 않는 매우 위험한 모녀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딸은 세상의 중심으로 키워라」는 이런 모녀관계의 특성을 고려하여 ‘딸 키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마츠나가씨는 가까이 있는 것을 관찰하고 습관에 길들여지며 ‘감수성’을 타고난 여자 아이의 본성을 이용해 교육시키면 인성뿐 아니라 학습면에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내아이는 밖으로 뛰어나가 많은 것을 발견하고 관찰하고 체험하지만, 여자 아이는 집 안에서 많은 것을 발견하고 관찰하고 체험한다. 조용히 인형을 늘어놓고 뭔가에 열중하거나 엄마가 하는 일을 물끄러미 바라보거나, 집안일 흉내를 내는 동안 자기 나름의 아기자기한 관찰력이 길러져, 마침내 학습능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마츠나가씨의 주장이다. 때문에 딸은 아들보다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딸에게 엄마의 ‘잔소리’는 어릴 적 습관을 결정짓는 중요한 자극이 된다. 감성이 풍부한 딸은 직감적으로 엄마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눈치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버려두는 것보다 잘못된 행동을 하나하나 꼬집어주고, 다소 엄격하게 해야 할 일을 지시하고 이끌어주는 ‘건강한 잔소리’가 필요하다. 마츠나가씨는 딸에게 하나하나 간섭하고 잔소리를 하라고 충고한다.
 
귀한 딸일수록 엄격하게 키우라는 것. 그렇다면 본인의 자녀들은 어떻게 키웠을까. 마츠나가씨는 슬하에 1남과 1녀를 두고 있다. 딸은 열일곱 살, 아들은 열두 살로 모두 10대. 사춘기이다 보니 아무래도 부모의 뜻대로 되지는 않을 터다. 그는 “부모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자신이 교육 전문가이지만 잔소리 듣기 싫어하는 아이들 때문에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외부인이 조언해주는 방법을 쓴다”고 한다.
 
그래도 자식 자랑에 미소짓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인가 보다. “교육의 효과인 듯합니다. 딸은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배우고 싶어 하는 걸 다 가르쳤어요. 덕분에 피아노도 잘 치고 요리나 과자 만드는 것도 좋아합니다. 다재다능해서 학교 축제 때 연극 극본을 쓰고 연출까지 하더라고요. 아들은 이제 막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학원에는 보내지 않습니다.
 
운동을 좋아해서 체조, 수영, 테니스, 럭비, 합기도, 농구 등을 모두 하고 있어요. 글을 쓰도록 해보면 재밌는 작문을 하곤 합니다. 가능성이 보이죠.” 둘 다 학과 공부보다는 취미나 다른 활동에 열심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책도 많이 읽게 해 작문 실력을 키울 계획이라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 취미는 필수, 성적은 선택
 
마츠나가씨가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 자신이 아이들 성적을 올리고 대학에 진학시키는 일을 하지만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이다. 그의 말마따나 은퇴 이후의 삶이 길어진 고령화시대를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평생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버트런드 러셀이 「행복론」에서 말했듯 취미를 가진 사람이 행복합니다.
 
어렸을 때에 취미를 다지는 것이 중요한 이유죠. 대학에 들어가기 이전까지는 관심을 잘 살리고, 대학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계속해서 배워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또 성적만 고려되는 현재의 입시제도 또한 아이들에게는 큰 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일본 또한 입시경쟁이 심각하다. 입시산업이 발전하면서 사교육 시장 또한 경제활동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입시경쟁으로 인해 생겨나는 불안감을 악용해 돈을 벌겠다는 속셈”이라며 일침을 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왜곡된 입시로 인해 현재의 입시체계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실력은 학문세계에서 통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제 모교인 게이오 대학은 학생의 절반을 면접이나 논술로 뽑는데, 일반전형으로 뽑은 학생보다 월등히 실력이 뛰어나요. 때문에 다른 사립대에서도 논술로 입시전형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른 예로는 도쿄대학이 일본에서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이라고 하지요. 그런데도 소통 능력이 떨어지거나 창의성이 없는 경우가 많지요. 공부만 하다 보니 이성 교제조차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많지요.” 한국이나 일본이나 교육제도의 갈 길이 멀다. 마츠나가씨가 생각하는 입시교육의 이상향은 바로 프랑스다. 교육비를 내지 않고 추첨제도를 통해 만인에게 교육 기회를 주는 시스템이 본받을 만하다고.
 
그의 말마따나 ‘성적이 아니라 관심으로 진학하는’ 날이 온다면 아이들도 부모도 행복해질 것 같다. 그는 현장에서 부모들을 만나 상담하다 보면 엄마들의 고통이 크다는 걸 절감하게 된다고 한다. 어떻게 가르칠까도 고민인데 남편들이 교육에 관해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 마츠나가씨는 “모든 걸 아내에게 맡기려 하면 곤란하다”고 소리를 높인다.
 
해결책은 당연하게 들리지만 ‘부부 간의 대화’다. “부부가 소통하면 자녀와 대화하는 것도 수월해지죠. 따라서 자연히 공부도 잘하게 됩니다.” 이런 통찰은 오랜 현장경험에서 오는 깨달음이다. 마츠나가씨의 조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