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장마철 입맛 살리는 콩부침

피나얀 2007. 6. 29. 20:35

 

출처-2007년 6월 29일(금) 8:01 [연합뉴스]

 

정말 반갑지 않은 장마가 와있다네요.

장마가 찾아오면 습하고 우울하기까지 해요. 하지만 이 장마가 지나면 냉큼 무더위란 놈이 또 쳐들어 오겠죠.

숨이 턱에 닿는 무더위에 모두들 입맛은 잃게 되고 몸은 더욱 더 지치죠.

정말 점잖은 사람도 체면 차리기가 어렵게 되죠. 여름은 마땅히 더운 것이련만 몇날 며칠 쉬지 않고 이렇게 비가 내리는 장마철엔 우리 나라사람들은 부침개를 지져 먹으며 지루한 장마철을 이겨 내곤 했죠.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면 장보러 가기도 집안일 하기도 귀찮잖아요. 점심 밥상을 차리는 대신 냉장고에 방치해 둔 호박, 파, 양파, 당근, 고추 등 채소를 송송 썰고 냉장실에 있던 오징어 다리도 다져넣어 부침개를 만들어 먹죠.

간단하게 해먹기엔 부추전 만한게 있나요.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메뉴죠. 강판에 쓱쓱갈아 부치는 감자전, 친정엄마식 장떡도 소개하지 않으면 서운한 그런 메뉴들이죠. 갑자기 들이닥친 남편 친구들에게는 해물파전이 제격이고요.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메뉴는 우리 시아버님이 가장 좋아하셨던 녹두전입니다.

며느리가 만든 음식은 무엇이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아버님께서 특히나 좋아하시던 음식이죠. 황해도가 고향이신 아버님은 빈대떡을 대하시면 고향에 계신 할머님을 무척이나 그리워 하셨어요.

눈가에 눈물이 그득하게 고이신 아버님은 이내 "에미야 부침개의 맛을 살리는 것은 역시 곁들이는 양념장 맛이야"라며 웃곤 하셨어요.

전 늘 초간장 양념장을 곁들여 드렸는데 이 때 간장과 식초의 비율은 2대2, 여기에 물을 1의 비율로 더하구요, 곱게 다진 잣가루나 파를 얹고 겨자 살짝 풀고 레몬즙 살짝 뿌려 넣지요.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땐 열무 물김치나 금방 무친 겉절이를 같이 드세요. 마무리는 차가운 오미자 차 한잔으로!

비가 주룩주룩 하늘이 뚫린 듯 쉴 새 없이 내리던 어느 여름날 아버님과 함께 했던 녹두 빈대떡과 동동주 한잔. 그해 여름의 장마는 그런대로 견딜만 했죠. 아니 지금도 그 장마를 그리워 한답니다.

▲콩부침

재료:
 
불린콩 1.5컵, 물 1컵, 돼지고기 60g, 숙주 100g, 삶은배추 150g, 다진마늘 1작은술, 소금 1/2작은술, 밀가루 6큰술

만들기:

1. 불린 콩 1.5컵과 물 1컵을 믹서에 곱게 간다.

2. 숙주는 살짝 데쳐 물기를 꼭 짠다.

3. 돼지고기는 송송 썰고 삶은 배추도 물기를 꼭 짠다.

4. 1,2,3을 섞고 분량의 다진 마늘, 소금, 밀가루를 넣어 반죽한다.

5. 잘 달구어진 팬에 한 숟가락씩 놓아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지져 접시에 담아낸다.

날이 더우면 왜 그리 텁텁한지, 맥 빠지게 더우니 잘 먹고 기운을 더 써야 하건만 통 입맛이 없잖아요. 이렇듯 입맛을 잃은 더운 장마철에는 국수가 좋지요.

후루룩 후루룩 넘어가 한 그릇 뚝딱 비울수 있잖아요. 게다가 시원하게 냉면이라도 한 그릇 먹고 나면 등줄기가 서늘해지면서 더위를 잊게 되죠.

