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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서재가 이런 곳에 숨어있었네

피나얀 2007. 7. 10. 21:25

 

출처-위클리조선 | 기사입력 2007-07-10 14:37

 

▲ 벽체 대신 책꽂이를 활용해 한층 시원한 느낌을 주는 거실서재. (photo 대림산업)

서재(書齋)의 부활이 눈부시다. 적절한 조명과 환기의 편의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뒷방으로 내몰렸던 음습한 공간이 주거의 중심으로 나섰다. 거실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전진 배치돼 가족은 물론 방문객까지 배려한 오픈 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것이다. 책을 즐기며 대화를 나누고 문화를 향유하는 이상적인 집의 형상이 바로 이곳, 서재에서 시작되고 있다.


아파트나 주택을 고르고 설계하는 데 ‘방의 개수’에 대한 집착은 한결 덜해진 느낌이다. 가족 간의 평등을 지향하는, 심하게 말하면 자식을 ‘받들고’ 사는 오늘, 안방·사랑방 같은 가부장적인 방의 서열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삶의 질, 웰빙 추구와 맞물려 ‘우리 가족이 함께 하는 행복한 집’을 지향하는 시대. 거실에서 다이닝 룸, 주방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L-D-K 평면은 가족을 한데 모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있다면? 바로 서재다.


거실을 서재로 바꾸자. 가족 간의 대화를 단절시켜온 애물단지 TV를 치우고 그 자리에 책장을 들이자. 거실 가운데에는 온 가족이 둘러앉을 수 있는 탁자를 놓자. 이름하여 ‘독서 토론 탁자’. 아이들 교육 차원, 여가 활용 차원에서 효과적이란 사실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인 여러 가정이 경험으로 확인하고 있다. 가족의 화목은 저절로 찾아온다.


▲ 바닥부터 천장에 이르는 키 큰 책꽂이의 하단을 서랍형으로 만들면 문구류를 수납하는 데 편리하다. 책장 가운데에 돌출형 상판을 하나 짜 넣고 의자를 가져다 두면 책상까지 겸비한 홈오피스로 완성. (illust 김여정) / 컴퓨터 사용이 많은 20~30대에 어울리는 서재 인테리어. (photo 리바트)

‘서재 혁명’은 단순히 책장을 들이는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아파트 평면 구성에 거실 서재의 개념이 도입되기도 한다. 대림산업은 거실과 서재로 쓰일 옆방 사이에 책꽂이를 설치하는 가변형 벽체를 내놓았다. 시야를 답답하게 가리는 벽체 대신 책꽂이로 보이드(void) 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거실이 한층 넓어 보이고, 거실과 서재가 하나로 묶여 통합된 느낌도 낸다. 다른 평면 구성도 있다. 거실의 3개 면에 소파나 의자를 배치하고 벽면과 창, 테이블 곳곳에 책을 꽂을 공간을 적절하게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판교 신도시에 짓는 아파트에 새로운 평면을 시험 적용해 호평을 받았다.


 

현대산업개발의 ‘라이브러리 하우스(Library House)’는 아파트의 전면에 거실을 시원하게 배치하고 주방과 거실 사이를 트자는 컨셉트다. 여기서는 식탁이 독서공간으로 활용된다. 40평 아파트에서도 폭이 10m가 넘는 대형 가족 문화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쪽 벽 전체를 빌트인(built-in) 서가로 구성할 수 있고, 가족 취향에 따라서는 피아노나 예술 장식품을 배치할 수도 있다.


 

주방에 서재를 만들면 어떨까. 거실 쪽으로 향하는 아일랜드 작업대(싱크대와 연결시킨 요리대)를 설치하면 쓸모가 많다. 아이가 공부를 하고 부부가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 된다. 주부가 저녁식사를 준비하면서 옆에서 공부하는 아이를 지켜볼 수도 있다. 주방을 리모델링할 때 전원을 끌어오고 인터넷 케이블을 연장하면 컴퓨터 책상으로도 유용하다. 아일랜드 작업대 아랫부분에 장을 짜서 넣거나, 냉장고 코너에 선반을 달아보자. 자주 보는 요리책이나 잡지, 소설책 또는 아이들의 동화책을 꽂아 두면 작은 서재가 따로 없다.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에는 식탁 옆 벽면에 붙박이로 된 그릇 수납장이 설치된 경우가 많다. 그릇 대신 책을, 혹은 그릇과 책을 칸을 나눠서 나란히 수납해도 상관 없다. 패턴이 들어가거나 컬러가 화려한 패브릭 또는 벽지로 마감한 문짝을 달아 공간을 가려주는 것이 포인트. 벽 안에 감춰진 서재라는 남다른 컨셉트를 자랑하고 싶을 것이다. 주방 뒷베란다의 바닥을 돋우고 서재 겸 작업실로 꾸미는 것은 어떨까. 습기가 많은 공간이기 때문에 단열재를 보강하는 것은 필수. 접이식 책상과 의자를 설치하면 좁은 공간을 한층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 화사하고 따뜻한 색감을 사용한 공부방. / 월넛 색상은 중후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우리집만의 개성적인 서재를 갖고 싶은데 집이 좁아서….” 사실 서재를 만들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현실적으로 서재를 꾸밀 공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맞춤형 책장으로 집안의 자투리 공간을 알뜰하게 활용해 ‘틈새 서재’를 만들어보자. 인터넷 라이브 홈쇼핑 바이라이브(www.buylive.co.kr)에서 출시한 신개념 가구 ‘소프(SOF·Self design Optimized Furniture)’는 100㎏의 무게를 견디는 사각형 모양의 기본 모듈(가로·세로 각각 36cm)로 ‘맞춤형 책장’을 구성하는 데 그만이다. 색상은 월넛과 체리 두 가지. 원색과 파스텔톤 등 과감한 컬러의 짜맞춤 책장은 퍼니그램(www.furnigram.com) 전문이다. 수납한 책들이 산만해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한 여닫이 문이나 슬라이딩 방식의 문을 함께 만들어준다. 내가 직접 조립하는 선반형 책장도 인기가 높다. 오소몰(www.osomall.co.kr)이 내놓은 지그재그 모양의 퍼즐 북 케이스나 책상이 딸린 리닝 데스크 세트라면 만족스럽지 않을까.


서재라고 해도 누가 사용하는지에 따라 인테리어 요소는 달리해야 한다. 가족 전체가 공유하는 서재가 아니라 방 하나를 별도의 서재로 꾸며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누가 쓸 것인지, 연령층이나 용도에 따라 인테리어 포인트를 설정한다. 부부, 특히 남편을 위한 서재는 책장 디자인에 볼륨감을 줘서 더 견고해 보이도록 하거나 문을 달아 수납 효율을 높인다. 일부는 장식장의 기능을 겸하도록 소품 디스플레이에 신경을 쓴다. 책상은 무늬목 소재로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컬러는 월넛이 무난하다. 모던 트렌드를 추구한다면 기품있는 블랙 가구를 추천한다. 리바트 홈오피스 가구 디자이너 박현진씨는 “짙은 컬러의 가구는 서재에 안정감을 주고 고급스러움을 더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를 위한 서재는 선반을 자유롭게 이동시켜 변화를 주는 브랜드 가구를 들여놓는 등 재미를 주는 것이 포인트다. 선반은 최대한 얇게 해서 라인만 보이게 한다거나, 문토(muunto)사의 슬랫트월(Slatwall) 시스템처럼 레일형 선반과 위치 변경이 자유로운 서랍장을 결합시킨 디자인, 달팽이 모양으로 둥글게 말아올린 선반, 화이트나 내추럴 원목을 벗어난 컬러풀한 서재 가구가 다양하게 선보여 선택의 폭이 넓다. 붙박이 책장을 짜 넣은 뒤 유리 칠판이나 화이트 보드가 달린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학습용 연습장이나 가족의 메시지 보드로 활용해 보자. 책상의 크기는 양극을 달린다. 벽걸이 모니터를 사용한다면 책상의 폭을 최소화해 베란다를 없앤 확장형 거실이나 침실의 자투리 공간에도 간이 서재를 만들 수 있다. 가족이 모여 함께 책을 읽거나 부모나 방문 교사의 학습 지도를 편리하게 하려면 벽에 꼭 붙인 책상 대신 널따란 독서대를 방 가운데 둔다. ▒



서재를 꾸밀 때 주의할 점


벽지는 안정감을 주고 집중력을 높이는 컬러로 한다. 원색이나 강한 색의 대비보다는 같은 색 계열이지만 명도가 다른 색을 아이템으로 하는 ‘톤 온 톤 매치(tone on tone match)’가 바람직하다. 정신적 피로를 덜어주는 차가운 색 계통이 좋다. 은은한 블루나 그린이면 최선. 가구는 여러 가지 컬러를 섞지 말고 한두 개의 색상으로 통일한다.


서재 가구의 기본 아이템은 책상과 의자, 책장이다. 책상과 의자는 장시간 사용해도 피로함을 느끼지 않아야 하며 책장은 장서량에 맞춘 크기로 실용성과 장식성이 중요시된다. 선반은 이동이 자유로워 책의 크기에 따라 정리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잠시 동안의 휴식, 명상을 위한 안락의자가 함께 있으면 금상첨화다.


가구 배치는 책상을 기준으로 한다. 책상은 구석에 두지 말고 채광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곳에 두어야 한다. 직사광선을 조절할 수 있도록 블라인드를 다는 것이 일반적. 창문과 직각으로 책상을 배치할 경우 창 오른쪽으로 두어 책상면에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


서재는 집중을 필요로 하는 공간인 만큼 조명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무실처럼 높은 조도보다는 거실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게 조도(400룩스)를 맞추고 보조 스탠드를 책상 위에 올려 부분 조명으로 밝기를 조절한다. 형광등보다 온화한 백색 전구를 끼운 스탠드를 쓰는 것이 피로감을 줄인다.


흡음재이면서 더욱 부드러운 분위기를 형성해 주는 카펫이 서재에는 잘 어울린다. 시공이 간편하고 경제적인 비닐계 시트도 OK. 이 경우는 책상이 있는 부분에만 러그를 깔아준다. 벽과 천장까지 직물의 느낌을 더해서 마감하면 서재의 분위기가 한층 편안해진다.