시큼하게 익은 열무김치 얹어 말아먹는 열무냉면, 뽀얀 콩국물에 콩가루 넣어 밀대로 밀어 썰어만든 국수 넣고 얼음 동동 띄워 소금간해 먹는 콩국물의 구수한 맛은 또한 더위를 단숨에 잊게하지요.

또한 콩국수보다 격이 높은 잣국수도 입맛 돌게 하지요. 잣국수는 첫 맛은 콩국수 보다 고소하고 깨끗하지만 호로록하고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 잣의 그 고소하고 묘한 향기가 은은하게 감돌기까지 하지요.

▲녹차면 콩국수

재료:
 
녹차면 또는 백년초면, 콩국(흰콩 1컵, 흰 깨 볶은 것 2큰술, 잣 1큰술, 물 6컵, 소금 1큰술), 장식(오이약간, 수박 100g)

만들기:

1. 흰콩을 물에 담가 하룻밤을 물려 건진다. 물을 끓이다가 콩을 넣어 무르게 삶아 냉수에 헹군 다음 손으로 비벼서 껍질을 말끔히 벗기고 건진다.

2. 믹서에 콩과 볶은 깨를 분량의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곱게 갈아 고운 체에 거른 다음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차게 식힌다.

3. 오이는 다듬은 후 하트 모양 틀로 찍고 수박도 같은 모양으로 만든다.

4. 끓는 물에 녹차 국수 또는 백년초 국수를 넣고 삶아서 건진 다음 찬물에 헹궈 사리를 만든다

5. 국수그릇에 사리를 담고 준비한 오이, 수박을 얹은 다음 찬 콩국을 부어 상에 낸다

*소금간은 먹기직전에 해야 하는데 미리 간을 하면 국물이 삭아 아래 윗물이 생긴다.

사람은 참 변덕스럽죠? 집에 들어와야 비로소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또 나가고 싶어 안달들을 하죠. 이 장마가 걷히면 아마 뙤약볕이 내리쬐겠죠? 역시 제 예상이 맞았죠. 변덕쟁이 아들 녀석은 어휴 차라리 비오는게 낫다고 하네요.

이런 날엔 얼른 장바구니 챙겨들고 장에 갑니다. 고운색을 가진 예쁜 채소들로만 바구니를 가득채워와 얼른 음식을 만들어 보지요. 알록달록한 재료가 주는 색의 유혹에 입맛은 당기고 좋아하는 재료를 골라먹는 재미가 있어 손님 초대에도 손색이 없답니다

▲중국식 야채냉면

재료:
 
단호박 30g, 샐러리 30g, 비트 또는 래디시 30g, 오이 20g, 당근 20g, 크레송 20g, 파 5cm, 방울토마토 조금, 생면 2봉, 소스(곱게 간 깨 4큰술, 홍차 2큰술, 간장 2큰술, 식초 5큰술, 설탕 4큰술, 머스터드 4큰술, 레몬즙 1작은술, 생강즙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참기름 (면을 버무리는데 사용) 1큰술.

만들기:

1. 소스 재료를 순서대로 섞어 냉장고에서 식혀 둔다.

2. 호박, 샐러리, 비트, 오이, 당근, 파는 각각 채 썰어 물에 헹구어 물기를 잘 빼둔다. 방울토마토는 반 갈라 썰어 준다.

3. 면은 넉넉한 물에 삶아 흐르는 물에 주물러 씻고 체에 얹은 채로 얼음물에 담갔다가 건져 짜둔다. 면이 서로 붙지 않도록 참기름을 버무려둔다.

4. 면의 물기를 빼 접시에 담고 2의 야채와 크레송을 곁들인 후 먹기 직전에 소스를 붓는다.

*소스에 사용하는 홍차는 미지근한 물에서 우려내야 쓴맛이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